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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삶을 살지만,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 2016 공감 여름 인권법 캠프 참가기_채홍윤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공감이 2016.08.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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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공감과의 두 번째 만남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이 책은 나와 공감의 첫 만남을 주선해 주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에게 공감에 대한 짝사랑을 안겨주었다. 당시 나는 앞으로 변호사가 되어 사람을 섬기겠다는 패기는 넘쳤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밑그림을 못 그리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 접속하여 ‘인권’, ‘변호사’라는 키워드를 무작정 검색했다. 그 끝에 찾아낸 이 책은 내게 보석과도 같은 존재였다. 아직은 내가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엄연히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람들의 삶을 위해 함께 싸우고 이겨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내 마음 한구석에 아련히 새겨졌고, 그 후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조용한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 원동력이 서서히 잊혀갈 즈음.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띄었다. ‘공감’이 주최하는 ‘2016 여름 인권법 캠프.’ 이 포스터를 보자마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본 듯이 반가움이 밀려왔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그 친구와 함께 꿈꾸고 설렜던 그 마음이 반가웠다. 어머, 이건 꼭 가야 해. 신청접수 날짜를 매일같이 기다리다 시작일 아침 10시경에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마감통지를 받았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요새같이 자기 살기 바쁜 시대에 누가 인권에 관심 있을까?’ 하는 생각에 느긋하게 신청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히 나중에 몇 분께서 감사하게도 비켜(?)주셔서 무사히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오히려 더욱 기대되었다. 신청일 당일 아침에 접수한 나도 떨어질 뻔했을 정도로 엄청난 열의를 가진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공감인권법캠프 오리엔테이션▲ 오리엔테이션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 첫째 날

 

긴장된 마음으로 서울여성플라자에 들어섰다. 등록을 하고 내가 속한 4조의 자리로 갔다.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내 정신도 집에서 오지 않은 것 같다. 누군가 왔다. 인사를 한다. 착한 사람인 것 같다. 또 착한 사람이 온다. 긴장된다. 다시 새로운 착한 사람이 온다. 더 긴장된다. 점점 더 긴장되지만 그 긴장의 원인은 점점 또렷해진다. 그래, 나는 지금. 내가 지금껏 꿈꿔왔던 내 모습에, 한 발짝 더 성큼 다가선 것이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1박 2일의 캠프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모두가 등록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간단한 캠프 소개를 들었다. 하지만 아직은 서로 많이 어색한 상태였다. 그 어색함을 깨기 위해 새나라 둥지나라 게임, 몸으로 말해요 게임 등을 했다. 나는 사실 친한 사람들과도 게임을 하면 어색해지는데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하려니 엄청난 손발오그라듦 증세가 몰려왔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들 즐거워하고 점점 웃음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 참여마당 프로그램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참여마당 프로그램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차별은 공기다?

 

차별을 언어적, 물질적, 제도적 등등의 구체적인 것으로 정의하면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의 차별은 차별이 아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란다. 아무도 나를 상관하고 있지 않지만, 이 세상 모두가 날 밀어내고 있는 듯한 그 공기. 그래서 겪는 숨막힘이,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차별들이 내뿜는 독소의 결과인 것이다.
 
그런 생활 속 차별들을 공익광고나 실제 사례에 대한 역할극을 통해 살펴봤다. 실례로 공익광고에 나오는 이주여성은 항상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객체의 모습일 뿐이었다. 또한,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친구가 옷가게에 갔다가 제지당한 사례에서, 그 상황에서조차 장애인은 자신의 주장을 펼칠 기회도, 대화의 상대도 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았다. 나는 나름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이 겪은 숨막힘의 요인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매우 소름 끼치게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나도 그들을 밀어내고 있던 이 사회의 한 조각일 뿐이었다.

 

▲ 참여마당 프로그램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참여마당 프로그램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장애인복지법 2조 1항에는 장애인을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전력청 광고를 통해 이 정의가 얼마나 의미 없는 말에 불과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광고에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중심의 가상사회가 등장한다. 모든 것이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 맞춰진 사회이다. 그래서 그 사회에서는 소위 ‘일반인’들이 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결국 문제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을 제약하는 진짜 요인이었을까. 그건 바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내가 속한 정체성에만 맑은 공기를 끌어오고 싶었던 차별의 마음은 아니었을까. 최근 일어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누군가를 위해 그것을 구입한 결과가 비극으로 끝나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강연을 들으면서 그 사건이 문득 떠올랐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들을 위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안의 위선과 무지로 인해 오히려 그들을 숨막히게 하는 '가습기 살균제'와도 같은 모습으로 다가가진 않았는지 한 번쯤 돌아볼 일이다.

 

 

“왜 아동인권을 선택했어요?”

