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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12] 할로윈(Halloween) 축제를 체험하다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 11. 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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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은 미국의 큰 축제 중의 하나인 할로윈 데이였다. 텔레비전에서, 쇼핑센터에서, 얘들 학교에서, 그리고 곳곳에 있는 호박농장에서 진작부터 할로윈 행사를 알리고 준비하여 얘들도 나도 내심 기대가 되었다.

할로윈 데이는 아일랜드 지역에 살던 켈트 족의 풍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들에게 새해의 첫날은 1월 1일이 아닌 11월 1일이었는데,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의 밤에는 죽은 이들의 정령이 가족을 방문하거나 마녀들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은 마녀나 유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했고, 이를 위해 가면을 쓰고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11월 1일을 로마 교황청에서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s Day)'로 정하면서 그 전날이 '모든 성인들의 날 전야(All Hallows Day’ Eve)'가 되었고, 이말이 훗날 '할로윈(Halloween)'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날 밤에는 호박을 유령 모양으로 도려내고 안에 초를 세워 Jack-o'-lantern(호박에 유령의 모습을 조각한 등불)을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유령이나 마녀·괴물 등의 의상을 입은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며 “Trick or treat(맛있는 것을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테야)”라고 말하며 사탕이나 과자 같은 것을 받는다.




얘들의 할로윈 복장을 어떻게 마련할까 고민되었는데 다행히 둘째와 셋째는 공주 옷과 트랜스포머 옷을 주변에서 얻을 수 있어서 큰놈만 마트에서 유령복장을 사다주었다. 올해 10월 31일이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이어서 얘들 학교에서는 금요일에 ‘Witch's Delight'이라는 할로윈 행사를 진행했다. 그날은 crazy hair를 하고 학교에 가는 날이었는데 학교에 얘들을 데려다 주러 가보니 보라색 스프레이로 머리를 온통 칠한 아이, 머리를 수십가닥으로 딴 아이 등 가관이었다. 재미난 것은 상당수 선생님들도 아이들처럼 머리를 하고 온 분들이 많았다는 점이다.(그런 열린 자세를 우리나라 선생님들도 본받았으면 한다.)


오전에는 정상적으로 수업을 하고 오후부터 행사가 시작되었다. 작은 학교 행사인데도 놀이기구를 5~6가지나 빌려다 놓고 크고 작은 게임부스 등도 많이 만들어놓았다. 아이들은 저마다 할로윈 복장을 차려입고 왔는데 그걸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당황스럽고 재미있었던 것은 둘째네 반 담임선생님(50대 중반의 중년여성이다.)이 히피 복장에다 마녀처럼 얼굴에 화장을 하고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우리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한국에 돌아가서 꼭 Amy(우리 딸래미의 미국이름)의 담임선생님과 찍은 것이라고 말해달라신다.^^~





중요한 것은 토요일 밤에 하는 ‘Trick or treating'이었는데 우리집 근처에는 할로윈 장식으로 꾸며놓은 집들이 많지 않았고 같이 하려고 했던 얘가 감기에 걸려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던 차에 아는 친구네가 Pleasanton에 가서 같이 하자고 하여 한시간 가까운 거리임에도 밤길에 그곳까지 냉큼 달려갔다. 그곳은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사는 동네여서인지 할로윈 장식을 꾸며놓은 집이 많았다. 집 전체를 귀신의 집처럼 꾸미고 대형 스크린까지 설치한 집도 있었다. 그런데 그곳은 약과라고 한다. UC 버클리 대학(버클리가 지역이름인 줄을 작년에야 알았다^^;) 있는 버클리 지역은 많은 집들이 할로윈 데이 하루를 위해 몇천불을 들여 집을 장식한다고...(미리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좀 멀더라도 버클리까지 가보는 건데^^;)


할로윈 행사를 처음 접한 우리 얘들은 30분도 되지 않아 사탕과 초콜릿이 통 가득히 쌓여서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그중 한 집은 엄마가 주차장 앞에 2개의 뚜껑이 놓인 부스를 차려놓고 기다렸는데 한 뚜껑 안에는 사탕접시가, 다른 뚜껑 안에는 그집 아빠가 숨어있었다. 우리집 얘들이 가니 뚜껑을 열어 사탕을 주고 이어서 다른 뚜껑을 열어 얘들을 놀래켜 주었다. 안타깝게도 그집을 가는 얘들이 무서워하지는 않고 한번 웃어주고 말았는데 그렇게 몇시간을 갇혀있어야 하는 그집 아빠를 생각하니 좀 애처로워졌다.(그래도 너무나 자상한 아저씨다^^~)


미국은 떠들썩하게, 찐하게 노는 게 없는 대신 이처럼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할로윈이 끝나고 우리집에는 사탕·초콜릿 3통이 생겼다. 이걸 좋아해야 할 지 싫어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얘들과 함께 미국 문화를 즐길 수 있어서 참 좋다. 들리는 소식에는 우리나라 강남 아줌마들은 할로윈 행사를 챙기느라 꽤나 골치를 썩는다고 한다. 미국에선 우리나라 추석이나 단오 같은 명절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우리나라에선 왜 남의 나라 축제에 그리도 관심이 많은지....^^;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13] 미국은 쇼핑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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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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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04 20:11
    할로윈 복장한 아이들 넘 구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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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11 02:43
      솔라 님은 언제쯤 아이들이랑 같이 놀러다니실런지 ㅋㅋㅋ You'd better hurry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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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8 12:01
    아 할로윈 재미있었겠다! 저는 옛날에 농부차림하고 제 동생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Darth Vader로 차려입고 trick or treat하러 간 적 있었는데 ㅋㅋ 그때 잠시 독이 들어있는 사탕을 나눠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못하기도 했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