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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가 후기] 공감 29기 자원활동가 대담_김희정, 류아정, 문옥훈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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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한 자기소개와 슈퍼바이저 소개를 해보아요!

아정: 안녕하세요, 저는 29기 자원활동가 류아정이고, 김지림 변호사님과 함께 일했습니다. 김지림 변호사님은 성 소수자, 난민 이주민, 그리고 국제법 영역을 맡고 계십니다. 림변님이 참 살갑고 사람을 잘 챙기는 분이라고 자주 생각했고, 공감 구성원분들 중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으신 분이라고 느꼈어요. 법에 도전하거나 시험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합리적이되 법리에 구애를 받지 않고 여러 가지 상상을 하시는 연구자의 태도를 지니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희정: 저는 29기 자원활동가 김희정입니다. 제 슈퍼바이저 변호사님은 장서연 변호사님이셨습니다. 장변님은 주로 성 소수자와 이주 난민 인권 분야를, 올해부터는 빈곤 복지 분야까지 맡으셨고, 저는 빈곤복지 분야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장변님은 검사로 일한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예리하게 핵심을 짚어내시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젊은 감각이 있으셔서 대화도 잘 통했습니다. 여러 운동을 즐겨 하시는 등 변호사 업무 외에도 다양한 취미 생활을 균형 있게 즐기시는 분이십니다.

옥훈: 저는 29기 자원활동가 문옥훈입니다. 제 슈퍼바이저는 김수영 변호사님이셨습니다. 맡으신 분야는 취약노동과 장애인권 분야입니다. ‘노조 메이커’라는 별명이 있으신 것처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아직도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열악한 지위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활동을 해오고 계십니다. 그리고 김변님은 공감 공식(?) MC로서 공감 행사에서 종종 사회를 보시고는 하는데, 말씀하시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시지만 또 그만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하시는 따뜻한 분이십니다.

Q2. 맡은 업무 요약 및 가장 기억나는 업무 한두 개

옥훈: 제가 가장 많이 했던 건 리서치예요. 변호사님께서 진행하고 계시는 소송이나 프로젝트에 필요한 판례, 언론 기사, 논문 등 다양한 자료들을 요약해서 전달하고 이에 대해 같이 토론도 하는 게 주 업무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는 기간제교사 노조 설립에 관한 일이에요. 현재 기간제 선생님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분들의 노조가 필요한 상황인데 행정당국에 의해 가로막히고 있는 상황이에요. 변호사님께서 이분들을 돕고자 하시는데 이에 필요한 리서치를 도왔어요. 그 과정에서 노조법과 관련된 많은 문헌을 접했는데, 개인적으로도 노조가 왜 필요한지, 노조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됐고 우리 행정부와 사법부의 경직된 태도에 분노도 많이 느꼈습니다. 

희정: 장변님께서 맡으신 소송이나 주목하고 계신 사건, 혹은 빈곤 복지나 성 소수자 인권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 등을 리서치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습니다. 또 장변님은 ‘이주민주거권네트워크’나 ‘성소수자가족구성권네트워크’ 등에 소속되어 계셔서 외부 협업을 많이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함께 외근을 나가 외부 회의나 세미나 등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는 제일 처음으로 한 리서치입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8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구걸 행위 금지조항에 관해 리서치했었는데요. 이 조항은 비자발적 빈곤 상태에 놓여있는 홈리스의 구걸행위를 범법행위로 간주하는 ‘빈곤의 범죄화’의 대표적인 예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잘 모르던 주제였지만 여러 기사자료와 논문을 조사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이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정: 저는 해본 업무가 되게 다양해요. 군형법 92조 6항에 관련된 작업도 했고, 이집트 난민 가족 등 이주민/난민 케이스와 관련된 리서치도 했어요. 이 두 분야는 제가 이미 익숙한 분야였던 데에 비해 국제법 관련된 업무는 낯설었는데 결론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아요. 가령 한국인 중 동남아 국가에 회사를 설립하고는 임금을 체불한 채 한국으로 도망 오는 사건들에 대해 림변을 포함한 변호사님들께서 고발장을 쓰셨는데요, 그런 초 국경적인 사건들과 그에 대응하기 위한 연대의 방식들이 인상 깊었어요. 한편 림변님께서 그 고발장 검수와 팩트체크를 맡기셨을 뿐 아니라 이후엔 인권위 진정서, 유엔에 보고하는 한국의 난민 실태에 대한 보고서의 한 섹션의 초안을 제가 써볼 수 있게끔 해주셨어요. 제가 하는 일들이 중요한 일에 쓰이거나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일하면서 되게 즐거웠어요. 한편 가장 좋았던 작업은 림변님과 함께 한 난민 영화제 기획단 활동이었어요. 공감이 난민인권네트워크 소속 단체다 보니까 난민영화제에 워킹그룹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림변님이 “아정씨도 이런 다양한 걸 해보면 좋겠네요!”라고 하셔서 제가 엄청 신이 났었고 바로 함께 준비하게 됐어요. 림변님께서 제게 많은 기회를 주시려고 하고 맞춤형 배려를 해주셔서 정말 좋았네요!

