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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19] 워싱턴 DC에서의 즐겁고, 아픈 추억-미국동부여행기④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12.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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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에 온지 셋째날과 넷째날에는 워싱턴 DC 관광을 하였다. 셋째날은 마침 일요일이라 차를 아무 데(물론 주차금지 구역은 빼고^^;)나 세워놓고 시내를 둘러볼 수 있었다. 우리는 포토맥 강변에 차를 주차해놓고,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emorial Monument - 연필처럼 뾰족하다고 연필탑이라고 부른댄다)과 백악관(White House),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과 2차대전 참전기념공원(World War Ⅱ Memorial Park), 국회의사당(Capitol Hill)을 둘러보았다. 건축물마다 드러나는 예술미와 그 웅장함에 우리는 연신 사진기를 눌러댔다.


오늘날의 워싱턴 DC(District of Columbia - 콜롬비아 특별행정구역)는 200년 전에 이미 틀을 갖추었다고 한다. L' Enfant(랑팡)이라는 프랑스 건축가가 도시 전체를 설계하였는데 당시 가장 큰 필라델피아의 인구가 2만8천여명이었음에도 인구 5억명의 수도이자 80만명 규모의 도시로 설계를 하였다고 하니 그 배포와 선견지명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초대 대통령이었던 죠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이름을 따서 수도의 이름을 워싱턴으로 정하고, 그를 기념하는 워싱턴 기념탑을 중심으로 하여 백악관과 국회의사당․링컨 기념관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1달러 짜리에 그의 얼굴을 새겨넣고 있으니 미국이 워싱턴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듯하다.


넷째날인 월요일에는 그 유명한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1846년 영국 과학자 제임스 스미슨이 '지식의 추구와 확산'을 위해 미국에 기증한 기금으로 설립되어 18곳의 박물관 및 미술관 단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1억3천6백5십만점의 어마어마한 양의 유물과 그림․표본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지식의 추구와 확산'이라는 설립자의 취지에 따라 스미소니언 박물관(및 미술관)에서는 입장료를 전혀 받지 않는다.


거기까지 무지하게 좋았는데 안타깝게도 월요일은 휴일이 아니어서 아무 데나 차를 세워두면 안 되었다. 2006년 가을에 공감 사무실 동료들과 미국의 공익법 단체 탐방차 워싱턴 DC에 들렀을 때 제퍼슨 기념관 근처에서 차를 지정된 구역에 주차하지 않았다고 하여 100$이나 되는 주차위반 딱지를 떼인 적이 있었다. 억울했던 것은 차 안에 사람이 있으면 주차위반 딱지를 안 받을 수 있었고, 그때 차안에 2명이나 있었는데 차 뒤켠에서 거의 누운 자세로 있어서 경찰들이 미처 보지 못했던 것. 경찰들이 딱지를 떼는 것을 보고 뒤늦게 뛰쳐나와 우리는 차 뒤칸에 있었다고 사정을 해보았지만 이미 딱지를 발부한 이후에는 물릴 수가 없다고 자기네들도 난처해했다. 그때 같이 갔던 일행들과 난 무지 우울해하다가 생각할수록 열이 받아 벌금을 내지 말고 앞으로 미국에 오지 말까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였지만 언젠가는 올 날이 있을 거라고 아깝지만 내자고 하여 한국에 돌아와 벌금을 낸 적이 있다. 그때 벌금을 내서 난 무사히 미국에 다시 입국할 수 있었다.^^;


워싱턴 DC에서 주차위반으로 데인 전력이 있어서 나는 다시 주차로 맘고생하지 않으려는 생각에 공영주차장을 찾으려고 DC 시내를 한참을 헤매다녔다. 그러나 1시간 가까이 헤매도 들어갈 수 있는 공영주차장을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은 3시간 짜리 길가 주차(street parking)을 하였다. 오후 1시에 차를 댔으니 우리가 주차가 가능한 시간은 오후 4시까지였다. 난 혼자 생각에 4시 이후로는 근무시간이 끝나니 차를 계속 대도 괜찮겠다 싶어서 박물관을 맘껏 구경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에 마음이 놓였다.


