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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실무수습 후기] 공감, 실천 그리고 변화 – 하영욱(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감이 하는 일/로스쿨 실무수습

by 비회원 2014.02.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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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6일부터 2주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로스쿨 실무수습을 했습니다. '공감' 실무수습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공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첫 이유였고, ‘공감’ 변호사님들과 같은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저에게 어울리는 일인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공감 실무수습은 기록 검토, 세미나, 단체 방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기록 검토는 지도 변호사님께서 소송기록이나 리서치, 과제 등을 주시고 마감일시까지 제출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률적인 방안을 찾고 특정 법률에 대하여 깊이 공부할 수 있다는 점, 변호사님과 실무수습 동기들과 함께 토론하며 피드백 할 수 있었던 점이 유익하였습니다. 저는 외국인의 헌법상 기본권 주체성에 대하여 외국 입법례를 리서치하였습니다. 외국인의 지위에 대하여 헌법상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점(헌법 제6조 제2항)에서 외국 입법례를 조사하여 외국인의 기본권 인정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세미나는 장애인권, 빈곤과 복지, 성소수자, 이주와 난민의 주제로 변호사님의 강의를 듣고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문제들은 하나의 정답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누군가의 이익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된다는 점에서 정답이 아닌 정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답을 구하는 것보다 조화로운 정도를 찾는 것이 더욱 어려웠습니다. 세미나의 내용이 다소 생소하고 쉽게 공감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변호사님께 질문을 하고 해결책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면서 부족한 인권감수성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실무수습기간 동안 ‘노동인권회관’(외국인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과 ‘빈곤사회연대’와 '홈리스행동'을 방문하였습니다. ‘노동인권회관’은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의 피해자 권인숙씨가 받은 국가배상금과 변호를 담당했던 고(故) 조영래 변호사 및 각계 인사들의 기금 마련으로 설립된 단체로, 노동자의 사회・경제・정치적인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석원정 소장님께서 외국인 노동자의 규모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 불법 취업이라는 이유로 인권 침해가 당연시되는 사례를 소개해 주셨고 이러한 사회문제에 대하여 법조인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빈곤사회연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기본생활소득, 노동권, 공적 사회서비스 확보와 더불어 노점상, 철거민, 홈리스의 권익을 대변하는 운동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홈리스행동은 홈리스 문제를 게으름, 무능 등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인식에 반대하며 홈리스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최저생계비 현실화 및 기초생활보장제도(국민기초생활 보장법 등)의 개정 필요성과 더불어 홈리스에게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들(홈리스 강제퇴거, 홈리스 명의도용 범죄 등)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배우면서 법률적, 실무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상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수급권자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서 소득 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사람을 수급권자로 정하고 있는데(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5조 제1항)


첫째,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입증책임을 수급권자에게 지우고, 나아가 입증의 정도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점에서 수급권자가 지배할 수 없는 사정에 의해 급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나아가 입증의 방법도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방법(예를 들면, 가족 관계가 단절되었다는 증거자료로 6개월간 가족 간 통화가 없었음을 입증)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격권의 침해 소지가 있습니다. 


둘째, 부양의무자인 가족도 대부분 빈곤층이라는 점에서 가난의 대물림이 심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나아가 장애를 가진 자식의 부모는 노쇠할 때까지 평생 장애인 자녀를 부양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빈곤과 장애를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사람 중심의 업무 처리 방식이 필요합니다. 현재 담당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선삭감 후조치의 실무 관행과 수급권자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에 대하여 법률상 규정된 서면통지를 누락하는 법 위반 사례가 많습니다. 수급권자들은 국가의 적극적 보장 없이는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두터운 보호가 필요하고, 단순한 실무 관행에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형식적인 업무 처리 방식이 아닌 사람 중심의 업무 처리 방식이 더욱 요구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부양의무자와 관련된 기준은 적어도 관련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최대한 축소하여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마치며

‘노동인권회관’ 단체 방문 때 강연자께서 말씀하셨던 “법은 항상 제일 마지막에 바뀐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법이 먼저 제정・개정되어 사람을 보호하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항상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이후에 비로소 법이 제정・개정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법이 제정・개정되지 않은 법률 사각지대의 사람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공감’과 같은 공익인권법재단, 시민사회단체, 법률가로서의 역할이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타인과 공감할 줄 알고, 그 공감을 실천하며, 실천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참 매력적인 일이라고 느낀 부분이 실무수습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입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꿈을 나누어 주신 황필규 지도 변호사님을 비롯한 ‘공감’ 구성원들, 반갑게 맞아 주신 여러 단체 관계자들, 함께 실무수습에 참가한 멋진 동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_하영욱(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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