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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11] 미국은 다섯 부류의 천국?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 10. 3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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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다섯 부류에게 천국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은 노인의 천국, 장애인의 천국, 여성들의 천국, 애완동물의 천국 그리고 아이들의 천국이라고 한다. 미국의 현실을 피부로 조금씩 느끼다 보니 그 말에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고,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 지역이 연중 날씨가 따뜻한 곳이어서인지 주변에 노인들을 위한 주거시설, 위락시설이 많다. 근처에 있는 community school에는 댄스면 댄스, 미술이면 미술 등 노인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고,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노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스피드를 즐기는 어르신들도 얼마나 많은지 우리나라 폭주족들처럼 무리를 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어르신들의 무리를 한적한 도로에서 만나는 것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또한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도 노인들을 위한 시설 못지 않다. 사람이 다니는 보도에는 턱이 거의 없어 휠체어 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에는 장애인주차장과 엘리베이터와 같은 편의시설(이건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많이 갖춰졌다.)이 빠짐없이 갖추어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미국에서는 이미 1990년에 제정되어 시행 중에 있다. 얼마 전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시각장애인 한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물론 그분이 그 위치에 이르기까지 각고의 노력을 하셨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시각장애인이 일반 회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한다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요원한 일이다.


한편 애완동물의 경우에 내가 보기엔 사람보다도 애완동물이 더 대접받는 사회가 바로 미국사회이다. 미국 대도시에는 노숙인·걸인이 넘쳐난다. Will Smith가 주연을 맡았던 The Pursuit Of Happiness(행복을 찾아서)를 보면 미국 노숙인들의 처참한 삶을 엿볼 수 있다.( 그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였다.^^;) 이처럼 오늘 어디서 자야할 지,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사람보다 훨씬 호위호식하는 애완동물이 많다. 심지어는 애완동물을 위한 공원, 애완동물을 위한 beach까지 있다. 이처럼 미국이 노인·장애인·애완동물의 천국임은 대강 알 듯하다. 물론 자기나 가족이 혹은 주인이 경제적으로 넉넉한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그런데 아직 미국이 여성들의 천국·아이들의 천국인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2009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Gender Gap Report)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순위는 전체 134개국 가운데 115위로 최하위에 가까웠던 반면 미국은 31위였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기혼여성이 사회적으로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위 슈퍼맘이어야 하는 듯하다. 미국의 보육시설 비용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부설로 보육시설이 있는데 반나절만 맡기는데도 한달에 500$이 훌쩍 넘고 수학이나 글자공부 같은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700$이 넘는다. 종일반에 맡기면 한달에 아무리 못해도 1000$이 든다. 한국의 남편들보다 ‘비교적’(Wife Swap^^~을 보고 상상 외로 부인과 아이들에게 보수적인 남편들이 많아 놀랬다.) 미국 남편들이 보육과 가사일에 더 적극적이고 가사일을 용이하게 하는 기구들이 한국보다 훨씬 많기는 하지만, 미국의 기혼여성들이 직업여성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미국이 아이들의 천국’이라는 명제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는 게 내 생각이다. 미국은 가족 중심의 사회이어서 생활이 철저히 가족 중심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독립하기 전까지 철저히 아빠와 엄마의 돌봄 속에서 안전하게 지낸다. 어린 아이들은 친구들의 집에 놀러갈 때에도 부모들이 ‘play date'을 미리 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리 날짜를 정하여 어느날 몇시부터 몇시까지 놀고 애들 pick up은 어떻게 하고, 심지어는 간식은 무얼 먹을지까지 정하기도 한다. 그렇게 철저한 부모의 돌봄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안락‘까지 보장하지는 않을 것 같다.


최근에 우리 사는 동네 근처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집 근처에 있는 철로길에 10대들이 뛰어들어 최근에도 1명이, 올해만 5명이 자살하였고, 자살미수에 그친 아이들은 수십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 어제 들었던 쇼킹한 뉴스는 우리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리치몬드 고등학교 여학생이 10여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던 사건이다. 15살된 여학생을 15살~21살된 녀석들이 학교에서 열린 댄스파티가 끝난 뒤 근처 정원 벤치에서 집단적으로 성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당시 범행현장에 주민 20여명이 있었으며, 성폭행을 당하는 여학생의 비명과 남학생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지만 아무도 그 즉시 제지를 하거나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위 다섯 부류가 행복하고 안락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제적 풍요를 넘어서서 사회적 제반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과 지지라는 공동체 의식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본다. 그들만의 리그는 존재할 수 있어도 그들만의 천국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12] 할로윈(Halloween) 축제를 체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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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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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02 14:39
    아무리 사회적 복지시스템이 발달한 미국이라도, 공동체의식 없는 개인주의사회에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캠프아웃이라니 정말..!! 부러워요ㅋㅋㅋ
    아이들과 재밌는 시간 많이많이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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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03 13:54
    미국도 기혼여성이 직업여성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군요. 우리 사회는 물론이고, 미국도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이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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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04 12:02
      미국도 우리나라도 진정 평등한 사회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공감 블로그에 자주 와주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