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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15] 미국인들의 개인주의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11.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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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에 있을 때 미국에서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고 다니던 전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하고 다닐 수 있어 편하다는 얘길 종종 들었다. 그만큼 미국 사람들은 개인 의식이 강하고, 남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나도 미국에서 조금 지내보니 미국 사람들은 정말 개인주의가 강하다고 느낀다. 비근한 예를 들면 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미국인들이 뛰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자신의 행동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으니 차가 기다리던 말던 상관하지 않는 것이다. 학교의 좁은 길을 걷는 이들은 뒤에 자전거가 따라오더라도 일부러 피해주려고 하지 않는다. 차량관리국이나 혹은 우체국에 가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도 근무시간이 지나면 가차없이 창구를 닫아버린다. 그때까지 기다리던 사람들은 군소리를 하지만 직원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러한 미국인들의 개인주의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가장 주요한 이유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에서 출발할 듯 싶다. 알다시피 미국이라는 나라는 1620년 영국의 청교도들에 대한 박해를 피해 102명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플리머스 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유럽인들에게는 신대륙이었지만 그곳에는 예전부터 터를 잡고 살던 인디언들이 있었다. 또한 아메리카는 작은 유럽에 비해 너무도 광활하였다. 유럽 각지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아메리카로 오는 이주민들이 늘면서 미국의 서부개척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그곳에 터를 잡고 있던 인디언들과 싸워야했고, 광활하지만 척박한 땅을 개척하여야 했다. 개척민들은 인디언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그들로부터 스스로의 안전을 지켜야만 했다. 개인의 안전은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었으므로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1776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전쟁에 승리하여 새로운 국가를 탄생시킨지 고작 2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자신의 안전은 국가도 사회도 아닌 자기 스스로 지키는 것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잊혀질 만하면 또 터지는 총기사고에도 불구하고 총기규제에 대한 논의는 사고가 난 직후 뿐이다.


또다른 중요한 이유이자 그 결과는 아메리칸 드림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에서는 누구든지 개인이 노력하면 사회적으로(주로는 물질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한 성공은 개인이 잘해서 일구어낸 개인적인 성공일 뿐이어서 누구와 공유하거나 사회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개인의 성공, 특히 물질적인 성공에 주로 관심이 있어서 개인을 넘어선 사회(그것이 친족사회라 할지라도) 공동체의 발전에 관심을 갖는 이가 적고, 그에 책임의식을 느끼는 이는 더욱 적다. 한 개인이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세금을 통해 성공한 개인이 누리는 부를 실패한 개인에게 복지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나누게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공화당이 이러한 자유주의자들의 지지와 참여로 갈수록 세를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다른 이들을 돕는 것은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의 발로라기 보다는 개인의 선한 자선행위인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세번째로 주요한 이유이자 그 결과는 자동차 문화이다. 미국만큼 자동차 문화가 발달된 곳도 없다. 미국에서 자동차는 가장 중요한 필수품이다. 선진국 중에서 대중교통이 미국만큼 후진적인 나라도 많지 않다. 미국에서 자동차가 없는 것은 자기 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맥도날드나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거의 대부분의 매장에는 Driving-through라고 하여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햄버거를 주문해서 가져갈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매장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섞여 기다릴 필요도 없이 차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차 안의 공간은 오직 자신만의 공간이다. 길 위에 함께 있는 운전자들이 많아도 그들은 각각 자동차라고 하는 자신만의 공간에 있는 것이지 어떠한 공유의식이나 접촉도 있을 수 없다.(차들 간의 접촉은 사고일 뿐이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개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근무시간이 끝나면 자신이 안 해도 되는 근무 외 시간의 근무를 거부하는 것이 당연하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널 권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굳이 기다리는 차를 위해서 서둘러 뛰어갈 필요가 없다. 이처럼 개인이 중요한 미국 사회가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 미국에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집단과 다수가 중요시된 나머지 너무 개인이 경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는 영어로는 "my" country이다. 확실히 "우리" 말은 영어에 비해 공동체 중심적이다.


그러나 미국의 지나친 개인주의는 미국을 가장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로, 의료비 지출은 가장 높지만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국민이 4천만명이 넘는 나라로, 교도소 수감자가 200만명 이상으로 전 세계 수감자의 4분의 1인 나라로 만들었다. 미국사회에 '변화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당선이 된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문제가 보수층과 공화당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쳐 연내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미국에는 변화를 갈망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이들의 바램이 절망으로 바뀌지 않기를 나는 간절히 희망한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16] 워싱턴으로 출발-미국 동부여행기 ①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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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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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25 11:54
    맞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나친 개인주의가 낳는 문제점이 넘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미국을.... 쫓아가는 사회가 우려스럽고.....^^;
    연대의 정신을 되살리는 지역공동체운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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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15 18:35
      그런 미국을 안쫓아가면 누굴 쫓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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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08 23:51
      개인주의랑 이기주의랑 다르죠 ...대부분선진국은 개인주의가 강합니다.복지국가 강한 나라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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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25 16:28
    미국에서 적응하시면서,
    미국생활기도 점점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 깊숙히 파고 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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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15 18:35
      근데 우리나라는 반미 외치면서 미국엔 관심많은게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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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2 18:06
    변호사님 조현주 시보입니다. ^^
    한 번 뵙지도 못 했는데 벌써 미국으로 가셨군요.
    그곳에서 즐겁게 많은 것을 배우고 오시길 바래요.
    건강하게 지내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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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2 16:43
      지금은 시보 아니구 조변호사이시져?^^~ 요즘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연락해서 함 봐요~ 올 한 해 즐겁고 행복한 일들 마니 생기길 바랄께요~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