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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나눔이고, 나눔은 생활이죠"

기부회원 이야기

by 비회원 2009. 11. 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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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11월 기부자 인터뷰를 준비하다보니 어느새 다가온 마감일에 가슴을 졸였다. 서둘러 섭외를 위해 미리 선정된 대상자 분들에게 연락했다. 자신의 나눔을 낮추며 사양하셨지만, 여러 차례 간곡히 부탁해 허락을 받은 기부자 한 분. 박은경 님이 이번 기부자 인터뷰의 주인공이다.

바람이 아주 많이 불던 날 진행된 인터뷰지만, 박은경님은 누구보다 선한 미소로 반겨 주셨다. 경제 위기였던 IMF 시절 대학을 졸업한 박은경 님은, NGO 활동에 관심이 있었고 박원순 변호사님의 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재단을 알게 됐다. 이후 취직을 하고, 공감이 태어나기도 전인 2003년부터 ‘공익변호사기금’에 기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막연한 상황에서 왜 하필 공익변호사기금을 선택한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활동인데 모인 기금이 가장 적은 곳이더라고요.” 그녀와 공감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기부는 나눔이고, 나눔은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박은경 님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5회에 걸쳐 기부금을 증액했다. 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 그녀의 기부금은 처음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월급이 인상될 때마다 기부액을 증액했기 때문이다.

“소득의 1%를 기부하고 있는데, 이 1%는 제 몫이 아니라 사회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오히려 기부금을 늘리면 월급이 더 늘어날 것 같아 기부금을 증액하기도 한다는 말에 직장인이 가지는 소박함이 묻어났다. 그러다 가끔은 기부금이 빠져나가고 남은 통장 잔고가 생각과 많이 다를(?)때면 놀라기도 한다면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박은경 님은 기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기부라는 단어는 너무 딱딱하니 ‘나눔’이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어요. 나눔은.. ‘생활’이죠.”
그녀는 나눔에 대해, 아이들이 학용품을 나눠쓰듯 생활 전반에 필요한 것들을 같이 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아프리카의 식수 문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아이가 집에서 물을 아껴 쓰기 시작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나눔에 익숙해지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인권은 생명, 모두가 지켜야 할 권리

공감의 활동 중 특히 관심 있는 영역이 있는지 물었다.
“이주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지금의 이주 여성 문제는 약한 사람에 대한 횡포를 보여주는 예인 것 같아요. 점점 다문화 되어가는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잖아요.”

공감에서 진행한, 이른바 ‘현대판 씨받이 사건’으로 알려진 ‘베트남여성 재생산권 침해 민사소송’의 일부 승소내용을 언론에서 접하면서 기부자로서 공감을 더 뿌듯하게 생각했다는 그녀.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오는 뉴스레터를 통해 공감의 활동을 지켜보노라면 자신의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은경 님에게 인권은 ‘생명’이었다. 그래서 꼭 지켜야 할 권리라고 했다. 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공감을 알았으면 한다고, 더 많이 홍보해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공감에 다재다능한 인력들이 많이 확보되어 ‘공익법’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모여서 공연 보듯 같이 기부했으면

그녀에게 평소에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공감하며 사느냐고 묻자,
“직장이라는 공간은 서로 공감하기보다는 용인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다르지만 그르지 않은 것에 대한 공감이 중요하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공감의 다른 말은 곧, '배려'라는 것이었다.

“모여서 공연을 보는 것처럼 조금씩 모아 기부하는 세상을 바래요.”

기부가 모두에게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주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조금씩 주변인들에게 기부에 대해 이야기해 볼 생각이라고 한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직업에 기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면서 그런 세상에서 자신의 아이가 자라기를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직장인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가 그리는 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니 약속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처음 만났음에도 오랜 시간 함께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기부자님들과의 만남은 공감이 그리는 희망의 방향을 더욱 또렷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하나 둘 떨어지는 낙엽 위에 손가락을 들어 ‘희망은 지지 않습니다’라는 캠페인 글을 써보고는, 차오르는 희망을 한껏 주머니에 넣고 돌아왔다. 수많은 기부자분이 있기에 공감이 그리는 희망의 길이 결코 멀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글_10기 인턴 차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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