Q3. 슈퍼바이저와의 케미, 생각나는 일화는?

아정: 각 슈퍼바이저 변호사님이랑 그와 함께 일하는 자원활동가 둘이 되게 느낌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옥훈과 김변님은 부조리한 것에 정직하게 분노하는 반응을 하다가도 정답고 자잘한 수다 떠는 걸 참 좋아하고, 희정과 장 변호사님은 둘 다 화끈하면서 따뜻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되게 우물쭈물 수줍어하는 느낌이 비슷하고. 딱딱 닮게 맺어진 것 같아요.

희정: 저와 장변님과의 케미는 엄청났다고 생각해요.^^ 저의 자율성을 존중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업무 내용의 범위를 제한하시기보단 충분히 리서치하게끔 해주셨고, 제 나름대로 써 본 검토 의견서에 대해서도 열린 시각으로 바라봐 주시면서 피드백을 주셨어요. 그러면서도 제가 놓치고 있는 쟁점들을 짚어주시는데 그런 것들이 저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업무 외에도 유머 코드나 포차 감성같이 통하는 게 많다고 느꼈습니다. 장변님과의 일화로는, 장변님께서 맡으신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생 징계처분 무효확인 소송 재판을 방청했던 적이 있습니다. 소송과 관련된 리서치 업무를 하고 나서 방청을 가보니까 재판에서 핵심이 되는 쟁점들이 더 잘 와닿았어요. 공감 사무실에서와는 다른, 더 카리스마 넘치는 장변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기도 했고요.

아정: 저도 림변님과의 케미가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서로 시민단체에 공통된 지인들도 있고 관심 분야도 비슷해서 삶과 세상에 대한 자잘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참 재밌었어요. 계속 새로운 일을 벌이고 시험하는 것도 되게 비슷했죠. 한편 난민 영화제 때에는 제가 기획팀에서 꽤 의견을 많이 냈어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오가서 가끔 누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아무도 기억을 못 할 때, 림변님께서 제가 했던 얘기가 언급되면 “아 그거 아정님이 제안해주셨던 건데 엄청 괜찮지 않아요?”라고 해주실 때가 많았는데 기억하고 챙겨주시는 게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퀴어퍼레이드가 취소되어야 한다며 반동성애 진영, 혐오 세력 측에서 운영진을 고소한 일이 있었는데, 장변님과 림변님이 퀴퍼 측 대리를 맡아 승리를 했고 그래서 퀴퍼가 무사히 진행됐어요. 림변님이 저랑 함께 분노하면서 얘기하던 일인데 딱 깔끔한 승리를 거두시고 난 후에 저희가 퀴퍼에서 가서 만났고요! 같은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같은 것을 즐기면서 공사를 넘나드는 쾌감을 많이 느꼈어요. 꼭 다시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옥훈: 다들 케미가 좋았다지만 ‘저만했겠나’란 생각이 드네요. 사실 처음엔 조금 낯설었어요. 그런데 첫날 다들 긴장해서 책상에 앉아있는 와중에 김변님만 저를 따로 불러내서 마치 형처럼 저를 엄청 편하게 풀어주셨어요. 그 이후로도 제 얘기를 정말 잘 들어주셔서 대화하기가 참 편했죠. 또 김변님과 저는 공감하는 포인트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어떤 사건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지점들이 겹칠 때 그런 느낌을 받았죠. 예를 들어, 우리 법원은 해고 상태의 노동자들은 교섭의 상대가 없어서 노조를 결성할 ‘실익’이 없으므로 노조 설립을 허용해줄 수 없다고 말해요. 그런데 저는 노조할 권리는 실익과 관계없이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해서, 이런 법원의 태도가 부당하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변호사님께서 멈칫하시더라고요. 공감 활동을 하시면서 항상 느끼시는 게,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당연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훨씬 많으시대요. 그런데 제가 딱 변호사님이 공감하시는 말씀을 드렸는지 갑자기 먹먹해지시는 걸 느끼셨나 봐요. 그래서 저도 그때 깊은 울림을 느꼈었죠.

