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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이후, 일파만파 -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치를 통해 본 대안 모색 토론회를 다녀와서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동-감 2014. 10. 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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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5일, 르노삼성자동차 사내의 성희롱 사건으로 불거진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치에 대한 대안 모색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의 나영 활동가의 사회로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에 대한 대안 모색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한국여성민우회의 이소희 활동가는 2010년부터 2014년 8월까지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 불이익 조치 상담 사례를 토대로 직장 내 성희롱 불이익 조치 지형의 현황을 언급하였습니다. 생생한 사례로 구성된 자료들 덕분에 현재 성희롱 피해 여성 노동자의 근로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규모 영세사업장 내의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열악한 사회적 지위로 인해 불이익 조치의 수위가 높은 반면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는 미흡하여 오히려 피해자에게 조직적 압박을 가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르노삼성자동차 사건에서는 피해자를 도운 조력자에 대해 불이익 조치가 행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다른 구성원들에게 성희롱 사건에 대해 함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어 공포적 해결을 자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 상황에 대한 대안은 첫째로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2항의 ‘불이익조치’에 대한 해석을 확장하여 피해자에 대한 법적 구제 범위를 넓히는 것입니다. 둘째는 성희롱 사건을 해결하는 절차에 있어 사측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보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할 의무를 지우는 것입니다. 두 번째 대안은 회사에게 직접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책임을 지우고 고용노동부 즉 정부로 하여금 그 상황을 검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공감 차혜령 변호사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2항의 ‘불리한 조치’ 규정의 의미와 한계”라는 주제로 발제하였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규정상 ‘불리한 조치의 상대방’에는 성희롱 피해자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주장한 사람’도 포함되며,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이나 환경을 악화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 고용평등위원회(EEOC)의 견해를 소개하며, ‘불리한 조치의 상대방’의 행위에는 ’고소, 진정, 증언, 조력 등 여하한 절차에 참여‘하는 행위가 포함되고,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에 고용 관련 조치 뿐만 아니라 차별금지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고발이나 정보제공 등을 위축시킬 수 있는 행위 전반을 포함하는 EEOC의 해석론을 우리 남녀고용평등법의 해석에도 참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직장에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가 비일비재하게 행해짐에도 불구하고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위반 사례는 사건화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사건을 드러내는 노력과 함께 입법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습니다. 곧, “사용자에게 무엇이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한 ‘불리한 조치’인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고,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나 피해자를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해져서는 아니되는 ‘불리한 조치’인지 명확히 알고 방어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입법이 현재의 한국 상황에서는 오히려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법 개정시에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발생시 사용자의 의무를 단계적으로 촘촘하게 규율하고 그 안에서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둘러싼 불리한 조치의 금지에 관한 사항이 배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했습니다. 성희롱 사건은 그 양상도 다양하고 그에 따른 회사의 책임도 구체적이어야 할 텐데 법 조항이 너무나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약자인 피해자 입장에서는 구제절차가 법문상 명확히 명시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5명의 패널들이 각자 자신들의 의견을 쏟아내었습니다.

 

  현대 자동차 성희롱 사건 피해자 대리인인 권수정 활동가는 담당사건에 대한 설명이 간략히 한 후 법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매우 미흡하고, 국가기관이 각자의 소관이라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을 수차례 언급하게 만드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습니다.

 

  여성학자 권김현영 님은 남녀고용평등법의 해석론의 부재 문제를 인정하고 적극적인 차별구제를 목표로 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회사의 구성원은 모두 성희롱의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가져 자신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 성희롱 문제에 연대해야 한다고 하였습다. 다른 토론자들의 의견을 미리 분석해 자신의 의견을 일목요연하게 피력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박미숙 선임 연구위원은 남녀고용평등법 14조의 실효성 문제로 입을 열면서 성희롱과 관련한 의무 중 예방의무, 가해자 징계의무, 불이익조치 금지의무는 있으나 피해자 보호의무가 빠져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그 실효성 제고를 위하여 미국에서의 성희롱행위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도의 도입여부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 이수연 여성인권팀장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55조 1항을 언급하면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처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을 언급하였습니다. 다른 토론자분들과 마찬가지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관한 관련 법 규정이 구체적으로 명문화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부의 김영중 여성고용정책과장은 앞서 나왔던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의 문제점과 대안 방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근로감독관의 노동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하며 해결이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나름 준비해 오신 해결책으로는 사업주를 제외한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직접적 처벌조항,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보호조치 규정의 마련, 예방교육 강화 등이 있었습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해결 의지를 가지셔야 하는 분이 내놓으신 대안도 너무 추상적이였고 토론회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으셔서 참 아쉬움이 컸습니다.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에는 토론자들의 의견들이 한데 모아진 후라서 그런지 핵심적인 내용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차혜령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의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전체적인 제도가 정비되기 전까지는 형사제재를 유지하고 민사상 손해배상/행정처벌 등을 함께 두어 피해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습니다. 권김현영 여성학자는 고용노동부의 관계자 발언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한국에서도 도입되었고, 따라서 가능한 방안이라고 비판하였고,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집단소송 및 피해자의 법적구제절차를 강화할 필요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이수연 팀장은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의 내용이 성희롱 예방 교육을 강의 아닌 전단 배포 등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 30인 이하의 사업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여성학계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의 내용들을 정리해본다면 결국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의 해석론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보다 명확한 내용의 법률 및 시행령의 제,개정을 기초로 현실적인 제도들을 운용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들은 성희롱 피해를 당했을때 성희롱으로 인한 1차적 피해, 그 고발에 따른 불이익조치로 인한 2차적 피해에 더하여 불이익 조치에 대한 구제수단의 부재로 3차적 피해까지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불이익 조치에 대한 구제수단을 관련 법률로 명확히 마련하고 현실적인 제도를 운용하여 성희롱 사건 피해 여성 근로자들이 겪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주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글_문윤정(공감 20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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