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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의 변]방송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2부 : 방송노동자들의 노동관계에 관한 법적 쟁점과 개선방안_ 김수영 변호사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변

by 동-감 2019. 7. 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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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방송 산업은 비정규 노동이 일반화되어있습니다. 이번 공변의 변은 방송산업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살펴보고 쟁점과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작성되었습니다. 1부에서 방송 노동자들의 현실을 초래한 법제도적 원인을 알아보고, 2부에서 쟁점과 개선방안을 소개하려 합니다.

방송노동자들의 노동관계에 관한 법적 쟁점 

방송 분야의 주된 고용형태는 방송제작분야의 외주화로 인한 간접고용이다. 방송 외주제작을 위한 인력은 개별적인 프리랜서 계약을 맺거나 제작팀을 구성하여 제작 프로그램별 도급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중 개별 프리랜서 계약은 방송노동자가 방송사·제작사와 개별적으로 방송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 중 일정한 업무를 분담하는 형태로서 계약의 외관은 고용계약이 아닌 업무위임, 사무위탁의 법률관계로 나타나고 계약상 지위 역시 프리랜서 또는 자유직업소득자라는 명칭을 취한다. 제작사 또는 방송사는 개별노동자와 직접 계약을 하면서, 업무와 관련한 각종 협의, 회의, 업무보고 등을 계약의 내용으로 요구하고 있어 상당한 업무지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 프리랜서 계약 대상자들의 노동자성이 법적 쟁점이 된다. 이때 노동자성 여부를 판단하는 법적 기준은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 여부를 중심으로 종속적 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형성되어있다.

제작팀별 도급계약은 이른바 턴키계약으로 불리는데, 제작사 또는 방송사가 작업공정 일부를 제작팀 단위로 용역을 주는 형태를 취한다. 제작팀의 인적 구성에 대해 계약자인 팀장에게 채용 및 팀원 선택의 재량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일정 인원수 확보 의무, 구성된 팀원의 임의변경 금지 등을 통해 제작팀 구성원에게 대한 통제관리 및 사실상 업무수행을 관리하는 구조인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는 위장도급 여부가 법적 쟁점으로 나타난다. 위장도급 여부를 판단하는 법적 기준은 도급인의 지휘명령 내지 지휘감독 정도가 핵심이 된다. 결국 현장에서 방송사 내지 제작사의 지휘감독의 정도가 노동자성과 위장도급 여부를 판단하는 일응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방송업계에서의 노동자성을 다투는 사안이 늘어나는 가운데 노동위원회 및 법원에서 방송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례가 축적되고 있다. 하나의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인 지휘감독이 없을 수 없고 그러한 조건들은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한 지휘감독의 존부를 확인시켜주는 세부 근로조건들은 사용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결정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별 사안들의 노동자성 인정 판례가 축적되는 것만으로 방송 산업의 고용문제가 개선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팀별 도급계약의 경우에도 현재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계약서들에서는 사용종속성을 뒷받침하는 조건들이 명시적으로 삽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나, 이러한 조건들이 위장도급의 근거가 되기 시작하면 얼마든 계약 조건은 변경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관련하여 2018년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드라마 제작인력 177명 중 157명에 대한 근로자성이 인정되었지만, 동시에 외관상 도급계약을 취하고 있던 팀장들은 독립적 사업주로 분류되었던 사실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방송사나 제작사로 하여금 방송제작 공정을 더욱 분절화하고 인력뿐 아니라 시설과 설비 등의 독립성을 선명하게 하는 방식으로 수급업체에 대한 계약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성도급화를 시도하거나, 자회사를 통한 재하도급과 같은 중층적 고용구조를 만드려는 유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모색과 실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활동으로 기획소송과 입법활동을 고려할 수 있다. 기획소송의 경우 승소가능성이 높은 사례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방송제작의 후반작업에 투입되는 인력들은 대개 편성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일정한 장소에 묶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 아래 고정된 근로시간을 준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소 제기를 고려할만 하다. 다만 소송을 통한 개선노력은 개별 판결을 통해 정립되는 노동자성 판단 기준들이 사용자의 일방적 결정으로 쉽게 변경될 여지가 있다는 한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입법활동의 경우 방송관계법들의 미비점들, 특히 고용효과를 고려하는 입법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관련하여 2017. 12. 19.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5개 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주요 내용으로 외주제작사와 방송사 간 계약 시 준수사항으로 제작시간계획표, 제작비 산정 및 지급방식, 저작권 귀속에 관한 규약을 작성하도록 가이드라인 마련, 이를 준수할 법제화 검토, 외주제작 시 저작권 보유에 대한 합의조항 유무에 따라 방송법상 순수외주제작 편성비율을 증감하는 방안, 방송사가 외주제작사에 불합리한 협찬배분, 저작권 양도강요, 계약서 작성거부를 할 수 없도록 금지의무를 명문화하는 방안등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종합대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방송법 제17)시 평가요소에 방송사별 자체제작단가 제출, 외주제작인력 산업안전대책 수립, 외주제작인력의 인권선언문 제작 및 준수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출하였다. 이 같은 종합대책방안은 방송제작인력의 노동법적 지위와 권리를 중심으로 한 대책이 아니고 방송사와 제작사 간 제작비, 저작권, 협찬요구 등 불공정 계약을 개선하려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한계를 보인다. 그마저도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평가의 총점 1000점 중 제작인력관련 사항을 모두 합하더라도 2~30점을 넘지 않는 수준에 불과하여 재허가 기준이 되는 650점을 얻는데 실질적인 영향력이 없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따라서 공정거래 관점에서의 개선방안에 포괄되지 않는 노동법적 보호방안을 근본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방송관계법에 방송제작인력에 대한 노동법적 지위를 명시하고 노동권 보장의 법제도적 기초를 분명히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방송분야의 고용형태별 보수현황, 복지수준, 근로환경에 관한 실태조사 및 통계 작성의무가 방송산업기본계획에 명시되어야 한다. 정기적인 자료조사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노동법적 보호 가능성을 타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제작비에서 제작지원인력의 인건비 구성이 왜곡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총 제작비 기준으로 제작지원 인건비의 최소비율과 특정 제작비 항목의 최고한도 등을 설정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기획소송과 입법활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집단적 교섭을 통한 변화 모색이다. 관련하여 2019. 6. 18. 이른바 4자 협의체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상파방송사(KBS, MBC, SBS), 제작사협회, 언론노조, 희망연대 방송스태프지부가 모여, 드라마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 논의를 해온 결과, 방송스태프에게 표준근로계약서를 적용하며 방송스태프 표준인건비 기준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던 것이다. 비록 지상파 방송에만 국한되는 합의지만, 방송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턴키계약 관행을 변화시키는 한편 제작비 구조를 개선하려는 구체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방송스태프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방송스태프노조가 논의 당사자로 함께하였다는 점은 집단적 교섭을 통한 변화에 매우 중요하고 주요한 시작점으로 평가된다.

기획소송이나 입법활동, 그리고 집단적 교섭이라는 세 가지 방향의 모색과 실천이, 그간 방송 산업의 발전방향 논의에서 소외되었던 고용관계에 대해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로 귀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_김수영 변호사

 

◎ 방송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1부 : 방송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그 제도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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