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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회원 인터뷰] 맑은 눈으로 인화하는 아름다운 세상 - 조문성 기부회원

기부회원 이야기

by 동-감 2014.05.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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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사진이란 무엇이냐’ 라고 물으면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습니다. 뜨겁게 뛰는 심장으로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든 그는 이제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모두의 꿈이 지켜질 수 있길 꿈꿉니다. 부당함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회, 모두의 꿈이 지켜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8년간 공감과 함께한, 누구보다 맑은 눈을 가진 사진사 조문성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가슴 뛰었던 암실의 기억

햇살이 밝은 날, 조문성님을 인터뷰하기 위해 예당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스튜디오 안에는 그가 찍었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날의 햇살마냥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는 사진들을 바라보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사진마다 보는 이들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사진은 어린 시절 그의 심장을 뛰게 했던 기억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제 고향이 진도입니다. 중학교 때까지 축구를 하다 그만두고 뭔가 다른 취미 생활을 해볼까 생각하던 중에 우연히 시골 사진관 암실에 들어가 사진 인화 과정을 볼 기회가 생겼어요. 하얀 종이를 물에 넣고 돌리니까 천천히 사진이 나오는 거예요. 아직도 그걸 생각하면 심장이 뛰어요. 그 심장 뛰는 기억으로 사진을 찍게 되었죠. 그 이후로 학교생활은 뒷전이고 사진관에 살다시피 하면서 사진을 배우게 되었어요.”

 

사진이 좋아 사진에 빠지게 된 시골 소년은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서울로 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 당시 가장 큰 스튜디오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액자에 사진을 끼우는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지금은 최고의 사진사가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한 그에게 사진을 잘 찍는 비결을 물었습니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먼저 좋은 사진사가 되어야겠죠. 조건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맑은 눈을 가진 사진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진을 눈으로 찍잖아요. 맑은 눈을 가져야 좋은 구도를 볼 수 있겠죠. 그 눈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반영할 수 있고, 세상의 아름다움도 볼 수 있어요.”

 

  

노동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다

그는 공감의 활동 중 노동 분야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배우고 15년 이상 사진스튜디오 근무를 했습니다. 제가 6년 동안 무보수 생활을 했다면 아마 못 믿으시겠죠.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이유로요.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겠지요. 시골 사진관에서 사진을 처음 배울 때였죠. 끼니를 거르는 일이 일상이었어요. 잠도 사진관 안에서 잤는데, 콘크리트 바닥 위에 신문지를 깔고 자면 머리에 흙이 묻어요. 그 머리를 찬물로 감고 그러면 머리가 띵하고 아프면서 정신이 번쩍 듭니다.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은 엉망이 되었죠. 그렇게 생활하다 쓰러져 병원에 간 기억도 있습니다. 그것이 부당한 인권 침해 행위라는 것을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알았습니다. 사진이 좋아 그렇게 지냈는데 고용주는 그런 점을 악용했겠죠.”

 

그 시절엔 그런 일들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런 대우를 받는 노동자들이 존재합니다. 이제 그의 맑은 눈은 고향을 떠나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먼 곳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사법연수원 법률 지원 봉사활동 사진을 찍으러 갔던 안산에서 그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공감했습니다.

 

“이주 노동자들 사연을 들어보니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어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잖아요. 그런데 고용주가 노동자를 폭행하고 임금을 착취하는 일이 많았어요. 저는 해외 촬영을 나가 보면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때 답답함을 많이 느낍니다. 저 스스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그 분들도 고향을 떠나 멀리 왔는데 말도 통하지 않고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부당한 현실을 보정하다

그가 보고 듣고 느낀 노동 현장은 부당한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곳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것이 부당하다고 말해주지 않았기에, 많은 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이는 누구 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회문제입니다.

 

“아마 지금도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얼마 전 있었던 염전 노예 사건이나 이주 노동자들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그랬죠. 어린 나이였고,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일이 발생하고 나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이런 것은 부당하다’고 교육을 통해 알려줘야 하는 거죠. 저는 이런 교육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공감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사법연수생이 공감을 인터뷰하기 해 방문했을 때 사진 촬영을 위해 동행했었던 그는, 그 때 공감을 보고 느꼈고, 구성원들의 용기에 크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도 가정이 있고, 부인과 자식이 있는데요. 가장인 입장에서 그분들이 그렇게까지 용기를 낸다는 것,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적은 급여를 받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남다르게 느껴졌어요. 때문에 공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제가 직접 못하는 상황에서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08년 5월부터 시작한 기부가 어느덧 만 8년이 되었습니다. 그는 인연이 닿고 계기가 되다 보니 기부를 시작했다며, 8년간의 인연을 담담하게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공감의 용기 있는 활동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습니다.

 

“공감은 법률적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분들을 보호하고 사회를 바꾸는 일에도 큰 노력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런 쉽지 않은 부분까지 앞장서 주니 참 고마워요. 그래서 후원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의 꿈에 조명을 비추다

우리 사회는 부당함에 대해 그건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기 힘든 환경입니다. 사실 타인이 처한 부당함에 큰 관심이 없는 사회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서로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고 서로를 존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교육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타인의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똑같이 하는 걸 안 좋아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은 교육을 시키잖아요.

 

이런 사회 속에서 그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꿉니다. 그가 말하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란 권력이 지배하지 않고, 부가 힘이 되지 않고,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지 않는 사회, 보편적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입니다.

 

“부당한 권력이 갈등의 근원이었다는 것은 근대사나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을 통해 많이 경험했죠. 부가 힘이 되는 사회에서 정의가 꽃피지 못하고 상식과 질서가 무너지는 모습을 수 없이 보았습니다. 보편적 인권이 보장되고 사회적 약자, 경제적 약자 모두가 국가나 사회, 이웃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는 이런 사회가 된다면 다양한 가치가 존중받고 많은 이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겠냐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

그가 요즘 마음에 새기고 다니는 말입니다. 그는 공감을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게 해주는 ‘비타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나태해질 때 공감의 뉴스레터를 보면서 자신을 반성하고 뒤돌아보고 다시 용기를 내 본다고 합니다. 또한 그가 꿈꾸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감의 역할은 아직까지 많이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나 혼자쯤이야’ 가 아닌 ‘나 혼자만이라도’ 하는 것이 지금 공감에 계신 분들의 마음이고 용기라고 생각한다며, 공감 모든 구성원에게 무한한 감사와 응원을 보냈습니다.

 

8년간 변함없이 늘 같은 자리에서 맑은 눈으로 공감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계신 조문성님이야말로 공감의 ‘비타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웠던 인터뷰 시간 만들어주신 조문성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글 _ 한지수 (19기 자원활동가)

사진 _ 예당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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