 

조원의 질문에,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지만, 마음속에 떠오르는 말을 하기로 했다. “아, 그냥. 아이들이 좋아서.” 이 대답을 하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답 자체가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밝고 귀여운 얼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든 앞뒤 재지 않고 무작정 달려와 사랑을 표현하는 그 순수함이 너무나도 귀하다. 그래서 그런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그것들을 이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러나 이 강연을 통해 만난 아이들은 세상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아이들이었다. 부모가 이주 노동자라는 이유로, 미혼모라는 이유로 말이다. 세상의 그 어떤 이유로도 이 아이들이 귀한 존재이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데. 보이지 않는 어른들의 이해관계를 상대로, 이 아이들은 힘겨운 싸움들을 해나가고 있었다.

 

▲ 주제마당 '아동인권' 강연중인 소라미 변호사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주제마당 '아동인권' 강연중인 소라미 변호사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특히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법적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아이들은 교육이나 복지, 병원치료 등등의 생존과 관련된 기본적인 혜택조차 받지 못했다. 나에게는 우리나라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생소했다. 소라미 변호사와 공감에서는 이런 아이들이 사회 제도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을 애초에 방지하기 위해 모든 아이의 출생신고를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도’라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이 제도는 아동의 ‘출생등록권’을 보장하도록 명시하는 UN 아동권리협약 제7조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부디 이러한 노력이 모여 어른들의 이해관계가 아닌 한 아이의 소중함이 우선이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 보편적 출생등록 캠페인 바로가기 http://ubrkorea.org/ )

 

▲ 주제마당 '아동인권'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주제마당 '아동인권'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다양한 이들이 만나는 지점

 

첫날의 마지막 일정. 처음에는 다들 어색하게 둘러앉았지만, 이내 온 국민의 연결고리인 치킨에 힘입어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참 다양한 전공, 다양한 경험, 다양한 생각들과 다양한 가치들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불태울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의 공통점, 바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은 같은 마음 덕분이었다.
 
공감 구성원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그동안 공감에서 지내왔던 이야기,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다는 이야기 등 실제 일선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의 생생한 이야기들이라 다들 흥미롭게 경청했다. 또한, 밤늦게까지 캠프 참가자들이 각자가 살면서 경험했던 부조리함, 각자가 생각하는 사회에 관해 이야기했다. 나도 나름의 사회경험이 많아서 많은 부조리함을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회가 가진 부조리함은 정말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이야기들은 점점 고조되었고, 특히 페미니즘에 대해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 참여마당 프로그램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참여마당 프로그램 참여중인 참가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나는 부끄럽지만,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입으로 직접 이야기하는 사람을 그날 처음 보았다. 그리고 그동안 페미니즘에 관해 관심이 없었다. 남자든 여자든 하나의 귀한 영혼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면 모든 것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하나의 사회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피할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공부하고 알아야 그것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내가 그것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날의 토론은 나의 안일한 사회인식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시간이었다.

 

 

# 둘째 날

 

평범한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

 

구의역 사고, 아파트 경비원 자살, 남양주 건설현장 사고. 이 사건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노동’과 관련된 비극이라는 것이다. 노동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활동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생활을 자급자족하기 위해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점차 사회가 고도화되고 경제의 논리에 지배되면서 금전적 보상을 위해, 때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력을 가지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노동을 제공하게 되었다. 노동은 사람의 신체와 생명이 달린 문제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다른 가치들은 다시 창출하거나, 없어지면 그만이지만 사람의 신체와 생명은 하나뿐인 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각종 노동과 관련된 사고를 당한 사람 중, 누구도 자신의 안전을 소홀히 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은, 이들이 결코 통제할 수 없었던 외부적 환경과 구조가 아니었을까. 한 사람의 소중한 삶이 최저가 입찰, 자본의 효율성, 수익 극대화 등으로 표현되는 경제의 논리로부터 짓밟히는 현실 속에서 그 자본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파견법으로 시작하여 하청에 재하청이 꼬리를 무는 각종 사업의 끝에는 결국 노동자가 서 있다. 그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요, 친구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또 하나의 나 자신이며 우리다. 누가 그 꿈을 짓밟을 자격을 가졌는가.

 

한국언론과 인권감수성
 
나는 기자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이 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와 사진을 배포하고, 특히나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 기사제목으로 독자들을 낚는 모습은 정말이지 기레기라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게 한다. 최근 기사들만 보더라도 ‘OO녀, OO맘, OO남’ 등등의 자극적 프레임을 만들어 모든 이해관계가 그 단어 하나로 쏠리게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최근 경찰관의 인면수심 행위에 대한 기사가 ‘여고생 성관계’라는 제목들로 도배되는 것들을 보면서 내가 지금 신문을 보는 건지, 포르노 사이트를 들어왔는지 모르겠는 혐오감을 느꼈다.
 

