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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정신병원에서 발견된 여성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 승소 _ 염형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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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11. 30. 집을 나가 실종된 지 33년 만에 정신병원에서 발견된 장애인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단독 송인우 부장판사는 정신장애 2급 홍모 씨가 국가와 부산 해운대구를 상대로 낸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홍모 씨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경찰청 예규에 따르면 국가는 1991년 8월부터 보호시설에 수용돼 있던 홍씨의 인적사항 등을 전산 입력하고 조회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2007년과 2008년 잘못된 방법으로 홍모 씨의 지문을 채취하는 바람에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국가가 해야 할 의무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부산 해운대구는 관할하는 정신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한 홍모 씨의 지문조회를 요청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배상 책임의 발생시기와 관련하여 국가에는 1991년부터, 해운대구에는 2003년부터 발생하고, 그 시기 이전에는 근거법령이 없어 홍모 씨의 신원을 확인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위법행위로 가족을 찾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가족들과의 연락이 단절된 채 요양원·병원에 있던 홍모 씨가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은 분명하다며 피고들은 홍모 씨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1심 법원은 홍모 씨 가족이 가출·실종신고를 하지 않아 전산입력·수배 절차를 거쳤더라도 신원확인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홍모 씨가 자신의 이름을 김모 씨로 말하고 주민등록번호 등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점 등을 고려하여 국가 등의 책임은 20%로 제한하였습니다.

  당시 22살이던 홍씨는 1980년 1월 직장을 구하겠다며 집을 나가 같은 해 3월 광주에서 친언니에게 전화한 이후 소식이 끊겼습니다. 홍씨는 2년 뒤인 1982년 6월 부산진역에서 경찰에 발견돼 구청 공무원에게 인계되었고, 구청 공무원은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가족 관계 등을 정확히 말하지 못하는 홍모 씨를 행려병자로 보고 정신병원에 수용하였습니다. 이후 30년도 더 지난 2013년 12월 부산 해운대구청이 신원미상 행려자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지문 조회를 통해 홍모 씨의 신원을 확인했고 33년 만에 홍모 씨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간 가족들은 홍씨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무렵 사망했다고 생각해 홍모 씨에 대해 실종신고나 유전자등록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홍씨는 2015. 3. 17.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및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법률지원을 받아 “경찰과 지자체가 신원확인과 연고자 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번 국가배상 승소판결을 통하여 국민의 인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다시금 확인하고,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된 정신장애인들의 인권 신장을 하는 작은 단초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글_염형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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