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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여름 인권법캠프 후기] 성소수자와 이성애자의 연대를 위하여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shin~ 2015. 7. 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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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에서 공익 관련 활동을 한 지 4년 가까이 되었다. 그 동안 성소수자 및 여성 이슈부터 노동, 빈곤, 장애, 이주 이슈들을 접하면서 제도화와 법의 한계를 여럿 보았다. 제도는 잘 구비되어있으나 사람들의 인식은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하여 갈등을 낳고 있기도 하고 법이 오히려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을 죄이는 상황들도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제도나 법을 등외시하였다. 바쁜 와중에 굳이 그 부분에까지 관심을 두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문화나 담론을 바꿔내는 작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으며 어떤 이슈나 사건의 범위가 대학사회에 국한되지 않을수록 그 한계는 더욱 분명해졌다. 법의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대학 이후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서라도 법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비록 법을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없지만 성소수자나 여성 이슈와 관련하여 법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고민하여 있을 즈음, 공감의 ‘인권법 캠프’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를 인상 깊게 읽었던 만큼, 선뜻 신청하게 되었다. 특히나 성소수자 인권 관련 강연을 맡은 장서연 변호사의 경우, 예전에 다른 곳에서 강연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강연을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남아있는 까닭에 다시금 뵙고 싶기도 하였다.

 

성소수자인권 관련 강연에서 기대했던 바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법을 통하여 성소수자 인권 관련 사건을 살펴보고 싶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고 싶다는 점이었다. 먼저, 기대했던 만큼 강연에서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 최근 1년 내의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법조문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였는지 혹은 어떤 식으로 변호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법과 관련한 부분을 조금만 더 이야기해주셔도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물론 ‘변호사님과의 대화 시간’ 때 염형국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첫술에 배 부르려고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과한 욕심일지도 모른다.

두 번째로 공감의 인권법 캠프에서 좋은 인연을 여럿 만났다. 하지만 아쉽게도, 성소수자인권과 관련하여 공통의 관심사를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만나기 어려웠다. 강연의 말미에 예닐곱 명이 한 팀이 되어 각자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평소에 느끼던 온도차를 그 자리에서 다시금 느끼었다. 언제나 내게 성소수자 이슈는 뜨겁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GSA(Gay-Straight Alliance, 성소수자-이성애자 지지 동아리)’였다. 지난 달 미국에서 동성혼이 합법화되었으며, 강연에서 다룬 것처럼 아시아의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대만에서도 최근 결혼 평등권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넘기도 하였다. 양국 모두 짧은 시간 내에 결혼 평등권에 대한 찬성률이 상당히 높아졌고, 그 과정에는 당연하게도 이성애자의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물어야 할 것이다.

먼저 이론적으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단순히 개인적인 질병(‘호모포비아’)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혐오가 행위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기능을 한다는 점(‘성적편견’)에 대해 살펴보았다. 해당 이론에 따르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는 등 혐오가 역기능을 수반하거나, 혐오가 행위자의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거나, 이성애자가 성소수자와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 중 관계맺음이라는 세 번째 대안이 현실에 적용된 모델 중 하나가 바로‘GSA’이다. GSA는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교 내에 구성된 동아리 중 하나로, 그 이름처럼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동아리이지만 구성원들의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은 다양하며 GLAD(Gay&Lesbian Advocates&Defenders)라는 단체에서 주도하고 있는 활동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활동이 대학 혹은 한국 사회 내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된 일화로, 올해 친구들과 함께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였는데 퍼레이드 도중 대만에서 온 친구는 내게 상당히 많은 성소수자들이 축제에 참가하였는데 당사자 외에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이들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던 외국인 가족을 지목하며, 당사자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많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였다. 물론 분명하게도 당사자들만이 축제에 참가하였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지적은 타당하였다.

서울 내에 위치한 대학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면, 성소수자들로 구성된 동아리들은 꽤 있으나 GSA와 같은 모델을 지향하는 동아리는 거의 없다. 물론 GSA 모델을 선뜻 모방하기에는 아웃팅이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성소수자에 대해 적대적인 사회일수록 공포는 실체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GSA 모델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상당 기간 동안 여성주의 학회와 여성주의 관련 학내단체에서 활동하였는데, 두 곳에서는 여성주의는 물론이고 그와 접점이 많은 퀴어 이론에 대해서도 일부 살펴보는 까닭에 다양한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만날 수 있었고 서로 불편함 없이 교류해왔다. 그리고 내가 소속된 대학의 성소수자동아리는 해당 학회 및 학내단체와 영화제나 수다회 등을 같이 하면서 서로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장서연 변호사로부터 공감에서는 ‘공감 BRIDGE’라는 일종의 GSA를 운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어떤 이들이 모여서 어떤 식으로 함께 하고 있는지도 좀 더 살펴보고 싶다.

 

글_박지아(캠프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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