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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변호사를 말하다 - 공익변호사 활성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 후기

공감이 하는 일/공익법 교육·중개

by 비회원 2014.06.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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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제1조는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제1항)을 변호사의 사명으로 하고, 이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제2항)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3조는 변호사의 직무를 위임 또는 위촉에 의한 대리행위 및 일반 법률사무라 규정하는데, 이에 따르면 변호사는 의뢰인 등의 이익을 성실히 대변함으로써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에 참여하게 된다. 즉, 변호사는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도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변호사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은 이와 상이하다. 일반 국민들이 바라보는 변호사는 공익의 수호자라기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전관예우” 등의 관행으로 자신의 기득권을 수호하는 집단으로 여겨진다.


변호사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는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다 확장할 필요가 있다. 즉, 변호사가 단순히 의뢰인 등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공익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위해서는 개업 변호사 개인 또는 로펌 차원에서 프로보노 활동을 촉진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공익‧인권 분야의 법률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익전담변호사들을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익변호사 활성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


‘공익변호사 활성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이하 ‘라운드테이블’)은 공익변호사의 양성과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자 시작되어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금년도 라운드테이블은 변호사교육문화관 지하 소강당에서 진행되었는데, 발제자로 참석했던 배영근 변호사(녹색법률센터)는 “4년 전에는 정말 작은 원탁에서 회의를 했었다.”는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대규모 직업 설명회가 활성화된 다른 분야와 달리, 공익‧인권법무 분야는 ‘라운드테이블’이 유일무이한 멘토링 및 소통 창구로서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그에 걸맞게 ‘라운드테이블’에는 ‘공감’과 같은 전업 공익변호사 단체, 대형로펌의 공익전담변호사,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는 공익변호사 그리고 프로보노 활동을 수행하는 개업 변호사 등 다양한 공익변호사 및 공익법단체가 참석하였다. 여기서는 금년도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된 공익변호사 및 공익‧인권 법무 분야의 현황을 간략히 되짚고, 공익변호사들이 바라본 공익‧인권 법무 분야의 전망을 공유하고자 한다.


공익‧인권 법무 분야의 현황과 어려움


공익변호사들은 크게 두 측면에서 열세에 놓여있다. 첫째는 수적 열세이고, 둘째는 재정적 열세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공익변호사는 약 50여 명으로 우리 사회의 공익 법률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적은 수이다. 그러나 이들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은 그들 스스로 자유로운 공익 활동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되는 동시에, 더 많은 공익변호사들을 양성하는 데 또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 희망법의 류민희 변호사

 

이에 관하여 ‘희망을 만드 법’(이하 ‘희망법’)의 류민희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홍보나 후원, 모금활동에 직접 참여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희망법 역시 이러한 능력을 빨리 길러내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의 공익 활동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지도가 아직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그만큼 공익 활동에 대한 홍보와 대중의 참여 유도가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되었다.


 

공익변호사 활성화를 위한 내부적 노력

 

후원 및 모금활동뿐만 아니라 공익변호사 업계 내부에서도 자생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공감’의 ‘공익변호사 자립 지원사업’이나 ‘동천’의 ‘펠로우쉽’ 제도 등이 이에 해당된다.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2003년 단체 설립 이후 스스로 공익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더 많은 공익변호사를 양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여 공익변호사 지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공익변호사 자립 지원사업’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공익변호사 자립 지원사업’은 ‘공감’이 로펌 등에서 공익변호사 양성 기금을 받아 로스쿨 또는 사법연수원생 지원자를 선정하여 공익단체에서 근무하도록 하며, 해당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4년 공변 자립지원 기금 대상자로는 진보 네트워크에서 상근 중인 신훈민 변호사, 이주민지원센터 친구에서 1년간 활동 후 본인이 단체를 설립한 고지운 변호사가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산하 재단법인 ‘동천’은 태평양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동천 내에 공익변호사 자리를 만드는 ‘펠로우쉽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3년 차 이내 변호사의 경우 홀로 공익변호사로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동천에서 펠로우쉽을 수행하며 기반을 다지고 향후 자립할 수 있다. ‘동천’의 양동수 변호사는 “펠로우쉽 프로그램의 강점은 펠로우 변호사가 동천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과 주인의식을 느끼고, 케이스 코디네이팅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펠로우이면서 동시에 동천의 소속 변호사라는 모호한 정체성을 갖는 약점이 있다.”고 밝혔다. ‘동천’의 펠로우쉽을 거친 변호사로는 현재 ‘동천’의 상근 변호사로 재직 중인 김차연 변호사와 서울시 장애인 지원 센터에서 상근 중인 김예원 변호사가 있다.


