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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십대 밑바닥 노동 – 세상일 서툰 한 서생이 전하는 간곡한 청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동-감 2015. 3. 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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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알바 관련 광고로 인해 세상이 한창 요란하였다.

 

  법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이 아주 약간 오른 것과 함께, 이마저도 주지 않는 이들을 비꼰 광고가 그 주인공이었다. 누군가들은 그 광고를 보고서 전국의 사장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어떤 이들은 이보다 한 술 더 떠서 광고에 나온 연예인에게도 사과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당연히 줘야할 대가를 주지 않고서 무슨 큰소리를 치며,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광고 내용에 공감하며 노동의 대가는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고 외쳐주는 목소리가 있음을 다행이라 여겼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를 다행이라 여기며 안도해야 하는 현실에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님을 통해서 받게 되었다.

 

  이 책을 받은 것은 1월의 마지막 주 즈음의 어느 날.

 

  자원활동을 하기 위해 공감 사무실로 출근했던 날이었다. 윤 변호사님은 이 책을 건네면서 서평을 부탁하고 싶다고 하셨고, 그럴 깜냥이 있겠나 싶어 고사할까 하다가 예는 아닌 것 같아서 한 번 해보겠다 말씀을 드리고 책을 받았다. 매섭게 몰아닥치는 동장군의 칼부림을 뚫고 집에 돌아온 후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보고자 책의 표지를 넘겼다. 재생지로 만들어진 그 여리여리한 종잇장들을 통해 접한 알바 청소년들의 인생은 이러하다. 근로계약서는커녕 제대로 된 문서 따위는 없다. 날아오는 쌍욕과 호통은 일상이요, 조금이라도 숨을 돌릴라 치면 어느새 나타나 요령을 피운다고 호되게 당하는 것은 다반사. 자칫 실수하면 다치는 것은 부지기수요, 잘못되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억울하고 화가 치밀어 대꾸라도 하면 나가라며 야단이요, 일한만큼의 대가는 받아가겠다 하면 안 맞은 것이 다행이라. 일을 관두면 당장 생계가 곤란해지니, 억울함을 목으로 삼키고 화를 한숨으로 달래면서 일해야 하는 인생. 세상 물정 제대로 모르는 백면서생(白面書生) 앞에 놓인 이 책은 ‘알바 청소년’들의 눈물이 만든 결정체이자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이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 그 자체였다.

 

  책을 다 읽고 내려간 후, 한참동안 쓰게 탄 커피를 연신 마셔대었다.

 

  읽다보니 화는 치밀어 오르는데, 차마 왕왕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위 대학물 좀 먹은 지성인이랍시고 세상 돌아가는 일을 논하면서도, 큰 담론에만 정신이 팔려 이들의 문제를 주의 깊게 바라볼 노력 따위는 하지도 않았다. 어려운 이들을 위한다면서 정작 문방사후(文房四侯)로 풍류를 즐기고 있었다. 내 스스로가 이렇게 생각하니, 이처럼 낯부끄러운 일이 또 어디 있으랴. 밖에 나가 끽연이나 하며 부끄러움을 잊어보고자 했으나 신년정초에 나랏님께서 연초(煙草)에 세금을 배로 붙인 것이 생각나, 꿩 대신 닭이라고, 그래서 가루커피로 속을 달래었던 것이다. 그 정도로 이 책의 내용은 계속 읽기에 매우 ‘불편한’,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책을 권함으로써 이 서생이 하나 바라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알바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다. 그것은 꼭 남의 집 자식 일만은 아니다. 이는 청소년기 자녀를 둔 모든 이들의 일일 수 있다. 나의 아들 혹은 딸이 겪고 있는, 아니면 겪을지도 모르는 일이라 생각하고 읽어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공감을 해주는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 서생, 간곡하게 청한 소소한 보람이나마 얻을 것이리라.

 

글_조동완(20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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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3 03:30 신고
    제 친구들도 고등학교 때 알바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었던 기억이 나네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심지어 벌금이나 위약금? 같은 것을 내라고 하는 곳도 있었어요. 제가 대학생이 되고나서 알바를 할 때는 그런 곳을 피하기는 했지만, 알바생들을 대하는 '갑'들의 태도는 다르지 않았어요. 그건 아마 알바가 아니라, 내가 정식으로 취직을 하게 된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약하고, 그리고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