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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인권법캠프 후기] 용기와 목적의식을 회복시켜준 공감! - 하태승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동-감 2015. 2.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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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로스쿨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로스쿨 입시 서류전형에 제출한 제 자기소개서에는 ‘노동인권변호사가 되겠습니다!’ 라는 당당한 선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입학 통지를 받고, 교수님·선배들을 만나고, 입학 전 예비과정을 수강하며 점차 위축되는 제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제 머리 속에는 무수히도 많은 고민이 스쳐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로스쿨 생활의 무한경쟁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만약 내게 큰 ‘성공’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때도 노동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들로 힘들어하자, 어느새 모든 생각과 고민으로부터 그저 회피하려는 저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동기들이 예습을 시작했으니 저도 뒤쳐지기 싫어서 아무 생각 없이 민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동인권변호사가 되어 한국 사회의 폭력적 자본에 대항해 평범한 삶을 변호하고 싶다’라는 학부시절의 소중한 꿈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무 생각과 목적의식 없이 생존경쟁 속에서 바둥거리고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러한 한심함을 이겨내고자, 잃어버린 열정과 용기를 회복하고자 공감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학부 시절 저는 공감의 18기 자원활동가로 활동했습니다. 제가 만난 공감의 모습은 ‘행복’이었습니다. 공감의 변호사님은 딱딱한 법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해 평범한 사람들의, 그리고 부당하게 억압받는 소수자들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하셨고 그 모습이 제겐 너무나도 행복해보였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존경스러웠습니다. 인권을 위해 평생을 걸어 간다는 것이 이토록이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음을 느끼고 저는 많은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 자원활동을 하며 배운 용기를 다시 찾고자 저는 공감 인권볍 캠프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2박 3일간의 일정이 어느 한 순간도 빼먹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인상 깊었고,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강연을 전달해주신 박진 활동가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연대의식의 회복을 강조하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언론에서는 270여명의 사망이라고 이야기하지만 270이라는 숫자 뒤에는 270개의 얼굴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난해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며 공부에 집중하고자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고 살아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지난해 참으로 슬픈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물론이며, 대법원의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판결, 경비 노동자의 분신자살, 서울 시민 인권헌장의 무산 등등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나도 많은 아픔이 존재했지만 저는 제 삶의 피로를 핑계로 타인의 아픔에 무감각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 보도된 ‘수 백여 명의 사망’, ‘수 백여 명의 해고’라는 ‘숫자’ 뒤에는 한 명, 한 명의 삶의 궤적과 아픔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에대한 동영상을 바라보며 조악해진 제 인권감수성에 대해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의 순서로 진행된 김지형 전 대법관님의 강연 역시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대법관님께서는 ‘영혼을 팔지 않는 법률가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대법관님께서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폭력을 이야기해주시고 이러한 ‘폭력의 시대’에서 법률가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사실 ‘법률가’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니 눈앞에 펼쳐진 무한경쟁과 성공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제가 ‘법률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도, 제가 생각하는 법률가의 상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시간도 갖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빅펌 변호사, 검사, 로클럭과 같은 직업인이 아닌, 지식인’으로서 법률가의 자세에 대한 성찰을 종용하신 것입니다. 대법관님께서는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 인권을 위해 법률가가 해야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야기해주시며 참가자들에게 ‘용기’를 가질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로스쿨에 입학허가를 받은 이후, 점차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로스쿨 입학 전에는 노동인권변호사의 뜻을 품어왔는데 제가 3년의 생존 경쟁을 거치며 제 자신이 변화하지는 않을까. 20대의 제 자신이 30대의 제 모습을 부끄러워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두려움에 김지형 대법관님과, 그리고 공감의 변호사님들은 확고한 목표의식을 설정하고 용기를 가질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어쩌면 상투적인 말일지 모르지만 제게는 너무나도 필요한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부시절 너무나도 많은 사회 부조리를 제 두 눈으로 목격하고 소수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로스쿨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성공한 직업인이 되는 것 보다는 법률가의 상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며 학부시절 얻게 된 문제의식의 끈을 이어나가는 것이 더 좋은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인권법 캠프에 참가한 많은 분들. 이번에 로스쿨을 가게 되신 분도, 그리고 로스쿨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앞으로 많이 힘든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캠프 이후 저희들의 일상은 아마 똑같을 것입니다. 저희들은 끊임없이 생존경쟁에 몰리며 성공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존경쟁과 성공의 압박에 몰릴 때 마다 우리 모두 우리가 왜 ‘법률가’가 되려하는지 다시 반추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오늘날과 같은 ‘폭력의 시대’에서 법률가는 누구를 변호해야하며 무슨 말을 외쳐야하는지. 함께 고민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의 모토는 희망을 그리는 길이라고 합니다. 저를 포함해 이번 인권법 캠프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희망을 그리는 길에서 멋진 ‘법률가’의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용기와 목적의식을 회복시켜준 공감! 너무나도 감사하며 3년 후에는 저 역시 희망을 그리는 길을 함께 걸어 나가겠습니다!

 

글_하태승(캠프참가자)

 

※ 공감의 기부회원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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