Q4. 자원활동가로서의 경험, 자원활동가 간 케미?

옥훈: 케미에 대해 얘기하자면, ‘월수팸’이 떠오르네요. 저를 비롯해 월요일과 수요일에 출근하는 활동가들을 부르는 말이죠. 사실 처음 OT할 때만 해도 분위기가 딱딱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친해졌어요.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고, 착하고, 다들 농담하기도 좋아했으니까요. (희정: 얼마나 진지한 사람들인데~) 사실 진지한 적은 별로 없었고…그래서 좋았죠. 같이 있는 사람들하고 친해지지 않았다면 진작에 지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자원활동가 테이블이 따로 있는데, 그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을 때랑 다른 자원활동가랑 앉아있을 때랑 느낌이 참 다르거든요.

아정: 저도 월수 출근을 하면서 점심시간이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 옥훈, 성민 그리고 저 셋이 출근할 때마다 점심시간 20분 전부터 뭐 먹지 뭐 먹지 속삭이면서 함께 고민했어요. 그래서 결국 어느 날엔 성민의 공책을 펴서 거기에 먹고 싶은 걸 다 적은 거예요. 깡통만두부터 분짜, 칼국수, 부대찌개까지 그 동네에서 찾을 수 있는 맛집은 다 검색하고 발굴해서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결국 거의 다 갔고!

희정: 그게 자원활동가들 사이에서 맛집 리스트로 암암리에 퍼졌잖아요.

아정: 맞아 화목, 수금 팀에도 다 퍼지고.

옥훈: 심지어 신입 변호사님들 사이에서도 금방 확산이 됐죠.

희정: 저도 공감 출근해서 일한 다음 점심시간에 맛있는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일주일의 낙이었습니다. 대부분 로스쿨 진로를 생각하고 있어서 생각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대화해보니까 다들 관심 영역도 다르고 고민하는 부분도 다르더라고요. 오히려 각자의 개성과 관심사를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공유하고 설명해주는 등 일 관련 대화부터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 등 많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Q5. 공감 자원활동을 통해 얻은 것?

아정: 우선 공감 자원활동은 현실과 법과 제가 지금 하는 학문을 버무리는 기회였다고 느껴요. 공감은 현장하고 분리되지 않은 법 활동을 하는 데라서, 여러 가지를 두루 경험해본 게 가장 좋았어요. 여태 법조계에 대한 실망만 많았었는데, 정말 사람을 위한 법을 하는 현장에 직접 발 담가 본 것이 감동적이고 정말 소중했고요. 한편 또 얻은 것은 함께 오래갈 감사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대학생이 된 이후 새로운 집단에서 마음에 드는 새로운 사람을 찾는 게 진짜 힘든데 말이죠. 수료식 날에, 어떤 집단을 떠나면서 마음이 먹먹해지는 게 참 오랜만이었어요.

옥훈: 첫 번째는 꿈을 구체화하게 된 것이요. 막연히 좋은 일 하고 싶다는 물감이 번진 듯이 희미한 생각만 있었는데, 공감에 와서 내가 어떤 일을 하면 그걸 달성할 수 있을지 그 모습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두 번째는 공감 구성원들과 함께 생활해 본 경험 그 자체예요. 나중에 고민이 생기거나 갈림길에 섰을 때, 이런 좋은 분들과 함께 있었던 이 경험이 저를 잘 이끌어주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냥 책에서 봤더니 누군가 그런 활동을 하고 있더라’고 막연히 아는 것과 ‘우리 김수영 변호사님께서 공감에서 그런 일하고 계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나아갈 때 공감이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자원 활동이 아니었다면 얻지 못했을 소중한 선물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희정: 저도 법조인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법과 실제 삶의 현장이 동떨어져 있다는 것에 실망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쓰이는지 가까이에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망감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고 있던 때에 공감에 와서 일하게 되었는데요. 공감에서 느낀 것이, 공감이 매개가 되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된 삶과 법을 연결해주고 있었습니다. 법에 대한 실망감이 확신으로 바뀌었던 지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5개월이 지나고 나서 저 자신을 돌이켜봤을 때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제 사고의 깊이와 시야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그건 아마도 많은 대화를 나눴던 공감 구성원들과 자원활동가들의 영향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더 오래오래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글_ 29기 자원활동가 김희정, 류아정, 문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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