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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통신] 공감이 힘이다 - 박래군(인권중심 사람 소장)

공감의 목소리/공감통신

by 비회원 2014.07.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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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사진출처_코리아넷(www.korea.net)

 

  같이 아파하는 것, 같이 슬퍼하는 것, 같이 분노하는 것…. 이런 걸 공감이라고 하는 것 같다. 공감하지 못하는 사회는 살벌한 사회다. 옆에서 우는데 웃고, 분노하는데 왜 그러냐고 묻는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사회가 그랬다. 옆에서 아프다고 울어도 애써 외면하고, 옆 사람은 분노하는데 그걸 피해왔다. 그러니까 결국 혼자서 아파하고, 울고, 그렇게 분노하다가 자살의 길을 갔던 사람들이 많지 않았겠는가. 열심히 일해도 먹고 사는 걸 걱정해야 하고,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왔다. 그러니까 자살률 세계 1위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의 고통은 철저하게 ‘타인의 고통’이었을 뿐이고, 나만 그런 고통의 나락에 빠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경쟁하며 살았다. 먹고 살기 위한 짓이라면 모든 게 용서가 되었던 그런 사회가 세월호와 같은 참사들이 이어지는 '참사공화국'을 만들었다. 


 그런데 같이 울 줄 모르던 사람들이, 같이 분노하는 건 잊어버린 양 하던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보고 같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했다. 갑자기 터진 버린 공감…이 공감대가 아주 넓게, 그리고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가 한편에서는 그만 울자고 하자, 이제 그만큼 울었으니 됐다고도 한다. 가족을 잃고 우는 유족들에게 상처를 헤집는 막말을 해대는 족속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은 소수이고, 아직은 같이 아파하고, 울고, 분노하는 사람들의 사회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공감사회가 되었다. 갑자기 잃었던 능력인 공감능력이 되살아났다. 신기할 정도다. 그리고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는 점도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는 너무도 소중한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이 사람으로 보인다. 저 사람도 나와 같이 울 줄 아는 사람이다. 저 사람도 나의 일에 자기 일처럼 분노한다.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다양한 행동들을 이어 간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촛불 행동에서, 그리고 지역과 현장에서 이어지는 자발적인 힘들이 세월호 참사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 시청광장 세월호 추모. 사진출처_참여연대

  하지만 이 나라의 정치는 여전히 세월호 참사 이전이다. 진정으로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지 못한다. 진도에 가서도, 안산에 가서도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진다. 그러니까 공감의 DNA가 상당히 다른 사람들이다. 정치인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울부짖는 아수라장에서 라면 먹을 생각을 할 수 있고, 상황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조문하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억지 눈물이라도 보여야 할 때면 눈물을 짓겠지만, 진정성 없는 눈물은 공감능력이 회복된 국민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물론 정치인 중에도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겠지만 말이다. 

 여당의 한 의원은 국정조사 현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AI(조류독감에) 빗대어 설명하면서 청와대는 콘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다가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이른바 지도층을 형성하고 있다.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종교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서 막말을 들을 때면 저주를 퍼붓고 싶어진다. 

  수백 명이 수장되면서 우리 사회에 공감능력을 회복시켜준 세월호 참사…어쩌면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이전처럼 경쟁의 가치를 제일로 치고, 승자독식의 이념을 신념으로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지금 형성된 공감대, 그에 기반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들을 철저하게 따지고 대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공감능력이 살아 있는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는 사회다. 공감능력이 있다는 건 인간이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희망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공감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이런 힘이 더욱 커지고 깊어지고 풍부해지도록 이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렸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오늘도 그런 고민을 하면서 아침 만원 버스를 탄다. 

글_ 박래군(인권중심 사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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