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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이 떠나가던 날' 2. (9기 인턴 김현수)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09. 7. 2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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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를 품고 살던 아이]


공감을 마지막으로 다녀가던 날,

커다란 쿠키 상자를 손에 들고 나타난 푸샘에게서 난 아름다운 마음을 보았다.


처음 인턴생활을 시작할 때, 어리버리하게 전화를 받고, 또 끊으며 고개를 90도로 숙이던 아이가

5개월이 지난 지금은 한 층 성숙한 모습으로 여유롭게 서 있었다.


얼마 전, 책모임 도서를 받은 푸샘이 내게 말했다.

"얼마 드려야 하죠?"

"응. 푸샘은 막내니까 10% 할인해 줄게."

"꺄악~ 정말요? 감사합니다. 그럼 앞으로도 그런가요?"

"응 푸샘은 막내니까 앞으로도 쭈욱~ㅎㅎ"

"와아~ 정말 감사해요"

 

 

< 지난 봄 산행 당시. 수정액을 들고 좋아라 하는 푸샘.>

                                             

 

푸샘은 오로지 자기만 할인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도..

물론 다른 친구들도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받는다. 물론 나는 각기 다른 이유로 할인을 해주고 있다.g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난 굳이 푸샘에게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의 기쁨을 그냥 그렇게 온전하게 놔두고 싶었으니까.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끼는 푸샘의 마음.

사실 할인가로 책을 제공했는지 여부를 떠나, 막내 푸샘을 특별히 여기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그래도 좌우지당간에 이 자리를 빌어 푸샘에게 사과를 빈다. "푸샘. 미안혀~"^^;



난 정호형으로부터 종종 푸샘의 근황을 듣곤했다.

사진수업을 하면서 푸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형은, 사진을 통해 그 아이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푸샘아.. 사진을 보니...

   너 요새 남자친구랑 사이가 안좋구나.."

"헉... 어떻게 아셨어요. 저.. 엊그제 헤어졌어요."


이런..;; 정말 솔직한 푸샘이다.;;


잠깐. 정호형 이야기를 덧붙이자.

형은 푸샘으로부터 영어과외를 받는다. 어느 날 우연찮게 형의 영어작문과 푸샘의 첨삭이 들어간 페이퍼를 보게 됐다.

작문의 내용은 대부분이 '술'이었다. 페이퍼를 보자마자 술내음이 나는 듯 했다.


‘아이 드렁크 예스터데이 니얼 홍대 for  14 아우얼스...

아이 ate 치킨 앤 파전...‘ 

  

<술과 정호형>

                                                                        

 

뭐 대충 이런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참을 보다가 난 눈을 의심했다.

 

문제가 된 부분이다.

"I went namisome.........because it means 'ackthemm'"

이 문장을 도저히 해석할 수가 없었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은지도, 토익이 900가까이 나오는 달옹이도 해석불가였다.


한참을 노려보던 우리는 한 순간에 폭소를 터뜨렸다. 극적으로 해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제 남이섬에 갔는데... 이런저런 일이 있었고.... 그런데 그 곳에 간 이유는 '액땜'하기 위해서다."


형은 진정 island를 몰랐을까? 그리고 '액땜'을 'ackthemm'으로 써야 했을까?

푸샘은 그간 얼마나 힘들었을까?

형은 아직도 홍대 앞 골방에 앉아, 모든 인간관계를 단절한 채 '파트 5',   1000 문제를 풀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암튼 요지는 이렇다. '푸샘은 말술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도 푸샘의 순수함이 좋았던 거다.


푸샘은 그렇게 철없는 오빠들과 5개월을 보냈다.

월례포럼, 책 모임, 엠티, 산행 등 홍보팀의 오빠들과 지내다 보니 짧은 시간에 속성으로 많은 인생경험을 했고,

고난에 맞서 살아가는 법과 인내심, 그리고 굳은 의지를 배웠을 거다.

뭐.. 한 층 성숙한 셈이다. 

 

 

<정독 도서관에서 날아오르는 푸샘>

 

                                                       

 

이제는 한결 여유로워 보이는 푸샘.

토익공부에, 리트준비에, 공채준비에 벌벌 떨고 있는 홍보팀의 오빠들과는 정말 다른 느낌이다.




[푸샘을 떠나보내며...]


푸샘을 마지막으로 본 그날, 우린 사진을 찍었다.

사무실의 인턴들 그리고 실장님과 함께...


인연이란 이런 것일까?

‘회자정리'면 '거자필반’이라던 경구처럼, 우린 푸른샘을 떠나보내는 일종의 숙명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었다. 


저.. 바다 건너 미쿡 보스턴으로 가는 푸샘.


‘푸샘은 막내이기에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공감의 기대주다.’ 라고 나는 3월에 끄적인 적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덧 이제는 공감의 우량주가 됐다.


초창기 푸샘에게 관심 갖던 고부장님이 요즘 뜸 하긴 하지만, 멀리서 마음으로라도 응원하고 있겠지..


푸샘은 잘 할 수 있을거다.

함께 했던 공감의 구성원과 인턴언니 오빠들이 항상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줬으면...

푸샘의 인생에 있어 소중한 한 페이지로 공감이 남아준다면, 그 이상 더 바랄게 있을까?

 

 

 

<지난 5주년 기념식 후>

 
                                                                 

 

푸른샘아~!

이름처럼 항상 맑고 푸르름이 샘솟는 사람이 되어주렴.

그리고..

잘가렴~^^

 

from. 공감의 인연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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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09.07.28 11:04
    현수야! 이 글이로구나! '푸샘'이란 친구를 처음본 날 10살정도의 나이차를 알려주자 갑자기 나를 '삼촌'(?)이라 불러 당황한 나로서도... 참 따뜻하고 좋은 글이다.^^
  • 프로필 사진
    2009.07.28 14:49
    허허. 감사함돠~!^^; 푸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