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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이주자에게도 삶이 있다 - 미누 강제추방 사례로 본 한국의 다문화 정책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09.11.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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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의 강제추방

미누! 네팔에서 온 미노드 목탄의 한국식 이름이다. 1992년, 스물 한 살에 꿈을 찾아 한국에 온 미누는 이주 노동자의 현실을 표현한 노래와 다문화 사회로의 통합을 위한 미디어 활동을 통해 이주자와 한국인 사이의 소통의 가교역할을 했다. 그러나 17년 7개월의 한국생활의 끝은 강제추방이었다. 강제퇴거 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이 기각된 당일에 변호인, 지인과 면회 한 번 하지 못하고 2009년 10월 23일 밤 8시 50분 네팔로 떠났다.


한국 다문화 정책의 이중성

이 사건에서 정부의 태도는 이주민 정책에서의 왜곡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미누를 다문화의 상징으로 이용할 때는 미등록 상황을 묵인했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돌변해서 표적단속을 시작했다. 이용가치가 있을 때는 편리하게 사용하다가 필요 없어지면 나가라는 것이 한국의 다문화 정책이다.

정부는 미등록이주자가 증가하는 사회적 구조를 만든 책임을 져야한다. 이주노동자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고용허가제를 만들고 필요할 때만 급급히 미등록이주자를 단속하는 편의주의적 태도는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존중과 공생을 버린, 착취를 근본으로 한 다문화 정책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정부가 이율배반적 태도를 먼저 버릴 때에만 다양한 문화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진정한 다문화 사회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장기 미등록이주자 문제의 해결방안은?

법무부는 “체류질서 확립과 부당한 선례방지”를 강제 추방의 근거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비인권적인 미등록이주자 단속은 체류질서를 확립할 수 없고, 장기체류 이주자의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선례는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격하시킬 뿐이다. 특히 미누와 같이 오랜 기간 동안 거주하여 한국이 인생의 근거지인 경우,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보호하고, 다문화 사회로의 통합을 위해 그들이 노력한 사회적 공헌을 인정하는 취지에서 체류 합법화를 검토해야 한다.


미등록이주자의 합법화 해외 사례

미등록이주자를 합법화 할 경우 세수의 증가로 GDP를 높일 수 있고,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EU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확대 이전 EU 15개국이 연 2%의 1인당 GDP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민자들의 힘이었다. 이민자들이 없었더라면 1인당 GDP는 -0.2%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영국, 스페인,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대규모 사면이나 개별적 신청의 방법으로 합법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14년 이상 장기 거주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은 국토안보부 장관이 10년 이상 거주하고, 거주의 당위성을 입증한 자에게 법적지위를 변경할 수 있다. 스페인은 5년 간격으로 대규모 합법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독일은 5년 이상 체류한 자에게  ‘한정적 거주권’(Kettenduldung)을 발급하고 있다. 스페인의 Barcelona Activa는 합법화 정책을 마련하는 것 외에도 이주자가 사회에 통합되도록 등록과 미등록에 제한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해외 각국의 사례는, 장기 체류 미등록이주민을 불법의 상태에 두는 것 보다 '그들에게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미등록이주자의 합법화 정책을 마련하는데 근거가 되고 있다.


장기 미등록이주자 문제해결의 첫걸음은 합법화

엠네스티가 ‘일회용 노동자: 한국의 이주노동자 인권상황’에서 지적하듯이 한국 사회에서 이주자를 바라보는 지배적인 시각은 ‘일회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이 한 국가에 살면서 삶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누처럼 수많은 장기 미등록이주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삶의 기반을 잃고 내쫓기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꿈과 인생을 한 순간에 앗아갈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정부는 외국의 사례를 고려하여 이미 장기간 동안 미등록 이주자가 되어버린 자들을 일정 요건을 두어 구제하고, 고용허가제의 이직횟수 제한을 철회하여 장기 미등록이주자를 양산하는 사회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 미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cafe.daum.net/free-minu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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