공익변호사가 말하는 ‘일과 삶’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공익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면서도 자신의 일에는 ‘만족한다’고 말한다. 공익변호사들의 경우 동료들과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일을 하다 보니, 직장 내 수직적 관계 속에서 흔히 발생하는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 장애인 지원 센터의 김예원 변호사는 “구성원들과 독서 모임, 운동모임이나 영어 문장 암송을 함께하며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더니 업무까지 투명해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김예원 변호사는 육아와 관련하여 “업무량이 너무 많아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적다”면서도 “아이와 놀아주기 위해 새벽에 출근하는 날이 있었고, 또 아이에게 집중하기 위해 집에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없앴다”고 전했다. 대형로펌에서 6년간 근무를 하다 현재는 참여연대에서 상근 중인 김남희 변호사 또한 ‘나쁜 엄마’를 자처하면서도 “저의 능력을 통해 제 아이가 살기에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시했다. 


그 외에도 “급작스럽게 직장 폐쇄가 되는 경우 등 긴급 출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금속노조 법률원 조현주 변호사의 발언이나, “1년 차 때 다루었던 법률 중 ‘ㄱ’으로 시작하는 법만 나열해보니 A4 용지 절반이 넘는다”는 녹색법률센터 배영근 변호사의 발언 등을 살펴보면 공익변호사들의 평균 업무량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는 공변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니, 행복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가치 있는 일에서 비롯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공익변호사가 되는가?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익변호사의 꿈을 가진 예비법조인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마도 ‘어떻게 공익변호사가 되는가?’일 것이다. 이에 관해 금속노조 법률원의 조현주 변호사는 공익변호사가 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무래도 과거에 함께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어 신뢰관계가 쌓인 자를 채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공익변호사의 꿈을 가진 자라면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의 NGO나 공익법단체에서 인턴쉽 프로그램 등을 통해 경험을 미리 쌓아두는 것이 좋다. 

 

‘동천’의 양동수 변호사는 “공익변호사가 되기 전에 미리 관련 단체에서 일을 하는 것은 지원자 본인에게도 진로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인턴쉽 프로그램이나 자원활동가 업무를 통해 공익변호사의 삶을 간접 경험해봄으로써 공익변호사의 업무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그는 ‘라운드테이블’ 등의 기회를 통해 현직 공익변호사를 만나면 꼭 명함을 받고 언제든지 연락하여 궁금한 점을 물으라 당부했다. 공익변호사가 되고 싶어하는 예비법조인들의 열망에 못지 않게, 더 많은 후배들을 양성하고자 하는 공익변호사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또 법무법인 겸인의 배정호 변호사는 공익법단체에 상근하지 않더라도 개업 변호사로서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하는 모델을 설명했다. 그는 “프로보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법인 내 공익위원회에 참가하거나 민변에서 활동할 수 있고, NGO 후원이나 행사에 참여해서 프로보노 활동에 참가할 수 있다. 또는 ‘동네변호사 카페’를 개업한 이미연 변호사처럼 직접 사무실을 차려 공익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자신의 경우 현재 공익사건과 일반사건을 6:4의 비율로 다루고 있음을 밝혔다.


 

공익변호사의 전망


이번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가하며 공익변호사를 꿈꾸는 예비법조인도 많지만, 더 많은 후배들을 양성하고자 하는 공익변호사들의 의지 또한 무척 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양측의 바람이 잘 맞물린다면 머지않아 ‘공익변호사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공익변호사 활성화’와 관련해 그것이 단순히 공익변호사 수의 확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모금활동이 기부금품법상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국가시책에 반대하는 사업이더라도 그것이 정말 사익에 해당하는 사업이 아니라면 공익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공익변호사 활성화’ 또한 단순히 새로운 공익변호사들을 양성함으로써 그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익변호사의 범주를 확장하여 기존의 다양한 변호사들을 공익변호사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로써 더 많은 변호사들이 공익변호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변호사법 제1조가 말하는 ‘변호사의 사명’에 더욱 충실히 복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동천’의 양동수 변호사는 앞으로 전문 분야에 특화된 공익법센터가 증가할 것임을 예고했다. 예컨대, 난민 전문 공익법센터나 장애인권 전문 공익법센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 영역 등 더 많은 인권 분야가 발굴될 필요성을 언급하며, 비영리법체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리법체계의 다양한 방안들 활용하는 것이 그 방법 중 하나가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는 ‘영리’ 쪽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비영리 활동을 할 수 있는 중간자적인 역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영리법체계와 비영리법체계 간의 경계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나가며


지금까지 2014년 ‘공익변호사 활성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된 공익변호사 현황과 활성화 방안, 전망 등을 되짚어보았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행사의 내용을 지면상의 문제로 모두 담지 못해 무척 아쉽지만, ‘라운드테이블’은 매년 계속된다. 공익변호사의 활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나 공익변호사로서의 꿈을 품은 예비법조인이라면 꼭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라운드테이블’ 또한 점차 ‘공익변호사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공익변호사 활성화’를 자축하는 자리로 변해가길 기대해본다.

글_김기석(19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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