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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주민소송 승소 ‘동북여성민우회’ 방문기 part 2.

공감이 하는 일/법제개선 및 연구조사

by 비회원 2009. 8. 1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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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행위에 머무른 주민감사

  

    이들이 선택한 묘안은 서울시에 주민감사청구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주민감사청구제도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이나 불합리한 행정제도로 인해 주민의 권익을 침해받은 경우 직접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주민감사청구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기 위해 활동가들은 출퇴근 시간 인근 지하철역 및 거리에서 구민들의 서명을 받으며 의원들의

잘못을 알렸다. 올해 3월에는 '동북여성민우회'를 비롯해 '한살림서울북부지부', '초록나라아이사랑모임' 등 여러 시민단체 회원들과 연합해 '곳간지킴이'라는 의정비 감시모임을 만들어 소송에 힘을 보탰다. 홍은정 활동가는, “사실 주민들이 나서서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부탁하며 일일이 설득을 해야 했거든요”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미라 활동가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진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서명을 받을 때,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기입해야 해서 사람들이 쉽게 해주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잠시. 감사 결과에 대한 서울시의 대처는 실망스러웠다. 주민의견 수렴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구청에 강제할 권한이 없다며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그런 식의 감사라면 왜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홍은정 활동가는 주민감사가 실효성 없는 요식행위에 머물러버린 실상에 화가 났다. 정미라 활동가는 “고생한 감사관들도 아마 서울시의 대처에 허탈했을 겁니다. 감사관의 감사결과에 따라 강제실시가 이뤄지도록 효력이 주어져야 해요”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민감사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심사숙고 끝에 주민소송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물론 재판까지가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바였다.

                    <정미라 활동가>                   


   지역이슈가 중앙의 이슈로 전환되는 계기


   
    주민소송은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2006년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약 열 건의 소송이 있었으나 주민들이 승소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오승현 사무국장은 “사실 처음에는 이번 건이 소송거리가 될 수 있을지도 잘 몰랐다”며, “혹시나 해서 '공감'의 김영수 변호사님께 물어본 것이 '공감'과의 첫 만남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공감'은 이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곳이었다. 변호사 선임에 필요한 자금마련이 현실적인 부담이었던 이들에게 공익소송에서 무료변론을 하는 '공감'은, 무엇이든 이야기 할 수 있는 든든한 친구 같았다. 홍은정 활동가는 “'공감'을 통해 이 문제의 본질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변호사님들을 만나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2008년 5월 28일 시작된 소송은 약 1년에 걸친 공방 끝에 올해 5월 20일 행정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며 일단락됐다. 이들은 소송을 준비하면서 공감과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만든 ‘주민소송매뉴얼’을 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소송 과정 자체가 주민들이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좋은 기회가 됐던 것이다.

                                                                                                                                                                                                                                                                                                                                        <오승현 사무국장>

    


    물론 소송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의정비를 올바르게 쓰이게 만들겠다’는 곳간지킴이의 순수한 의도가 왜곡돼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홍은정 활동가는 “이번 소송으로 인해 혹시 중앙정부에서 의정비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내려오거나 주민들이 지방의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며, “그렇게 되면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우리 의도와 배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감정적인 대응도 있었다. 홍은정 활동가는 “한 의원이 ‘의정비 인상분이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당신들이 원하는 적정금액은 얼마냐?’는 식의 발언을 들었는데, 사실 적정한 의정비를 결정하는 일은 구의원들의 몫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내 첫 주민소송 승소를 이끌어 낸 동북여성민우회 회원들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지역사회에 주민들의 관심이 늘었고 격려전화도 많이 온다”며 기뻐했다. 또 이번 소송의 의미를 묻자, “이번에 우리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면 이후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의정비 부당인상을 바로잡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역 이슈가 중앙의 이슈로 전환되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봉구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불복해 지난 6월 4일 항소를 한 상태이다. 

                      <홍은정 활동가> 

                                                                          [-> 3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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