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안타깝게도 한국말이 아닌 English를 사용한다. 미국에 처음 온 사람들은 저마다 영어에 관한 말 못할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물론 native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제외하고... 내가 적(소속)을 두고 있는 스탠포드대학의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에 오신 fellow들도 함께 모이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제거리가 바로 영어를 못해 벌어진 웃지 못할 고충들이다.
최근에 내 휴대폰과 애엄마 휴대폰으로 At&t에서 계속 상담원들이 전화를 하였다. 특히 애엄마에게 그 전화가 자주 왔는데 애엄마는 영어로 뭐라고 뭐라고 하면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몇 번을 그러다가 할 수 없이 내가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이 '~pass code~'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얘네들이 왜 나와 애엄마에게 전화해서 그런 걸 묻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결국 At&t 대리점에 가서 물어보니 휴대폰 사용자가 맞는지 확인(verify)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화요금 잘 내면 되는 거지 도대체 그런 걸 왜 전화로 계속 물어보는 거야?^^; 애엄마에게 그런 전화가 자주 왔던 이유는 휴대전화 2대를 등록하는데 애엄마 폰이 first phone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었다. 애엄마는 휴대폰을 바꾸자고 하는데 바꿀 이유가 없다. ㅋㅋ
얼마 전에 대학에 있는 국제센터에서 visiting scholar들의 배우자들도 영어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고 하여 등록을 하러 갔다. 담당직원이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는데 미국 영어보다 더 알아듣기 힘든 영국식 영어를 쓰는 게 아닌가^^;; 좀더 긴장이 되었다. 사전등록이 필요없는지 물었더니 그런 건 필요 없고 수업 당일날 오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next Friday morning coffee~"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미리 등록할 필요가 없고 수업 당일날 오면 된다고 하면서 왜 갑자기 다음주 금요일에 오라고 하는 것인지... 금요일 오전에 coffee를 마시자는 것인지 아니면 수업교재 copy(복사물)을 받으라는 것인지, 맥락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더니 직원이 알겠다는 듯이 내가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 소개 쪽지를 가져가 뒷면에 'Friday Morning Coffee 10am-12noon every Friday'라고 적어주었다. 그런데 왜 매주 금요일에 커피를 마신다는 것인지 ㅠㅠ. 나중에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배우자들끼리 만나 서로 교류하는 시간이었다.^^;;
주변 분들은 더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한 분은 물건을 사러 상점에 갔는데 계산을 하고 나니 직원이 "... plastic bag or paper bag ..." 하고 물어봤다는 것이다. 거기는 물건을 사면 가방도 주나보다 하면서 'plastic bag'을 달라고 했는데 물건을 비닐봉지에 싸줬다는 것. 알고 보니 'plastic bag'은 우리가 상상하는 플라스틱으로 된 가방이 아니라 비닐봉지였단 것... 또 한번은 상점 직원이 "~ bag ~~"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영수증을 너에게 직접 줄까, 아니면 가방에 넣어줄까'를 물어보는 것이었다고... 그래서 그 얘기를 들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미국 상점에서 제발 물어보지 말고 그냥 해줬으면 좋겠다. 선택권을 안 주는 게 더 좋다. 우리는 선택하는 게 너무 싫다!"였다고... 절대 공감이다.^^~
더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어떤 분이 혼자 미국에 오신지 얼마 안 되어 저녁으로 먹으려고 햄버거 가게를 가셨다고 한다. 햄버거 가게에 가면 흔히 그렇듯이 메뉴판에 적힌 세트메뉴 번호를 직원에게 말하였다. 주문한 햄버거를 주면 되는데 또 무언가를 묻는 게 아닌가. 그래서 무조건 "Yes."라고 했는데도 같은 질문을 반복하여 계속 하더라는 것이다. 뒤에 줄을 길게 늘어서 있고 직원은 계속 같은 질문을 하고... 등에 식은 땀이 나서 그냥 햄버거 가게를 나왔고 결국 그날 저녁을 못 드셨다고 한다.^^;; 그때 햄버거 가게 직원이 물었던 질문은"For here or to go?" 즉 '여기서 먹을래 아니면 가져 갈래'였다고... 직원이 Take-out으로 물어봤으면 저녁을 굶지는 않으셨을 텐데^^;
아직 미국에서 살 날이 너무도 많이 남았는데 내게도 또 어떤 웃지못할 에피소드들이 생길지 두려움이 앞선다. 그런 얘기를 듣고서 바로 토플 공부를 시작했다. 토플 공부는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 ㅠㅠ 하지만 앞으로 영어에 대한 나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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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이틀을 넘기지 못한 토플 공부........어쩔꺼야~~~? ㅋㅋㅋ
염변호사님얘기 정말 공감! 잘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