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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20] Niagara, 나이아가라~~-미국 동부여행기 ⑤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12.11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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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에 온지 5일째, 드디어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Niagara Falls city(市의 이름이 또 나이아가라 폭포다.^^)로 향했다. 서부로 돌아와 나이아가라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나이를 보내고 왔냐고 물어보셨다. 무슨 말인가 하고 어리둥절해 있으니, 나이아가라는 '나이야, 가라~'라고...^^~

워싱턴 DC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는 장장 484마일, 772킬로미터로 7시간 32분이 걸리는 걸로 나온다. 이건 단 1초의 휴식도 허용되지 않는, 순수하게 거리 대비 시간을 계산한 개념이다. Google map에서 미국 전체 지도를 보면 DC에서 나이아가라는 동북부에서 쪼끔 움직이는 것인데도 그렇게 오래 걸리니 미국 땅이 넓긴 엄청 넓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같은 시간대인데 한 나라 안에서 시차가 3시간이나 나니 말 다했다. 우리 애들이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작은 한반도 안에 시야가 갇히지 않고,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알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침부터 하루 종일 렌트카를 타고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가다가 고지대 구간 도로를 지나는데 네비게이션도 힘들었던지 정신을 못 차려 잠시 길을 헤맨 것 빼고, 잠시 길을 헤매다가 지났던 어느 시골길 도로상에 있던 이름 모를 피자집(원래 그 앞에 있던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Subway를 발견하고 반가워 들어가려했는데 문을 닫은지 오래된 상태여서 가게 되었다. 그만큼 장사가 안 되는 시골^^;)에서 점심으로 그야말로 대형피자를 먹은 것 빼고, 화장실에 가야 해서 주유소에서, 어느 가게에서 잠시 쉰 것 빼고는 정말 차 안에만 있었다. 애엄마가 고속도로는 아직 운전을 못하여 내내 나 혼자서...^^;;


아침 9시반쯤에 처제네 집에서 출발하였는데 나이아가라 폭포시(市^^)에 도착하니 밤 7시가 좀 안 되었다. 어림잡아 9시간 좀 더 걸린 셈! 오면서 2시간도 안 쉬었으니 하루 종일 운전하느라 고생했다(토닥토닥^^~). 우리 가족의 여행은 늘 그렇듯 구체적인 일정이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숙소를 잡지 못하고 왔는데 Niagara Falls Blvd(나이아가라 폭포 대로 - 나이아가라 너무 울궈 먹는다^^;)에 오니 양쪽 도로변에 여관(Inn)들이 즐비하다. 바로 눈에 띄인 Holidays Inn에 갔더니 하룻밤에 124$이라 허름한 여관을 찾아갔더니 딱 반값이다.^^ 거기에 간단한 아침식사까지 제공된다니 금상첨화다.

우린 여관방에서 준비해온 햇반과 반찬으로 저녁을 먹고는 그냥 자기는 뭐해서 나이아가라폭포의 야경을 보려고 폭포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폭포는 바로 옆이 아니라 30분 가까이 차를 타고 가서야 나왔다. 폭포 공원에 도착했는데도 관광객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카지노와 호텔들만 불을 밝히고 있다. 우린 스페니쉬(남미 출신을 미국에서 그렇게 부른다.) 관광객에게 길을 물어 폭포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9시간을 걸려 달려올 만큼의 광경이 전혀 아니다. 사진에서 보던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도 아니었다. 그냥 쪼끔 큰 폭포였다.^^; 얘들 엄마는 바로 캐나다 쪽으로 넘어가보자고 했지만 늦은 밤에 돌아올 길이 멀어져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하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우린 서둘러 채비를 하고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Rainbow Bridge(무지개 다리^^~)를 사이에 두고 저쪽 편은 캐나다, 이쪽은 미국이다. 그 다리에서 캐나다 폭포 쪽의 무지개를 볼 수 있다고(물론 운이 좋아야^^;) 해서 다리 이름을 무지개 다리라고 지었다고 한다. 수많은 신혼부부들이 건너서 Honeymoon Lane이라고도 불린다는 무지개 다리 입구에 가니 미국 국경을 넘을 때에는 다리를 건너는 요금만 내면 되었다. 캐나다 쪽 국경에서도 여권과 DS 2019 서류만 확인하고 바로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면 만사 OK이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폭포횟집'이라고 한글로 써 있는 큰 간판이 우릴 반가이 맞이한다. 이렇게 하여 발도장 찍은 나라 수가 한 나라 더 늘었다.~~


비가 내려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캐나다 쪽 폭포는 정말 장관이었다. 둥근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말발굽을 닮았다고 하여 Horse shoe fall이라고도 불린다고... 우리가 사진으로 보던 나이아가라 폭포도 바로 캐나다 쪽 폭포였다. 미국 폭포는 너비가 너비 320m인데 비해, 캐나다 폭포는 너비가 675m로 2배가 넘고 수량도 6배나 많다고 하니 그 차이를 알 수 있으리라. 전날 밤에 미국 폭포만 보고는 이걸 보려고 9시간을 달려왔나 싶었는데 캐나다 폭포를 보니 역시 잘 왔다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 가족들과 같이 오지만 않았으면 마냥 폭포를 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위대함을 계속 느끼고 싶었다.

비가 내려 시야가 그리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그날 보스턴으로의 긴 여정이 남아있어서 우린 폭포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고 바로 무지개 다리를 다시 건너 미국 국경으로 들어왔다. 서류가 갖춰진(Documented라고 한다) 우리는 아무 문제 없이 미국 국경을 다시 넘을 수 있었는데, 서류가 갖춰지지 못한 소위 불법체류자(Undocumented)는 미국 국경을 벗어날 때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한번 나오면 다시 들어갈 수가 없다.^^;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있던 한국 분들이 미국 남부를 차로 여행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 미국 국경을 벗어나 멕시코 땅으로 갔다가 다시 못 들어오게 되었다고^^;

자본과 자연은 마음대로 국경을 넘나들 수 있지만 정작 사람은, 정확히는 재산이 없어 서류를 갖출 수 없는 사람은 마음대로 국경을 넘나들 수 없다. 불과 200년, 아니 10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국경의 개념, 국가의 개념이 희박하여 이동이 자유로웠는데 문명이 훨씬 발달한 오늘날에는 국가 간의 이동에 너무 많은 제한이 따른다. 문명의 발전은 분명 우리네 세상을 더 인간다운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일 텐데 갈수록 우리의 자유를 옥죄는 제한들이 늘어가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경이 철폐된 유토피아를 꿈꾸며 차를 보스턴 쪽으로 돌렸다. 보스턴 가는 길에 무지개 다리에서는 보지 못했던 무지개가 환하게 웃으며 우릴 반겼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21] 보스턴 그리고 하버드-미국 동부여행기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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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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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3 14:18
    저도 보스턴에서 10시간 대형버스를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갔던 기억이 나네요, 입덧이 심했을때 먹을 것이라고는 휴게소의 '맥도널드' 밖에 없었던 그때가... 그래도 폭포는 너무 멋있었죠. 보스턴 편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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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5 10:05
      바로 들어왔구나^^~ 보스턴에 있던 사진 봤는데 잼나게 잘 지냈더만~~ 즐거운 연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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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6 13:04 신고
    잘 봤습니다. 날씨가 안좋았다니 아쉽네요. 제 나이아가라 소개글 트랙백 걸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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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8 11:57
    나이아그라도 몇 번 갔었는데 갈때마다 감탄 ㅋㅋ 지금 엄청 추울텐데 고생하셨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