▲ 강연중인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강연중인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권석천 논설위원은 이런 현실에 대해 자신도 기레기라는 것을 인정한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우리에게 ‘기자는 이래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보다는 당신의 삶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우리와 함께 자신의 후회들을 나누었다. 그럼에도 언론이 이 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일반 시민인 우리는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요소를 ‘인권감수성’이라고 한다. 이 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은 명문대 수석의 능력도, 단지 착하기만 한 성품도 아닌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마음’이라고. 그것이 없는 채 사회 각계각층에 위치하게 되면 세월호나 메르스 사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찢어 놓는 일이 생겨도, 그들을 숫자나 한낱 보고서의 내용 따위로 여기는 공허한 눈빛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수업을 다 마친 어느 날 저녁. 참 외로운 날이 있었다. 남들은 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놀러 가거나, 취미를 즐기러 갔을 때 나는 혼자 도서관에 있다가 잠깐 쉬러 나왔다. 벤치에 앉아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발버둥 친다고 과연 바뀌는 게 있기나 할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을 때 학내 라디오 방송에서 구의역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구의역 사고. 신문에서 본 적 있었다. 제목만 보고 내용을 읽으면 마음이 아플까봐 그냥 덮어 두었다. 또 한 노동자가 안타깝게 죽었구나. 하지만 나는 그 노동자가, 19살의 꿈 많았을 아이라는 것을 그날 라디오를 듣고 처음 알았다. 눈물이 났다. 너무 미안해서. 살아있었다면 지금 나와 같이 학교에 다니고 수다를 떨고 삶을 계획했을 친구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날의 그 뜨거운 마음은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구의역 사고를 어떻게 자기 자식의 일이라고 생각하겠느냐는 한 ‘엘리트 관료’는 참 불쌍하다. 그는 과연,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다른 사람을 향한 뜨거운 슬픔을 느껴본 적이 있었을까. 나는 그들이 말하는 위선자이거나, 권석천 논설위원이 말하는 인권감수성을 가진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위선자이든, 인권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든 한 사람의 죽음을 위해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은 이 사회에 꼭 필요하다. 나에게 아직 그런 위선이 남아있음에 감사한다.


1박 2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짧은 줄 몰랐다. 일정표에 빼곡하게 적혀있던 프로그램들이 언제 다 지나갔는지.... 이 귀한 시간과 만남이 지나가는 것은 아쉽지만, 그 과거들을 품고 다시 현재를 살아가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다.

 

 

# 에필로그 – 공감이 이번 캠프에서 만들어 준 세 가지 키워드

 

① 만남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공감 캠프를 통해서 많은 어마어마한 일생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삶들은 각기 달랐지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나는 이런 만남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붓’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색깔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그 그림은 더 아름답고 풍부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너무나 귀한 만남이었던 4조, 권윤지, 이경민, 이소은, 이지원, 진혜빈, 최예령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감사를 전하고 싶다.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4조 조원들 @ 2016 여름 공감인권법캠프

 

②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마음 사이의 연결고리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을 가끔 내게 던진다. 그 대답 중 하나가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차가운 머리는 냉철한 판단과 이성, 지식의 영역이고 뜨거운 마음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이해, 공감의 영역이다. 너무 차가운 머리에만 신경 쓰는 것 같다면 혹시나 마음까지 차가워지지는 않았는지, 너무 뜨거운 마음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면 혹시나 머리까지 뜨거워지지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치열한 머리싸움과, 그 세상을 살아갈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동시에 갖는 것. 공감 캠프는 이 머리의 영역과 마음의 영역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어주었다.

 

③ 꿈, 마케팅
 
공감 캠프는 서로가 만나 각자가 품고 있는 귀한 꿈을 마케팅 하는 설렘의 장이었다. 나 또한 지금껏 소중히 키워온 나의 꿈을 그들과 함께 나누었다. 나는 올해 스물아홉 살이다. 그리고 올해 학부 신입생으로 북한학을 전공하려 대학에 입학했다. 내 꿈은 사람과 세상을 섬기는 것이다. 가장 높은 자가 가장 낮은 곳에서 섬기고, 가장 낮은 자가 가장 높은 곳에서 섬김을 받는 반전의 사회, 역설의 사회를 꿈꾼다. ‘변호사’는 그것을 이뤄가는 데 필요한 많은 도구 중 하나이다. 단기적으로는 탈북자 인권변호사가 되어 통일의 마중물인 그들을 돕고, 정착하는 데 함께 힘쓰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그들과의 소통을 토대로 통일될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연구하고 싶다. 그래서 가장 약한 자가 가장 강한 자에게 섬김을 받는,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발휘하며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공감 캠프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각자의 꿈을 마음껏 마케팅 할 귀한 기회가 되었다.

 

# 마무리

 

공감 캠프 참가는 최근에 내가 한 선택 중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누구든 내게 그 캠프 어땠느냐고 물어봤을 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확실한 건 나는 분명 성장했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더욱더 많은 사람이 그곳에 모여서 같이 성장하고 나아갈 기회를 얻게 되었으면 좋겠다.

 

 

글_채홍윤(공감 인권법 캠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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