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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의 인권 실태와 관련된 법적 쟁점 - 소라미 변호사와 함께한 여성인권 세미나 후기

공감이 하는 일/공익법 교육·중개

by 동-감 2014.10.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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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가 졸릴 수도 있으니 차나 커피 같은 걸 준비해서 들어와요.”라고 말씀하셨지만, 흥미진진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행된 소라미 변호사님의 여성인권 세미나. 본격적인 세미나 전에 관련 판례를 나눠주셨다. 판례는 결혼이주여성 살해 사건에 관한 것으로, 판례의 내용보다는 판례에 실린 피해자의 편지에 눈이 갔다. 피고인과의 그간의 결혼생활 어려움을 토로하고 피고인이 좋은 사람과 만나 결혼을 하기를 빌면서 자신은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는 내용의 피해자의 진심이 담긴 이 편지를 읽고 세미나에 참여한 모두가 숙연해졌다. 소라미 변호사님께서도 이 편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 인권 감수성을 한껏 높이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작은 세미나라고 명명되어있지만 결코 작지 않았던 작은 세미나.

 

  세미나 주제는 ‘이주여성의 인권 실태와 관련된 법적 쟁점’이었다. 이주여성과 관련된 이슈는 크게 (1)결혼이주여성, (2) 성 산업으로 유입된 이주여성으로 나눌 수 있고, 결혼이주여성과 관련된 문제로 유입과정에서의 한국 결혼 중개업자의 횡포, 한국에서의 불안한 거주권을 들 수 있다.

 

  결혼 과정에서 중개업자의 부정확하거나 과장된 정보제공은 결혼 파탄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신체장애의 경우 쉽게 알 수 있으나 정신장애의 경우 언어가 다르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쉽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개업자는 자신의 이윤을 창출해주는 성혼 자체가 중요하므로 결혼생활에 필수적인 정보를 은폐하기 일쑤였고, 그것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이주여성에게 돌아갔다. 의지할 곳 없는 타국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기란 쉽지가 않다. 한국으로 결혼을 오려고 하는 여성의 수가 많다 보니, 결혼정보업체는 현지에서 제왕적 지위를 누리고 있고, 그들에 의한 여러 가지 인권유린적인 행동 또한 자행되고 있다.

 

  피해 사례가 축적되면서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에서는 중개업에 의한 국제결혼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베트남이나 필리핀의 경우 일본에 의해 국제결혼이 시작되어 우리나라가 뒤늦게 합류한 것과는 달리, 캄보디아의 경우 국제결혼을 한국이 처음 시작하였고, 캄보디아 내에서도 큰 사회적 문제가 되어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피노, 황제 관광 등의 문제와 더불어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제결혼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고자 하였으나, 그럴 경우 국제결혼의 음성화가 이루어져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국제결혼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크다는 이유로 금지가 아니라 규제 쪽으로 가닥을 잡아, 결혼 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현지법령의 준수의무가 있다는 의무규정을 두고 있으나 유명무실하며, 실제로도 법 집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관리를 중앙 정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 맡겨 놓고 있는 반면, 정작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예산 문제로 담당 공무원도 없다고 하니 과연 정부가 국제결혼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

 

  결혼이주여성의 인권문제는 한국에서의 결혼 생활에서도 나타난다. 처음부터 신뢰관계가 없었던 결혼이다보니 한국인 남편은 도망을 우려해 아이를 낳기 전까지 결혼이주여성을 통제하거나, 언어폭력, 신체폭력, 성적 학대 등을 하기도 한다. 한국인 남편이 돈을 주고 결혼이주여성을 사왔다는 인식을 가지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한국인남편의 폭력과 추행에 대해서 결혼이주여성은 소극적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가 결혼파탄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라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는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거주권이 불안정 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초혼, 재혼, 장애인 환영”, “베트남 처녀 절대로 도망가지 않습니다” 등의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의 현수막 광고를 흔히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이런 식의 선전이 금지 되어 볼 수 없지만, 인터넷에서는 아직도 이런 광고가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광고를 보고 중개업을 통해 결혼하는 남성 또한 같은 시각을 가지고 바라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두 번째는 성산업으로 유입된 이주여성 문제이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 가수로서 F-6라는 예술비자를 받고 한국에 왔으나 성접대나 성매매를 강요받는 경우이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한 이래 미군부대 일대는 소위 양공주가 성행했다. 요즘은 한국여성 대신 영어가 가능한 필리핀 여성이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업주들은 이들에게 쿼터제 등을 통한 부당한 영업을 강요하고, 여권을 압수하여 관리를 하고 있으나 피해 여성이 구제받기란 쉽지가 않다. 휴대폰을 지급받는 등 어느 정도의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주여성들이 업주로부터 강요를 받아서 일을 했다고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라미 변호사님께서도 이들의 권리구제에 있어서 정부의 이러한 태도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셨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한국에 왔다가 받았을 이주여성들의 상처를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이주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여성 작은세미나 바로 직전에 전화벨이 울렸었다. “네~ 안녕하세요 공감입니다” “소라미 변호사님 계신가요? 수원이주여성 긴급지원센터입니다. 소라미 변호사님께 알려드릴 소식이 있어서 전화드렸어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 받는 업무가 익숙해질 무렵 평소 전화와는 다른 다소 밝고 격앙된 목소리였다. 세미나 도중에 알게 되었지만, 고용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캄보디아 농업이주여성의 사업장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알리는 전화였다. 사업장 변경이 쉽게 이루어져서 다행이라며 활짝 웃으시던 소라미 변호사님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도 소라미 변호사님께서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이 더욱 많아지길 기도한다.

 

글 _ 이동혁 (공감 20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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