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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이주노조 3인 지도부 추방에 대한 법무부의 궤변을 비판한다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공감이 2008.01.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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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7일 이주노조 지도부 3인이 ‘표적’ 단속된 후, 이것에 항의하는 농성이 19일 째다. 우리의 일차적인 요구는 이들의 즉각 석방이었다. 그러나 12월 13일 이주노조 지도자들 3인의 강제퇴거 명령에 대한 이의신청 기각이 통보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강제 퇴거가 집행됐다. 이들이 붙잡힌 지 보름만에 까지만, 라쥬, 마숨을 한 번에 모두 잃었다. 참으로 착잡하고 참담한 일이다.

 
  이들에 대한 강제퇴거가 집행되던 날 새벽, 함께 농성을 하거나 연대를 해 온 한국인 활동가들 수십 명이 청주외국인보호소 앞에 모였다. 이곳 정문을 막고 호송 차량이 나가지 못하도록 해 1차 시도는 막아 냈다. 이대로 날이 밝을 때까지만 버티면 저지할 수도 있겠다는 ‘들뜬’ 기대를 품기도 했다. 그러나 이 3인을 한 시라도 빨리 쫓아내겠다는 정부와 법무부의 의지는 강력했다. 보호소 담벼락 철창을 뜯어내 빼돌리는 놀라운 ‘기지’까지 발휘했다.

 
  이들을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쫓아 보낼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그 대답을 17일 법무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확인했다. 요약하자면, 이들 3인은 ‘불법체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법외노조인 노조의 집행 간부로 활동하면서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정부 단속 결사 반대’,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허가제 쟁취’, ‘불법체류자 전원 합법화’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해왔고, ‘불법체류 외국인을 동원하여 한미 FTA반대, 이라크 파병 반대를 외치며 정치적 시위 활동에도 가담’해 왔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정치적 활동에 가담해 온 것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두절미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펴고 그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위를 하고, 의견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집회를 여는 것은 마땅히 보장돼야 할 표현의 자유다. 인종주의를 퍼뜨리고 강화하는 파시스트들의 집단 행동이 아니고서야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어선 안 된다는 것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상식이 아니던가?


  그런데 지금 법무부는 이주노동자들,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이런 권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정부는 ‘불법체류’ 딱지를 갖다 붙여 이것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이것이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이 ‘불법’이라는 용어는 매우 불순하다. 모든 것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반면, 노동자들이 오늘날처럼 국경을 넘기 힘든 시기는 없었다. 어느 정도의 경제 발전을 이룬 국가치고 해외로부터 노동력을 수입하지 않고 경제를 유지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필요와 의존이 높아갈수록 이들에 대한 규제와 억압이 강화되는 이 현실은 지독히 역설적이다. '불법'이라는 딱지는 이런 모순과 위선을 가리는 효과를 내고, 우리 사회에서 이들과 우리를 격리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한다.

   

 하지만 이주노조 설림 문제로 진행된 소송 과정에서 올해 2월 서울고등법원이 ‘노동조합설립신고서반려처분취소’ 판결을 내리고, 그 판결문에 나와 있는 대로 “불법체류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면서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이상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는 것이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무부가 언급한 정책들인 ‘단속’과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 당사자들에게는 생존권을 비롯한 일체의 권리를 박탈하고 부정하는 핵심 정책들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이해와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결성한 것이 이주노조인데, 이주노조가 이런 문제들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정부는 이주노동자들 스스로 쓰다가 버려져도 그만인 기계 부품 취급을 당연스레 받아들이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가끔 정부와 한국 사회가 동정과 시혜를 베풀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은 여기까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감히 사람들을 부추겨 정부의 위선과 차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노동력을 수입했지, 노동자를 수입하지는 않았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키려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주노조는 정부의 그 확고한 '원칙'을 훼손하는 집단이고 그래서 보아 넘길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엔 이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들이 그러하듯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조직을 만들고 한국 사회와 정부를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지금 2003년에 이어 또 다시 농성을 시작한 이주노동자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간단하다.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존재가 부정당하는 이 한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안녕하냐고 묻고 있다. 이제 우리가 이들에게 대답할 차례이다. 보편적 권리와 인권, 평등을 옹호하는 우리는 한국 정부와는 다르다는 것을 이들에게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글_이정원 (이주노조 교육선전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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