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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10] 기부를 권하는 사회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10.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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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가장 풍요롭고 부유한 나라이지만, 또 가장 빈부의 격차가 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는 열심히 실력을 쌓아 돈을 잘 벌면 잘 살고, 경쟁에서 뒤쳐지고 돈이 없으면 못 살게 되는 자본주의 제도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심각한 빈부 격차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회가 이만큼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는 데에 기인한 바가 크다.


얼마 전 주말에 가족들과 Santa Cruz라는 해안에 접한 도시에 다녀왔다. 그곳은 바다가 아름다워 은퇴한 사람들이 바다 근처에 예쁜 집을 짓고 많이 사는 곳이다. 전망이 좋은 곳마다 아담하게 공원을 꾸며놓았는데 공원에 있는 벤치마다 글귀가 적혀져 있는 것이었다. 의례히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나 철없는 중고생들이 낙서를 했겠거니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사랑하는 배우자를, 자식을,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그 가족을 기리기 위해 시에 돈을 기부하여 벤치를 구입하고 거기에 기념으로 이름을 새겨 놓은 것이었다. 릴랜드 스탠포드가 어린 나이에 죽은 아들을 기리기 위해 스탠포드 대학을 설립하였듯이 말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AFE WAY나 WAL MART 같은 미국 전역에 점포를 두고 있는 대형매장에서는 물건을 사서 계산을 하려는 손님들에게 점원들이 계산을 마치기 앞서 어린이 구호단체나 노인복지단체 같은 곳에 1$를 기부를 하겠느냐고 물어본다. 기부를 한다고 하면 카드로 그 금액을 지불하거나 현금으로 1$을 내면 된다. 참, 쉽죠잉~~ 우리나라에도 미국 못지 않게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떤 단체가 있고, 어떻게 기부를 해야할지 몰라서 혹은 기부라고 하면 많은 돈을 내야하는 것으로만 생각하여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한 어려움을 미국의 대형점포들이 이렇게 쉽게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동전을 굴려서 구멍에 집어넣는 놀이를 하면서 재미있게 기부를 하게 하는 곳들도 종종 눈에 띄인다. 기부는 이처럼 많은 돈을 내야만 하거나 마음먹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미국은 교육 현장에서도 그러한 기부문화가 잘 녹여져 있다.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나눔교육은 예를 들면 이렇다. 한 선생님이 어린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주고 마음대로 가져가게 한다. 마음대로 원하는 만큼 가져가게 되면 미쳐 사탕을 못 가져간 아이가 생긴다. 선생님이 사탕을 못 가져간 아이와 나눠 먹을 사람을 손들게 하고 손을 든 아이는 사탕이 없는 친구에게 자기 것을 나누어 준다. 선생님은 나중에 자기 것을 나누어 준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준다. 그렇게 못 가진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면 모두가 즐겁고 더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교육하고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에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학 기부금 입학이 미국에서는 인정되고 있다. 또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공립학교를 다니는 한 따로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지만, 학교마다 PTA(Parents-Teachers Association, 일종의 학부모회)가 조직되어 그곳에서 학부모들에게 기부를 유도하여 아이들이 보다 양질의 기자재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서 웃지 못할 얘기를 들은 것이 있다. 우리 얘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현장학습을 가면 스쿨버스를 이용하여 가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얘들 엄마가 아는 학부모는 학교에서 얘들이 현장학습 가는데 학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려오도록 했다는 것이었다. 그건 알고 보니 모금이 잘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와 차이가 있었던 것이었다.(이건 좀 씁쓸한 자본주의의 단면이다.)




세계에서 제일 가는 부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 2000년에 자산이 300억 달러에 달하는 빌 앤 맬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하여 후진국 교육사업과 에이즈·말라리아·결핵퇴치사업을 벌이고 있고, 세계 2위의 부자 워런 버핏은 지난 2006년 자신의 재산의 85%에 해당하는 374억 달러를 빌 게이츠 재단을 포함한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하여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이처럼 조금 가진 사람은 작게, 많이 가진 사람은 통 크게 재산을 기부하여 사회와 전 세계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하여 자신과 자기 가족만을 위해서가 아닌 사회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아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 미국 사회가 이렇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하버드 대학 졸업식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졸업생들에게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

“저는 여러분들이 30년 뒤에 하버드로 돌아와서 여러분의 재능과 열정으로 이루어냈을 일들을 반추해 보았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루어낸 직업적 성과 뿐만 아니라 세상의 뿌리 깊은 불평등을 얼마나 해소했는지, 또한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는 여러분과 어떠한 공통점도 없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어떻게 봉사하여 왔는지를 통해 스스로를 평가해 볼 수 있길 바랍니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11] 미국은 다섯 부류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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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09.10.22 16:52
    염변호사님 ~
    글 잘 보고 있어요 ^^

    공감 오픈캐스트에도 염변호사님 글이 매주 한편씩 연재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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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2 20:41
    먼 곳에서 공감 블로그 지키시느라 고생 많으삼~ㅋㅋ 요즘 사무실 창 밖으로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답니다. 조만간 삼청공원으로 가을 나들이 가자 그러고 있지요~ 계신 곳 가을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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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9 10:05
    아이 때 부터 작은 것을 나누는 기쁨을 가르치는 '나눔 교육'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이번 글도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