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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7] 미국의 Health care reform(의료보험 개혁), 뭐가 문제지?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09.24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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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선 한창 의료보험 개혁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난 9월 9일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의료보험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였고, 지난 주말에는 5개 방송에 연속출연하여 국민들에게 의료보험 개혁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합동연설에서 “내 개혁안은 불법이민자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하자 공화당 소속 조 윌슨 하원의원이 “거짓말(You lie!)”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소동을 벌였다. 민주당에서는 이에 대해 규탄결의안을 채택하겠다고 윽박을 질렀고 공화당에서도 비난을 받았지만 100만$ 가까운 정치후원금을 모으는 대박을 터뜨렸다. 또한 지난 9월 12일에는 수만명이 워싱턴에 모여 의료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하였다.


나도 미국에 와서 직접 의료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한 적이 있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정말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어, 미국연수 선배의 조언대로 의료보험을 한국의 여행자보험으로 가입하였지만 그 보험은 치과치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병원에 가지 않으려고 온갖 약을 싸들고 오고, 치료기까지 챙겨왔지만 애들 이가 썩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애 셋 모두 한국에서 가능한 이 치료를 다하고 왔지만 그새를 못 참고 둘째의 이가 썩은 것이었다. 애가 이가 썩었는데 1년을 참고 한국에 가서 치료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아는 분이 소개해주신 치과로 갔다. 가서 보니 때워야 할 이가 하나가 아닌 두 개나 되었다. 어쨌든 2개 모두 치료를 받았다. 기다리면서 간호사가 얼마를 내라고 얘기할 지 궁금하기도 하고 긴장도 되었다. 이 2개 치료비용은 자그만치 390$, 한국돈으로 40만원이 넘었다. Oh my God!! 다행히 의사선생님이 아는 분의 추천으로 왔다고 1개 값만 내라고 하셨다. It's awesome^^~




사실 미국의 의료보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숫자에 가까운 4천 6백만 명의 미국인이 현재 의료보험이 없고, 이미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의료보험에 새로 가입할 수 없다. 더군다나 2007년 한 해만 국민건강에 쓴 돈이 자그만치 2조4천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도 미국민의 평균수명은 전세계에서 30번째 밖에 안 된다고 한다. 하버드대 의학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람은 해마다 4만5천명에 달하여 12분마다 1명이 숨지고 있고, 이는 음주운전과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한다. 그래서 웃지 못할 소리로 AMA(American Medical Association - 미국의사협회)를 AMA(American Murderer Association - 미국살인협회)라고 칭한다고 한다.^^;


이번에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의료보험 개혁안의 골자는 크게 3가지이다. 우선 모든 미국인들이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저렴한 정부 보험제도를 민영보험과 함께 운영한다. 둘째 이미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의료보험을 취소할 수 없도록 하고, 그런 환자들이 정부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로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빈번히 늘어나는 법정소송을 줄이기 위해 의료관리인(medical commissioner)을 두어 중재 역할을 하게 한다.


이러한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해 공화당과 보수층, 보험회사, 노인 계층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 우선 노인 계층은 기존의 Medicare(65세 이상 노인의료보호 제도) 예산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고, 보험회사는 정부의 싸구려 보험이 민간보험 제도를 붕괴시켜 정부가 의료보험을 독점하는 사회주의 체제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과 보수층은 부자들에게 엄청난 세금폭탄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천문학적으로 소요되는 의료보험 예산을 자기네 돈으로 메꿀 수 없다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Sikko>를 보면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에게 손가락마다 보험수가를 매기며 선택을 하라는 보험회사와 무보험자로 응급차를 타고 병원에 실려 가면 1만$이 넘는 고지서가 날아오는 사연이 소개된다. 이는 영화 속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야기이다. 내가 들은 얘기로는 집이 2채나 되는 미국 대학교수가 자신과 아들이 병을 앓아 병원비로 집 2채를 모두 날리고 노인요양시설에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다친 손가락을 직접 꿰매는 일이 대단치 않은 일인 나라가 과연 세계 제일의 부자나라인지 정말 의구심이 든다. 둘째가 치과치료를 받은 이후로 우리집에선 사탕과 껌이 금지되었다. 1년 동안 정말 건강관리를 잘 해야겠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8] 미국인들의 애완동물(pet)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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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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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4 10:56
    390$ !!! 꼬마아가씨는 활짝 웃고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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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4 12:08
    경주 앞니 빠진 거 넘 구여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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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4 14:01
    경주 진짜 귀엽네요~ 염변호사님 생활기가 점점 재밌어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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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5 00:47
    boston legal의 어느 에피소드 중에 기억에 남는것이 하나 있어요. 민영의료보험사의 횡포 덕분에 수술치료를 남미 등의 타국에서(비행기를 타고 가더라도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한) 받게되어 결국 돌봐주는 가족도 없이 수술대에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의료민영화에 대한 여러 정책들이 나오는것을 보면 이런 일들이 TV 속의 일로만 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습니다.
    "손 주물러 병고치기"로 건강생활 하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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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8 17:58
      드라마를 드라마로만 볼 수 없는
      현실이 참 무섭고 씁쓸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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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5 17:10
    트랙백타고 왔습니다.

    미국은 정말 의사천국, 환자지옥인 나라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의사들은 누구나 미국으로 진출하고 싶어하죠. ^^;;;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가 적은 비용으로도 이렇게나마 세계에 자랑할만한정도로 잘 정비된 것도
    사실은 의사들의 희생과 노력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재주는 의사가 부리고 공은 정치인이 가져간 거죠^^;;;

    우리나라 의사들 많이 사랑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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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8 17:57
      미처 댓글을 달지는 못했지만
      저도 미국의 편의점 모습 잘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한 마음도 있었는데,
      자칫 남의 일이 아닐수도 생각하니 오싹하더군요...

      모쪼록 의사나 다른 국민들이나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배려해서
      지금의 의료보험 제도를 잘 지켜나갔으면 합니다.

      +) 앞으로도 종종 저희 공감 블로그에
      놀러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