차를 워싱턴 기념탑 옆 도로에 댄 탓에 거기서 가장 가까운 미국역사박물관에 들어갔다. 200년이 좀 넘은 짧은 미국역사이지만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생각을 고스란히 엿볼 수가 있었다. 50년도 안 된 생활용품도 박물관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보고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지 되물어 볼 수밖에 없었다. 요즘 들어 생각이 좀 바뀐 듯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낡은 건물들을 부수고 새 아파트 단지를 짓는 일을 너무 좋아한다. 오래된 것은 고루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며, 자가용을 유행 바뀌는 옷처럼 취급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오래된 것을 잘 가꾸고 지키며 한편으로는 새로운 조류를 수용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미국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우리는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라는 영화를 찍은 곳으로도 유명한 그곳에는 온갖 동․식물들, 화석과 공룡 표본 등이 가득했다. 우리는 모두 입이 벌어져 닫지 못한 채로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돌아볼 곳이 너무 많은 탓에 제대로 다 보지도 못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미술관 한 곳만 더 돌자고 해서 미술관은 그야말로 휘리릭 쏜살 같이 구경하고 나왔다. 이미 날이 어두워져서 차가 주차된 곳으로 급히 가는데 가는 길에 보니 어떤 차 한 대가 견인되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뛰어갔는데 길가에 있던 그 많던 차들이 모두 사라지고 우리 차만 인도에 올려져 있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차 앞 유리창에 딱지 한 장이 살포시 올려져 있다. 2006년에 이어 워싱턴에서 또 100$짜리 주차위반 딱지를 받은 것^^;


얘엄마가 4시가 되기 전에 차에 한번 가보라고 한 것을 무시한 내 잘못이 컸다. 몇시간을 애들을 데리고 걸어 피곤하기도 하고, 별 일 없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그런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난 공영주차장을 찾으러 거의 1시간 가까이 노력을 했는데도 주차장을 찾지 못하고 거기에 차를 댔는데 20분이 늦어진 것에 대한 대가치고는 너무 가혹했다. 알고 봤더니 미국의 대도시들은 어디나 주차와의 전쟁을 치루어야 했던 것. 미국 케이블 채널에는 ‘주차전쟁’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미국이라는 그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에서 주차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기는 하지만 대도시의 땅값이 너무 비싸 주차장을 많이 만들지 못하고 주로 길가 주차를 해야하는 것을 생각하면 일견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국 대도시의 주차정책은 대폭 손질해야 한다. 대중교통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를 가지고 시내에 왔는데 차를 댈 곳이 2~3시간 짜리 길가주차 밖에 없다. 그러면서 단 1분만 늦어도 바로 주차딱지를 뗄 뿐 아니라 차량 견인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어찌나 신속․정확한지 견인에서 차 보관․주차딱지 발부까지 원스탑으로 처리해준다. 그 비용은 최소 500$ 이상이다.


그래도 차를 몰고 집에 오는 길에 우리는 차량견인은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면서 계속 자기암시를 했지만 속상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100$ 짜리 딱지는 가족들과 함께 워싱턴 DC의 멋진 건축물을 구경하고, 공짜로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람한 것에 대한 비용인 듯했다. 그 정도 비용이면 워싱턴 DC 구경할 만하지 않은가! 그리고 차도 견인 안 되고 인도에 올려져 있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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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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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형국 변호사님, 지메일 확인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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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9 22:46
    와~~~박물관 재밌었겠네요~~^^
    근데 주차장에서 아픈 추억(?)이 생기고 말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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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0 12:31
    그때 차 안에 있었던 2인 중 1인, 한국 돌아와서 물어 물어 티켓 처리했던 바로 그 1인 입니다. ^^
    추억이 솔솔솔~~~ 사진 보니까 마구 마구 그리움이 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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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0 12:32
    허걱...댓글 수정했더니 염변호사님 댓글까지 사라졌어요. 오...베리 쏘리. --;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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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0 19:06
      ㅋㅋ정말 이럴거야~???
      ㅋㅋㅋ걱정마쎄용~~
      염변호사님이 또 댓글 다시겠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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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1 13:38
      제 글에 제가 단 댓글이 사라진 게 뭐 그리 대수인가요?^^~ 그 덕에 댓글을 2개나 달아주시니 더 반갑네요 ㅋㅋㅋ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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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1 10:59 신고
    와, 좋은 내용입니다.
    출처를 밝히고 동부여행기를 제 블로그에 퍼가도 될까요?
    허락해주시면, 퍼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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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1 13:33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이죠, 퍼가셔도 좋습니다^^~ 저희 공감 블로그에도 마니마니 찾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