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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이 떠나가던 날' 1. (9기 인턴 김현수)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09.07.25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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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샘이 떠나가던 날>


"일 년에 한 번 정도 들어올 거 같아요. 음.. 왠만하면 안 오려구요."


아이는 입술을 꽉 깨문다.

그리고는 잠시 후 얼굴을 들어올린다.

다물었던 아랫입술에는 선명한 이빨자국이 새겨져있다.

달옹과 난 순간 푸샘의 눈을 읽었다.


크고 맑은 눈을 가진 아이. 그 안에선 작은 티끌하나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정신이 확! 든다.

그 깨끗한 눈동자 안에, 시커먼 산적 두 놈이 서 있다.

  

 

<산적 두 놈이 포식하는 모습> 

 

                                                              

 

놀란 가슴 쓸어내리는 사이,

그 아이는 다시금 살짝 웃으며 말을 이어간다.


"그래도 오빠들 결혼식 때 연락주세요. 꼭 참석하고 싶어요"

"하하. 그럴래? 비행기 값이 만만찮겠는데? 그럼 우리들 합동결혼식 해야겠다. 하하~"

달옹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을 받았다.


갈래길에 다다랐다.

푸샘은 걸어온 길 그대로 곧잘 가면 될 터였고, 우리는 이 곳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그만이었다.


"푸샘! 정호형한테 밥 얻어먹었다며? 나도 밥 사줄게. 뭐먹고 싶어?"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왜~ 한 번 시간내봐~ 맛있는거 먹자! 응?.. 응??"


달옹은 푸샘과 약속을 잡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듯 했다.

나도 가슴 한 언저리에 휑한 바람이 지나가는 걸 느꼈다.

  

 

<사다리 타는 푸샘>

 

                                                                     

 

딸을 키워 멀리 보내는 비와 애미의 마음 으로, 우리는 푸샘 가는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푸샘은 알까? 건드리면 부서질까, 만지면 때 탈까 애지중지 했던 우리의 마음을...

 

난 푸샘에게 책모임 도서 값을 10% 할인해 줬고,

달옹은 푸샘에게 시덥잖은 농담을 시도때도 없이 건내며 안면근육을 풀어줬으며,

정호형은 푸샘에게만 사진과 포토샵 비법을 전수했다.


오빠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등에 업고 인턴생활을 즐기던 푸샘은

2009년 7월 21일 오후. 그렇게.. 공감을 마지막으로 다녀갔다.




[푸샘... 그리고 위정호]


푸샘은 9기 인턴 중 최연소였다.


요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20 대 중후반의 언니오빠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다양한 이력을 가진 푸샘은

나이만으로도 주목 받기에 충분했지만, 인턴생활 내내 멋진 모습으로 우리를 깜짝 놀래키곤 했다.


이미 언급한바, 그의 유창한 영어실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대부분의 외국인 전화는 그에게로 연결됐고, 사무실에 들르는 외국인 통역 또한 그가 전담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푸샘을 유심히 지켜 본 정호형은 그로부터 약 두 달 간 영어과외를 받았다. 

 

 

<가운데가 푸샘과 위정호>

                                                               

 

물론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푸샘의 과외를 계기로 '영어완전정복'에 나섰던, 정호형은 지난 달 토익에서 목표점수에 약 5점이 모자라

7월 23일 현재, 모든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골방에 앉아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달이 정.말. 마지막이라며..


푸샘이 떠나가지만 않았더라면, 형은 한결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정호형에게 푸샘의 빈자리는 정말 크다.


푸샘의 인기는 공감의 인지도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유명 포털에서 ‘푸른샘’을 검색하면, 공감이 나오게 마련이었으니까...

얼마 전, 공감의 블로그를 개편하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

공감 블로그를 찾아들어오는 검색어 중 가장 많은 단어가 '푸른샘'이었다.ㅎ(물론 공감 구성원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네이버에서 푸른샘을 치면, 다양한 관련기사와 인터뷰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공감이 함께 보인다.

  

 

그러나 네이버에서 '위정호'를 치면,

'갑오개혁 때 중국에서 개혁파 김옥균을 죽인 홍종우가 붙잡혀 조선으로 들어올 때, 타고온 중국 군함'으로 설명된다.

한 마디로 '위정호'='중국군함'이다.


앞으로 정호형은 영어를 공부하거나, 웹서핑을 할 때 푸샘을 생각하겠지.

그 아이와의 소중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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