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공감포커스] 국제인권규범 이행을 위한 국회의 역할 - 황필규 변호사

공감의 목소리

by 비회원 2013.12.13 16:46

본문

 

1. 왜 국회인가?


국제인권규범의 효과적인 이행과 관련하여 국회의 역할은 종종 간과된다. 그러나 국회는 국가 차원에서 국제인권규범의 효과적 이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는 국내적으로 인권에 관한 법체계를 수립하고, 따라서 국제인권기구 권고의 적절한 이행을 보장하고 국제인권규범의 보호를 보장하여야 하는 책임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를 국내법으로 만들고 입법과정에서 이를 반영함으로써 인권을 국내화 시키고 국제인권기구의 권고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또한, 국제인권기구 권고 이행에 국회가 직접 개입하게 되면 행정부의 교체나 정책의 변화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으면서 좀 더 안정적인 정치적 구조 내의 이행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 그리고 국회의 적극적인 감시활동은 국내법과 국제인권조약상의 의무의 조화를 보장해 줄 수 있고, 이는 새로운 인권침해의 가능성을 최소화함으로써 인권침해 예방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2. 입법을 통한 총체적인 인권정책의 수립 및 시행, 국제인권기구 권고의 이행 메커니즘과 관련된 원칙과 절차의 확립이 필요하다.


국제인권규범의 준수와 유엔인권권고 이행의 효과성은 대한민국 내 인권정책 전반의 수립과 이행 메커니즘의 효과성, 지속가능성 등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 총체적인 인권정책의 내용, 그 수립과 시행 관련 원칙과 절차를 규정한 ‘인권기본법’의 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인권기본법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으로는 국제인권기구의 우리나라 대한 권고사항에 대한 후속조치 및 이행과 관련된 논의를 하는 절차, 인권영향평가의 제도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및 인권교육의 제도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인권의 지방화를 위한 지역인권기구의 설치, 이러한 절차에서의 국가인권기구 및 시민사회의 참여와 역할, 기업의 인권옹호자로서의 역할, 해외개발원조에 있어서 인권의 고려 등을 들 수 있다. 


법무부는『국가인권정책기본법』 제정 추진계획을 제시한 바 있고, 추미애 의원은 『인권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국제인권규범의 준수와 유엔인권권고 이행과 관련해서는 기본법과 동시에 혹은 별도로 입법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 등이 참고될 수 있고, 2013. 11. 22. 현재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된 『조약의 체결ㆍ비준 동의에 관한 법률안』, 『조약의 체결ㆍ비준 절차 등에 관한 법률안』, 『조약의 체결ㆍ비준 절차 등에 관한 기본법안』, 『조약 및 기관 간 약정 체결절차 등에 관한 법률안』등도 참고할 수 있겠다.



3. 국회 내 국제인권규범 이행 감시를 위한 조직구조를 상설화하여야 한다.


국회 내에 국제인권규범의 주류화 및 국제인권기구 권고의 이행에 관한 철저한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 구조를 신설하거나 기존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조직 구조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정부 및 관련 국가기관에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인권위원회나 이와 유사한 국회 내 단위는 국제인권 메커니즘의 이행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기 위한 소위원회 구성을 고려해야 하고, 인권 이슈를 다루는 기존 상임위원회들은 국제인권기구의 이행 감시까지 그 활동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다양한 정당이 참여할 수 있도록 수용성이 있어야 하고 인권에 대한 전문성과 관심 있는 국회의원들이 그 구성원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그 임무는 특히 다음을 포함하여야 한다.     


