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현대판 노예’의 방관자들 - 잠실야구장 노예사건 항고 및 추가 고소·고발을 제기하며

본문

 

  지난 7월 31일, 공감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잠실야구장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벌어진 지적장애인 학대 및 노동착취 사건(이하 ‘잠실야구장 노예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검찰의 장애인 차별행태를 지적하고 시정을 구했습니다.

 

관련 글 : 지적장애를 이유로 수사과정에서 차별한 검찰에 대한 장애인차별진정 제기 _ 염형국 변호사

 

  이후 8월 21일, 공감은 잠실야구장 노예사건의 피해자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대리하여 가해자(피해자의 친형)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 결정에 항고하고 장애인복지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추가 고소·고발을 진행하였습니다.

 

8/21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 사건의 피해자는 잠실야구장 쓰레기 분리수거장의 컨테이너에서 밤낮 가릴 것 없이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곰팡이 핀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덜그럭거리는 틀니를 한 채 두 팔을 위로 들어올리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지만, 스스로는 그곳으로부터 탈출할 수 없었습니다.

 

  친형인 가해자는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힘들어서 그만두겠다’는 피해자에게 ‘오래오래 일하라’고 대답하였고, 오히려 기초생활수급자 급여, 장애수당 및 임금 등 피해자의 재산 전부를 착복하였습니다.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금액은 8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가해자는 이를 전세보증금 반환에 사용하였고, 자신의 배우자 명의로 적금을 들거나 집에 현금으로 보유하면서도 정작 피해자에게는 이따금 구정(舊正)때 5만원씩 쥐어 주는 게 전부였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가해자의 행위를 횡령의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라거나 ‘정기적인 보호’라고 해석하면서 불기소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심리평가보고서와 가해자의 횡령죄 관련 사실관계를 오해한 결론입니다. 불기소 처분에 대한 항고를 인용하고 재수사해야 합니다.

 

  나아가 ①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9 제2의2호 피해자에게 장애인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노동을 강요해 경제적으로 착취한 점, ② 같은 법 제59조의9 제3호 보호·감독해야 할 장애인을 유기하고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한 점, ③ 같은 법 제59조의9 제6호 장애인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점, ④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7조 제2항 인지장애 특성을 부당하게 이용해 불이익을 준 점, ⑤ 같은 법 제32조 제4항 장애인을 유기, 학대, 금전적으로 착취한 점 등 이전 수사과정에서 누락된 위법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학대 및 노동착취사건은 피해자의 지적장애로 인해 학대사실 입증이 쉽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이러한 사건을 인권침해이자 범죄행위가 아닌 단순 임금체불사건으로 처리하는 등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잔혹한 현실에 일조해왔습니다. 애석하게도 현대판 노예사건이 반복되는 원인은, 지적장애인 동생을 쓰레기장 가운데 컨테이너에 방치하면서 유기·학대하고 12년간 피해자에게 지급된 모든 금품을 가로채 온 가해자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사건 가해자는 피해자의 재산을 본인이 관리·보관한 이유에 대하여 ‘노후자금을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응급구조 되기까지 학대와 노동착취 속에 무일푼으로 방치되어 있던 피해자는 그사이 환갑(61세)이 되었습니다. 현대판 노예사건의 방관자들이 누구인지 생각해봅니다. 부디 이 사건의 국가인원위원회 진정, 검찰 항고, 추가고소·고발이 법에 따라 공명정대한 수사와 결과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글 _ 조미연 변호사

[관련 글]

에이블 뉴스 / 지적장애인 노동착취 불기소, 불복 항고 

KBS / “‘잠실 야구장 노예 사건’ 불기소는 말도 안 돼”…장애인 단체, 검찰에 항고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