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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여름 인권법캠프 후기] '장그래'의 꿈을 빼앗는 비정규직 종합대책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shin~ 2015. 7. 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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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영 변호사의 노동인권 강의는 실질적으로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처하면서 겪었던 서러움이 많았기 때문에 ‘공감’하고 나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듣게 되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수많은 미생들이 꿈을 잃은 채 마치 노예처럼 살아가고 있는 노동 현실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은 갑자기 등장하게 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 것일까? 지금까지 암묵적으로 합의되었던 노동 현실이었기 때문에 큰 투쟁 없이 유지되었던 것일까? 미국의 저명한 학자인 폴 스타도 이러한 현실을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이라고 간주하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고통 받으면서 노동하고 있는 우리 대다수의 삶에서 합의라는 요소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선, ‘미생’ 속 주인공인 ‘장그래’를 살리자는 운동이 확산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드라마는 우리의 현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삶에 눈물을 흘리고, 마음이 먹먹해지고, 심지어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무거운 현실에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바로 이러한 측면이 사람들에게 그의 삶에 대하여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게 해주었고, 흩어져 있던 마음을 하나로 연결시켜서 우리나라의 부당한 노동 현실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아울러, 우리는 결코 지금의 노동 현실에 사회적으로 합의를 한 적이 없다. 부당한 현실에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냉대와 해고라는 죽음만이 주어지므로 차마 합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경제가 살아야 복잡하게 꼬여 있는 사회의 문제들이 점진적으로 풀릴 수 있을 터인데, 오히려 경제는 더 어려워지기만 하니 먹고 사는 문제만으로도 다급하여 우리가 당연히 향유해야 할 노동인권이 억압당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는 소위 ‘장그래법’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이 법이 진정으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오히려 역으로 ‘장그래’를 죽음으로 촉진시키는 법이 아닐지 의심스럽다.

 

  먼저, 정부에서는 ‘더 많은 비정규직’을 확산시키고자 하고 있다. 비정규직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자는 법안을 논의 중인데, 이는 일시적으로 우는 아이를 달래는 방식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정책이라고 검토할 수 있다. 비정규직 기간이 늘어나면 날수록, 기업 측에서는 값이 저렴하고, 유연한 노동인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서 정규직 채용은 줄어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용의 불안정은 노동의 가장 핵심적인 원칙에 반하며, 비정규직의 도입 취지에도 반한다. 외국 사례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출산, 휴가, 프로젝트 등에서 기간의 정함이 있는 때에 한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의 기간을 연장시킨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지금 현실적으로 죽어 가는 비정규직을 위하여, 기간을 연장하여 목숨을 연명하게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노동의 본질적 측면에서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당연한 것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경제라는 것은 기업이 살아야 성장한다는 논리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정부는 최근에 있었던 ‘메르스 사태’에서도 알 수 있던 것처럼, 기업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기업을 규제할 수 있는 힘을 확보하고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고령자 파견 전면 허용, 과연 경로 우대일까? 파견이라는 것이 사용자와 파견업체의 책임 소재에서 논란이 있는데, 고령자를 파견하도록 한다면 그들의 삶을 오히려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파견업종을 전문가에게도 확대한다고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기업은 정규직을 해고하고 전문가의 탈을 씌운 채 파견 노동자로 그들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결국, 사람은 일하는 도구로 전락하게 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학원 강사, 배달대행업체 등의 특수형태업무 종사자의 경우에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내놓은 일반해고, 임금피크제 등을 살펴보면, 이 또한, 기업체를 도와주는 법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본인 책임에 의한 징계해고, 경영상 이유로 인한 정리해고만이 존재하였다면, 더 쉬운 해고 방안을 기업체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능력주의 관점에서 일반 해고를 법적으로 타당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게다가, 임금피크제, 성과급제 등도 능력주의에 입각해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체에게 유리한 법률이라고 검토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노동법 과목도 들어본 적이 있고, 윤지영 변호사의 비정규직 확산 정책에 대한 논문도 읽어본 적이 있어서, 노동 인권 강의에서 진행된 내용은 전반적으로 내가 알고 있었던 것들을 되짚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강연을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나도 마음이 답답해졌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답답했고, 그러한 현실을 살아갈 나 자신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지극히도 평범한, 아니 어쩌면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에 속해 있는 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만으로도 노동인권에 대한 목소리조차 내기 힘들게 되어버린 현실이 야속했다. 꿈을 꾸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고민해야 할 10대, 20대의 청년들이 먹고 살기 어려운 현실에 좌절하고, 하루 한 끼로 배고픔을 달래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도록 만들 정책과 법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개탄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공감 변호사들과 수많은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이 함께 투쟁하면서 걸어갈 것이라 믿고 있기에, 작지만 큰 희망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_이일규(캠프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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