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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법무부 기업 인권경영지침(안)』 공청회 참석 후기 _ 김여진 공감 30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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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26,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제2회 『법무부 기업 인권경영지침()』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본 공청회는 인권경영 표준지침 개발 연구의 주요내용에 대한 구정우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안수현 교수,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정우용 전무, 법무법인 광장의 이병화 변호사, 그리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의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은 법무부 상사법무과의 명한석 과장에 의해 진행되었다.

공청회 토론자로 참석한 황필규 변호사 (오른쪽 첫 번째) 

 

  법무부가 기업 인권경영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지침안을 작성하게 된 배경에는 국내외 몇몇 기업들의 환경 파괴 및 인권 침해 사례가 국제적으로 논란을 사게 된 것이 있다. 소비자들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불매운동을 펼치고 시민단체들이 당해 기업들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은 더 이상 그들의 기업활동으로 인한 인권에 대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평가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순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권보호 항목에서 우리의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 평균도 못 미친다는 부끄러운 평가 결과는 인권경영이 더 이상 등한시될 수 없는 사안임을 알려주었다. 현재 많은 해외 국가들이 인권경영을 법제화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인권경영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인권경영이란 무엇인가? 인권경영이란, 국제인권규범과 원칙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인권을 존중하고 개선시키려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노력이며, 인권리스크에 대한 실사 과정과 인권침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구제책을 마련하고 제공하는 활동이 주축을 이룬다. 법무부는 인권경영의 필요성을 통감한 뒤 기업 인권경영을 법제화하려는 의도로 인권경영지침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지침안의 구성과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권경영지침은 인권경영체계구축, 인권실사, 그리고 구제조치에 대한 큰 틀을 바탕으로 세부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인권경영체계구축은 기업이 인권경영위원회 또는 실무부서를 운영함으로써 해당 조직이 기업 내의 다양한 부처에서 인권을 존중하고 개선하는 협력의 과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인권실사란 기업 활동의 인권리스크를 식별하고 원인을 분석하며 자문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인권 침해 모니터링 및 예방과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지침안의 구제조치에 대한 내용은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기업 내 구제기구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들이 적절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본 공청회에서는 제1회 공청회에 이어 지침안의 가장 근본적인 취지에 대한 내용부터 지침안의 세부사항들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과연 인권경영지침의 법제화가 이루어지면서까지 기업들에게 지침이 강제적으로 부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였다. 안수현 교수는 법제화된 top-down 방식을 통해서 기업들이 인권경영체제를 유효화 시키는 것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기업들이 인권경영을 자발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bottom-up 방식을 제안하였다. 또한, 정우용 전무는 이미 CSR(사회적 책임 활동)의 공시규정으로 인해 기업들이 인권경영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권경영지침의 법제화보다는 현존하는 공시규정이 의무화하고 있는 개별 행위에 대한 강화를 하는 편이 낫겠다고 주장하였다.

 

  이 밖에도 인권경영지침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실사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 내 부서 및 조직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지침안에 따르면 인권경영 실사의 필수조건 중 하나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조직이다. 기업 조직도 내에서 실사조직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실사 과정은 실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이병화 변호사의 제언에 이어 실사 과정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루어졌다. 실사과정을 3단계로 상정하는 것이 정당한지, 결과를 공시하게 하는 것의 효과는 무엇인지, 허위 기술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의 부재도 추가로 생각해볼 거리가 되었다.

 

  인권경영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된 업무에 대한 우려는 기업조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토론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인권 매뉴얼과 법무부에서 실시하는 인권경영지침안의 차이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지적하면서 중복업무의 우려를 재차 표현하였다. 이에 발제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시하는 매뉴얼은 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 반면, 법무부가 제시하는 지침안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명확한 답변을 제시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필규 변호사님의 말씀처럼 법무부의 인권경영지침이 정부에서 발행하는 또 하나의 지침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침이 기업의 경제활동에 있어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지, 즉 인권경영을 실현시키기 위해 실효성을 갖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공청회에 참석하는 내내 가장 안타깝다고 느낀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인권경영지침이 기업들에게 강제적인 규제이자 또 하나의 업무부담, 그리고 책임으로 인식될 우려를 표현하는 토론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소비자와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한 기업들에게 되돌아간 또 한 번의 피해는 인권경영이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황필규 변호사가 토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해외에서 기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의 기업들이 해당 국가의 인권경영지침에 대해 몰라서 손해를 보는 경우는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법이 부재하여 외국의 기업들이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 인권경영의 실태를 역력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기업에게는 인권경영을 하지 않을 자유 또한 있다라는 한 토론자의 발언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에게 인권이 언제부터 선택가능한 것이었던가? 인권에 대한 존중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이제는 우리의 기업들도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글 _ 김여진 (공감 30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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