1) 제·개정 법률안의 국제인권규범 부합 여부에 대한 체계적인 심사

2) 정부에 대한 유엔인권권고 및 그 이행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 제출 요구

3) 관련 제·개정 법률안 제안 혹은 발의

4) 그 임무에 관한 증인 등의 출석요구, 서류제출 요구 및 현장 조사 권한  

5) 다른 의회 기구에 대한 인권에 관한 자문  

6) 제3자에 의해 제기된 인권 문제나 우려 사항에 대한 검토 및 조치


현재 국회에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를 제대로 논의하거나 심의하는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거의 모든 상임위원회가 인권 관련 이슈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부분 유엔인권이사회의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 유엔조약기구 국가보고서, 유엔특별절차 대응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 업무를 소관으로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유엔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외교부 업무를 소관으로 하는 외교통일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업무를 소관으로 하는 운영위원회 등이 포괄적인 인권 이슈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국회 내에는 의원 연구단체가 존재하는데, 국회인권포럼, 국회경제사회정책포럼, 국회통일외교안보포럼 등이 관련 연구단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국제인권규범 준수 및 국제인권기구 권고 이행을 포함한 인권 전반을 관장하는 상임위원회로서 인권위원회가 신설되는 것이겠지만, 법제사법위원회 내 소위원회 구성 등 현실적인 방안도 모색될 수 있다. 그리고 당장에는 기존 연구단체 강화 혹은 새로운 연구단체의 설립 등을 통해 국제인권규범을 연구하고 국제인권기구 권고의 이행에 관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4. 국제인권기구의 권고 혹은 결정을 집행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한 입법을 마련하여야 한다. 


국회는 국제적 결정과 조화를 이루는 입법 제안을 할 수 있는 그 권한을 적절히 행사하여 인권의 주류화를 꾀해야 한다. 국제인권기구 권고의 이행을 위해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한 경우 국회는 즉각적으로 그 권한을 행사하여 입법활동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유엔조약기구에 대한 개인진정제도의 경우 개별 사건의 구제를 대상으로 하고 국내구제절차 완료의 원칙이라는 보충성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제도를 통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그 이행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확정판결과 배치되어 현재의 법 제도하에서는 관련 권고를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차원의 논의나 고민은 2006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외부연구용역을 진행한 것이 거의 유일하다. 개인진정이 개인의 권리구제까지 나아가는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개인진정에 대한 국내적 구제절차의 마련이 시급하다. 재심절차, 국가배상절차, 금전보상 이용 방안 등 가능한 안들은 이미 충분히 제시되고 논의되었고 이제 국회의 입법적 결단만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5. 정부의 국제인권기구 심사와 권고 이행에 관한 정기적인 국회 보고체계를 확립하여야 한다. 


국회는 사법부와 행정부의 인권기준 관련 결정과 법 집행을 감시하여야 하고 국제인권규범의 이행과 관련하여 행정부를 감독할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국회는 유엔인권권고의 이행을 위해 관련 당국이 취한 조치들을 감독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국회는 유엔조약기구에 제출되는 국가보고를 감독하고 조약기구의 주요 권고의 이행을 감시하여야 한다. 정부에게 적절한 기한을 부여하여 적시에 관련 행동계획이 수립되고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보고절차는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이고, 이는 국회로 하여금 국제인권기구 권고 이행조치의 효과성을 감시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러한 보고절차는 국회로 하여금 자국과 타국에 대한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정기적인 보고가 어려운 경우 국회의원이나 상임위원회는 그 권한을 행사하여 국제인권기구의 권고 상태에 관하여 행정부처로부터 내용을 제출하도록 하는 다른 절차를 고려하여야 한다. 국회의 구성원은 국제인권조약에 의해 국가보고서 등의 심의가 이루어지는 현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정부도 국제인권조약의 협상 과정과 유엔인권권고의 이행과정에 국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국회는 국제인권조약의 비준동의 시 조약의 내용에 관한 논의를 일부 진행하기는 하지만 그 적용 여부, 관련 권고의 내용 및 그 이행 여부 등에 대해서는 거의 전혀 어떠한 기능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국회와 소통할 의지가 거의 없고 국회는 이를 그 활동내용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정부로 하여금 이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절차를, 신설될 경우에는 인권위원회, 기존 국회체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혹은 그 소위원회에서 진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보고절차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곧바로 도래하지 않더라도 국회의원들은 정부에 대한 서면 혹은 구두 질의 통해, 그리고 국정감사 등 국회의 정기적인 절차에 의해 국제인권기구의 권고 및 그 이행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감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글_황필규 변호사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