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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면해선 안 될 ‘불편한 진실’ - 공감 자원활동가들의 작은 세미나 후기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3.11.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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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8일, 공감 사무실에서는 18기 자원활동가들의 작은 세미나가 열렸다.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서비스의 천안센터 하청 노동자 고(故) 최종범 씨가 과도한 노동조건, 사측의 부당한 대우 등에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자가 부당한 죽음을 맞이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아산센터의 조씨 역시 사측의 부당한 대우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었고, 칠곡센터의 임씨는 과로로 인한 뇌출혈이 발병해 사망했다. 이들 모두 사측의 실적 압박,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심각한 우울증, 공황장애를 겪고 사망했다고 한다. 
 
 ‘초일류 기업’ 삼성에서 이처럼 수많은 노동자들이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은 삼성 특유의 무노조 경영과 무관하지 않다. 고(故) 최종범 씨의 동료들은 사측에서 조합원에 대한 심각한 노동탄압이 있었음을 주장한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하자 삼성전자서비스는 노조 탄압 정책을 시행하였다. 조합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강등시키며, 소위 ‘표적감사’라고 불리는 감사를 실시했다. 또한 일감을 쪼개 비조합원과 본사측 파견 인력에 몰아주는 ‘일감 쪼개기’를 통해 조합원의 일당을 간접적으로 줄이기도 하였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도급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고용했지만, 계약의 형식만 도급일 뿐 업무 지시, 인사관리 등 철저한 관리를 함으로써 ‘위장도급’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삼성전자서비스의 하청 노동자들은 ‘위장도급’의 형태로 삼성의 소위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으니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것이다.

 

 삼성은 이들 하청 노동자들에게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을 강제했다. 저임금 문제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월급 산정의 방식이 건당 수수료와 연계되다 보니 사측의 ‘일감 쪼개기’ 앞에서 노동자들은 너무나도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노조가 활성화된 포항센터의 경우 본사의 ‘일감 쪼개기’로 직원들의 월급이 크게 줄었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월급을 받는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실적 중심의 고객만족경영 역시 노동자에게는 폭력이 되었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해피콜’의 점수가 만점에 조금이라도 미달되면 추가적인 근무는 물론, ‘고객 만족’을 위한 업무 수행능력을 기르고자 ‘역할극’에 참여해 밤늦게까지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삼성의 ‘초일류 경영’을 위해 노동자들은 죽음으로 몰아져가고 있는 것이었다.

 

 ‘초일류 기업’ 삼성이 이렇게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서비스 노동자의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한 수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 등의 질병에 걸려 사망한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반도체 노동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에 제보된 바에 의하면 반도체 사업에 종사한 노동자들의 백혈병 피해 사례만 60건이 넘어가고 있고, 기타 직업병 피해 제보도 160건을 넘었다. 최근 국감에서는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자연유산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되었다. 국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한 박민숙 씨의 증언에 의하면,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공정 과정 중 다루게 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단 한차례의 교육도 없었고, 이로 인해 본인은 ‘불임’과 ‘유방암’이라는 막대한 신체적 피해를 입게 되었다고 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희귀 병에 걸리고, 이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삼성은 공식적으로 사죄하거나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도체 노동자들이 자신의 질병에 대해 산재신청을 하려 하면, 노동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거짓 회유를 하거나 협박을 했다. 반도체 노동자와 유가족들은 투병생활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삼성의 책임 인정과, 산재 처리를 통한 공식적 보상이다. 삼성은 이들의 죽음을 그저 돈의 문제로 환원한다. ‘초일류 기업’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자본력을 동원해서 입막음을 하려 한다. ‘또 하나의 가족’을 이야기하던 삼성은 자신 가족들의 죽음을 그저 돈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삼성이 지닌 자본력은 거대한 권력이 되어 국가 기관의 중립성마저 파괴했다. 산재법 1조에서는 산재법의 목적이 노동자들의 피해에 대한 신속한 보상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산재보상을 담당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삼성 측 연구결과만을 받아들여 반도체 노동자들의 산재신청 요구를 대부분 기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에서 백혈병으로 죽은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신청은 모두 기각한 상황이다. 최근 이러한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청구했다. 고(故) 김경미 씨 유가족은 2010년 근로복지공단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서울 행정법원은 4년 만에 고(故) 김경미 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산재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김경미 씨의 소송은 끝나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이 이에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사실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행정법원은 고 황유미 씨와 이숙영 씨에 대해서도 산재를 인정하였지만, 근로복지공단은 항소를 제기해 현재 2년 4개월째 사건이 진행 중이다. 노동자들의 피해를 신속히 보상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근로복지공단이 국가 기관인지, 아니면 삼성의 법무팀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삼성은 이 두 사건에 대해 피고 보조인 자격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제 국가기관마저, 삼성의 권력 앞에 순치된 것 같다.

 

 삼성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삼성이 가진 권력은 막강하다. 어쩌면 삼성의 권력이 가장 무섭게 작용되는 곳은 국민들의 의식이 아닐까? 실제로 삼성이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몰아갔지만, 국민들 인식 속에 남아있는 것은 ‘초일류 기업 삼성이다. 과거 모 방송사에서는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와 관련한 다큐를 기획하였으나 외압에 의해 결방되었다고 한다. 삼성이 가진 어마어마한 권력은 ‘초일류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목소리를 막음으로써, 국민들 한 명 한 명의 의식 속에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초일류 기업’ 삼성을 생각할 때 마다 기억해야 한다. 화려한 이미지와 실적 뒤에 숨어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이를 은폐하려는 권력의 움직임을... 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이들의 눈물이 서려있음을...

 

 최근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영업 실적을 발표했다. 정부는 본인들의 ‘경제살리기’ 정책 덕에 경기가 조금씩 나아졌다고 했지만,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굴지의 삼성만은 달랐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를 넘어가며, 또다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경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의 화려한 실적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외침과 죽음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우리는 그러한 불편한 진실에서 눈을 돌리고 있지는 않은가?


글_하태승(18기 자원활동가)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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