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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포럼 후기] 인권, 국제인권 그리고 법관의 역할

공감이 하는 일/공익법 교육·중개

by 동-감 2015.02.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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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은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지는 권리이다”

 

  "내 아이가 살게 될까봐 무서운 세상이 아니라,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I. 인권은 무엇인가?

 

  인권은 흔히들 인간 고유의 본성에서 유래되는 권리라고 말한다. 김성수 판사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인간의 고유의 본성이 무엇인가 ? 이성, 측은지심, 감성, 공감하는 능력, 많은 대답들이 나왔다. 그 중에 가장 많은 이들이 답으로 제시하였던 이성은 흔히들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고유한 특징이라고 일컬어 지기에 답변으로써 많은 공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 “과연 모든 인간이 이성을 가지고 있을까?” “이성을 가진 인간들만 인권의 향유 주체인가?”

 

  법관으로써 사건을 맡다 보면 종종 저 사람이 과연 사람일까 고민할 때가 있다고 한다. 과연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짓인가, 그 사람들도 인권의 향유주체인가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고 토로하셨다. 하지만, 인간의 고유의 본성에 무언가를 담기 시작하면, 그 기준에 의해 분명 배제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에 강연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현대적 의미에서 생각할 때 보편성을 인권의 가장 대표적 속성으로 생각한다면, 인권은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지는 권리이다”.

 

 

II. 민주주의와 인권, 인권적 민주주의

 

  다수의 지배를 의미하는 민주주의는 소수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에서 소수자 보호는 어떻게 기능할까? 입법자들은 이를 어떻게 보완하였을까?

 

  흔히들 다수와 소수를 구분해서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소수자들을 사회에서 하위계층에 위치한 사람들로 생각한다. 하지만 미 연방법이 만들어지고 입법되던 당시에는 “소수자들”이 “있는 자들”, 즉 “지주들”을 의미했다고 한다. 연방주의자들과 민주주의자들의 대립과정을 보면, 이런 고민들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연스레, 지주계층이자 교육받은 부르주아들은 스스로를 소수자라고 생각하면서 입헌민주주의의 틀에 소수자들을 위한 보호장치를 고안해내게 되었고, 역설적으로 지주계층이 만든 그 보호장치들이 헌법에 핵심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입헌적 민주주의 를 바탕으로 다수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보호 되어야 할 소수자들의 인권보호가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소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법관이다.

 

 

III. 핵심은 차별금지다.

 

  한 영국밴드의 노래 중 “Call me Unique”이라는 노래가 있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인간은 70억 인구 모두가 다 다르기에 이 모두를 아우르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가 없다. 공통점을 찾자면, 그저 우리 모두가 독특하다(unique)는 것에 있다. 즉 "우리는 그냥 다 다르다. 그러니까 그 다름을 이유로 차별하지 말아야한다” 가 강연자의 말이었다. 우리 주변엔 그 다름 때문에 다수가 아닌 소수에 속하고,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고통에 대한 공감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공감에서부터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강연자의 주장이었다. 다름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 것, 즉 차별금지로부터 추가적인 인권보호가 시작되는 것이다.

 

  즉 핵심은 차별금지다.

 

  차별 받는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다고 할 수 없다. 차별 받는다면 평등한 것이 아니며, 평등하지 않다면 자유로울 수 없다.

 

 

강연중인 김성수 판사

 

 

IV. 법관의 역할

 

  그렇다면, 법관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이 질문에 김성수 판사는 권력의 절제와 소수자 보호가 법관이 하는 일이며 해야할 일이라고 답변한다.

 

  사회라는 커다란 배의 운전대는 기본적으로 정치가가 잡고 있는 것이고 법관은 이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된다는 것, 법관의 본연의 사명은 소수자 보호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법관은 원로원이 되어서는 안되며, 법관은 그저 “다수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소수자 보호 역할을 해야하는 사람” 이라는 것. 즉 본질적 인권이 아닌 나머지는 운전대를 잡고 있는 정치가와 정치과정에 맡기는게 맞다는 주장이었다.

 

  여기서 법관이 보다 더 소수자 보호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법관들의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하셨다. 우리 사회에서 소수인 분들이 인권을 호소할 때 우리나라 법체계에서 근거를 못 찾으면 국제인권규범을 그 근거로 원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때, 지속적 교육을 통해 법관은 국제인권규범이 살아움직이고 있음을 충분히 포착하고 판시에 잘 반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4년까지만 해도 국제인권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가 종교의 자유에 포함되는지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아직 생성 중의 권리일지는 몰라도, 인정된 권리는 아니다”라고 판시가 나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2006년부터 국제인권규범에서는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 부분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되게 되었다. 즉, 예전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불인정이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비판받는 정도였지만, 2010년부터는 다수가 양심적 병역 거부가 국제인권규범의 본질에 포함된다고 의견 내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국제인권규범을 우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충분히 포착하여야 할 필요성을 강연자는 강조하였다.

 

  물론,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감독기구의 이해, 판단, 결정들이 구속력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 되기도 한다. 국제인권규범 자체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니 그에 따른 구속력이 있으나, 감독기구의 이해나 해석은 구속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구속력이 없다고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의 경우를 보아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 기타 법원에서 잘 따르고 고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외국판례 또한 마찬가지이다. 구속력이 없다고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며, 구속력이 없지만 꽤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김성수 판사의 의견이었다. 구속력의 여부를 막론하고, 그만큼 고려해야하는 현실과 존중해야하는 논증이 있기 때문이다.

 

 

VI. 마무리

 

  "한 개인의 경우를 보자면 이기심은 영혼을 추하게 만든다. 인류 전체로 보자면 이기심은 멸종을 가져온다. 인류가 약육강식의 세계를 넘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고아들이 쿠쿠이나무를 함께 타고 놀 듯 다양한 종족과 신념이 평화롭게 이 세상을 공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지도자들이 정의로워야 하고 폭력을 막아야 하고 권력은 책임을 져야 하고 땅과 바다의 자원을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고 믿는다면, 이러한 세계가 출현할 것이다. 나는 헛된 꿈을 꾸는 것이 아니다. 물론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세계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기는 하다. 여러 세대에 걸쳐 먼 길을 에둘러 이뤄낸 진보가 근시안적인 대통령의 펜이나 자만심에 부푼 장군이 휘두른 검 하나에 다 날아갈 수도 있다.

 

  "잭슨이 물려받을까 두려운 세상이 아니라, 잭슨에게 물려주고픈 세계를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친다는 것, 이야말로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성수 판사가 인용한 소설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마지막 구절이다.

 

  "내 아이가 살게 될까봐 무서운 세상이 아니라,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며 인생을 보내는 것, 그게 살아 갈만한 가치 있는 인생이 아닐까라고” 사견을 덧붙이며 김성수 판사는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개인적으로, 법관의 위치가 아니더라도 각자 개인의 위치에서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세상”을 만드는 시발점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소수자들이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통하지 않고, 행동양식, 혹은 외양이 다르더라도 똑같은 사람으로써 똑같은 자존감, 살겠다는 의지, 행복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모두가 동의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우리처럼 행복한 삶을 꾸리고 싶어한다는것과 다른사람들로부터 존중받고 싶다는것에 동의하고, 차별을 우리 스스로에게 금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글_김소연 (공감 20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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