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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2] 애들 미국 초등학교 보내기~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09. 8. 2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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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알다시피 가을에 새학년이 시작한다. 초등학교는 만 6살이 되는 해 8월말에 입학을 하게 된다. 우리 초등학교보다 1학기가 빠른 셈이다. 미국에 1년 연수를 오면서 좋은 것 중에 하나는 애들을 공짜로 영어 연수를 1년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 비자 없이 애들만 미국의 사립학교에 보내는 경우에 1년에 최소 4천만원 이상이 든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에 애들이 3명이니 최소 1억2천만원을 버는 셈이다. 부모가 유학비자나 취업비자 등을 받아 미국에 오는 경우에 자녀는 공립학교에 다닐 수가 있고, 공립학교는 전액 무료이기 때문이다. 어떤 엄마들은 일부러 자신의 유학비자를 만들어 자식을 미국 학교에 보내기도 한다.


미국 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비해 입학시에 요구하는 게 많다. 필요한 모든 종류의 예방접종을 하고 그 기록을 제출해야 하고, 결핵테스트까지 요구한다. 초등학교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 우리의 경우에 막내가 처음 Kindergarten(유치원 - 만 5세부터 의무교육으로 되어 있고, 보통 초등학교 부속으로 있다.)에 입학하는데 건강검진과 치과검진기록도 요구하였다. 예방접종과 결핵테스트까지는 한국에서 해갔는데 막내의 건강검진과 치과검진은 미국에서 하느라 근처 한국병원을 찾고, 한국에까지 전화를 해대며 간신히 기록을 만들어 학교에 내었다.


그러고도 큰애가 들어갈 6학년은 정원이 차서 다른 학교에 보내야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얼마나 청천벽력이었는지... 안되는 영어로 서무과 담당직원에게 애원도 하고 교장선생님께 이메일도 보내고 new family orientation 때 가서 교장선생님께 조르기도 하였다. 개학날 바로 전날 교장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주셔서 6학년 1명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서 동생 2명과 큰애도 같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Hurrah!!


개학날 아침 우리집 다섯식구는 아침부터 부산하였다. 학교가 8시반부터 시작하였고, 차를 태워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수업 시작 전에 학교에 도착하여 각 담임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렸다. 수업이 시작하여 집에 돌아와 한숨돌리고 있다가 11시 50분에 시작하는 유치원 오후반에 막내를 태우고 다시 학교로 갔다. 막내를 유치원에 들여보내고 애들이 뭐하고 있나 하고 둘러보니 교실 앞 풀밭에 옹기종기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멀리 큰 애가 혼자서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울컥하여 울음이 나올 뻔하였다.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던 한국의 초등학교를 떠나서 머나먼 미국의 초등학교로 와서 아는 아이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가운데 혼자서 먹는 점심은 정말 애처로울 수밖에 없다. 애 엄마는 저것도 애들이 이겨내야하는 과정이라고 하며 놔두라고 했지만, 그냥 보고 갈 수가 없어서 큰애에게 다가가 토닥여주고 걱정스레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다행히 내가 생각했던 만큼은 힘들지 않은 듯 보였다.


집에 돌아와 있다가 2학년이 마치는 2시 20분에 맞춰 다시 학교로 왔다. 2학년에 다니게 된 둘째가 멋쩍은 표정으로 교실에서 나왔다. 그래도 큰놈은 방과 후 교실로 1년반 동안 영어를 배우고 왔는데 둘째는 알파벳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상태로 미국 초등학교에 들어간 것이라 첫날 수업이 어땠는지 더 걱정이 되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동작을 보고, 눈치껏 따라했다고 한다. 둘째의 맘고생도 능히 짐작이 갔다. 2시 45분이 되니 큰애 수업이 끝났고, 3시 10분이 되어 막내 유치원이 끝났다. 다들 영어 스트레스가 엄청났으리라...




우리는 부모 입장에서 애들을 대하기에 애들이 공짜로 1년간 영어를 배울 수 있다고 좋아만 했지, 애들이 말도 안 통하고 친구도 하나도 없는 상황에 대한 고려를 그리 하지 못했었다. 막상 눈으로 우리 애들이 혼자서 멍하게 있는 모습을 보니 부모로서 애들한테 못할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밀려왔다.


하지만 좀더 멀리보면 그러한 과정도 애들에게는 큰 공부일 수 있다고 자위해본다. 영어공부가 학교 공부의 3분의 1 이상이 되어버린 우리 교육 현실에서, 영어를 못하면 아무리 다른 실력이 출중해도 명함을 제대로 못 내밀게 된 우리나라 현실에서 그런 영어 스트레스는 누구나 거쳐야할 통과의례가 되어버린 듯하다. 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 애들에게 그러한 세상을 조금 이른 나이에 맛본 것으로 생각해본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부모라는 이름 아래 자식들에게 좋은 것으로 무조건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들 스스로가 감당해야할 엄청난 스트레스를 보듬어주어야 하고, 애들의 의사와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주어야 한다.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모두가 영어를 잘할 필요도 없고 영어만 잘해서도 안되지 않을까.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3] 미국에서 운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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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09.08.26 00:13
    큰 애 모습에 눈물이 울컥...염변호사님 모습이 상상이 가요....올레~ 그런데 넘 열쉬미 블로깅하시는거 아녀욤, 미국에 계시는 동안에두 울 실장님 염변호사님 편애는 바뀌지 않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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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6 10:15
    여기까지 전해지는 부모님의 마음에..처음으로 댓글 남깁니다.^^ 염변호사님의 블로깅으로 멀게만 느껴지던 미쿡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씩 알게되네요. 감사^^ 다음 업뎃을 기대하며~ 건강하세요!! ^^
    + 아이들이 너무 예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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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6 11:11
    처음이라 힘들텐데도 아이들이 정말 씩씩한 것 같아요~ 금방 적응할 거예요~^^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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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6 11:12
    와~~~^^염블로거님~~~ 훌륭하십니당~~~ㅋㅋㅋ
    이러니....내가 편애를 안할수가 없어욤~~~ㅋㅋㅋ
    계속 기대할께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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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6 11:50
    와~염변호사님 아이들이 이렇게 큰 애들인지 몰랐네요. 건강하고 재미있고 알차게 보내시다 오세요. 아이들 학교생활도 틈틈히 올려주세요 왕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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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7 10:10
    미국에서 경주의 미모는 더 빛을 발하는 듯해요.ㅋㅋㅋㅋ 염변호사님과 염변호사님의 귀염둥이들 모두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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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7 14:27
    염형국 변호사님도 미국에 가셨군요... 그럼 한국은 누가 지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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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8 11:03
    염변호사님~~역시 약속 잊지 않으시고 열심히 블로깅을~~^^
    아가들은 어디서나 밝고 잘 적응하니까 너무 걱정마시구요~~ 미국에서 행복하세요~~응원할께여! !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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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9 10:36
    아이들이 정말 귀여워요! 이 예쁜 아이들도 타국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미국에서도 항상 넉넉한 웃음 보여주시는 멋진 염변호사님 모습 계속 기대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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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9 15:10
    저도 초등학교 6학년때 짧게 나마 저런 경험을 했던 적이 있어요. 말도 못하고, 제 영어이름도 다른 애가 써주고 그랬었는데..수학문제 같은 거 푸는 걸 보고 친구들이 놀래서 자기들 숙제를 내밀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걱정마세요~ 아직 어려서 금방 금방 적응하고, 친구들도 잘 사귈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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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3 13:58
    아이들이 첨엔 힘들겠지만 잘 적응해 나갈거예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