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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 건강권에 대해 논하다 - 국제난민건강권토론회 참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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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국내 난민 건강권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보건의료 전문 국제 개발 NGO 단체인 메디피스의 주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후원하여 진행되었으며,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가 발표 및 토론의 사회를 맡았습니다.

 

‘난민법 제정까지와 그 이후’

 

황필규 변호사가 ‘난민법 제정까지와 그 이후’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발표를 하였습니다.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한 이후, 2001년에 첫 난민인정자가 생겼으며, 그 이후 난민인정 절차나 판례 등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2012년 난민법이 제정되기까지 수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포괄적 난민법과 법무부 및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내 난민과가 따로 설치되었으며 전담재판부가 생겨 1000개 이상의 판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변호사들 사이에서의 관심도도 높아져 대한변협에서 매달 30~80여 명의 변호사가 난민법 관련 교육을 받고 있으며, 난민재판을 담당하는 공익변호사 그룹도 3개 생겨났습니다. 문제점으로는 생계지원 및 취업허가의 문제를 당국의 재량에 맡겨 두었다는 것과, 입국항에서의 제한된 난민인정절차 접근권, 법률구조권 없음, 사회통합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지원의 결여 등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은 급증하는 외국인 혐오주의 및 인종주의에 대하여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 또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난민 건강권 보장의 방향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서울대 인권센터의 이주영 박사는 ‘난민 건강권의 보장: 보이지 않는 국경을 넘어’라는 제목으로 난민의 건강권 보장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건강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의료보건 서비스 및 필요한 물품이 적절한 수량대로 공급되어야 하며, 비차별적이어야 하고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접근이 용이해야 하며, 건강 관련 정보에 접근하는 것 또한 용이해야 합니다. 또한 문화적 차이, 성별, 생애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건강의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주영 박사는 난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방향에 있어서 특히 아동, 여성, 폭력의 생존자들에 대한 민감성을 강조하였으며, 현재 입원치료에 국한된 의료지원의 한계를 넘어 예방 및 치료를 적시에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치료의 효과성도 증가하고 오히려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난민의 정신적 건강도 중요한 쟁점인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낯선 환경, 심사 절차, 사회적 고립 등에서 오는 불안감과 우울 증대를 우려했습니다. 또한 난민 개개인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 11월 18일에 열린 '국제 난민 건강권 토론회'

 

국내 난민 건강권의 실태

 

최홍조 메디피스 전문위원(국제결핵연구소 연구의사)은 국내 난민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조사는 2013년 2월에서 11월까지 진행되었으며, 국내 난민의 주관적 건강 상태와 의료 서비스 이용 전반에 관한 현황을 알아보고, 국내 난민의 실태 파악을 통한 국내 난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특이할 만한 점은, 난민의 지위에 따른 차이 없이 대부분 “자신이 건강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쩌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본국을 떠날 생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까지 온 난민들은 실제로 건강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바로 숨겨진 불건강의 문제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불건강의 경우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관심이 집중되어 일부나마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숨겨진 불건강에는 관심도 부족하고 본인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울증, 심리적 외상과 같은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나, 나중에 중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작은 질환들을 여럿 앓고 있으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

 

마지막 발표자는 콩고 난민 출신인 광주대학교 교수 욤비 토나 씨로, 실제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실제 사례들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욤비 토나 씨는 현재 난민인정절차를 지적하면서, 난민 신청자 인터뷰 전에 먼저 정신건강 검사를 실시하여 난민 신청자의 정신 상태를 파악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결과가 있다면 이것을 인터뷰 결과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난민 신청자들의 경우 전쟁, 고문 등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뒤 입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터뷰 시 진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난민 신청자에게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터뷰가 진행되면 출입국관리소 직원의 입장에서는 난민 신청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난민인정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 외에 욤비 토나 씨는 의료보험이 없어 비싼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하고 생니를 네 개나 뽑았던 경험, 의료보험이 있더라도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지 등의 정보가 없어 병원에 가지 못 했던 경험 등을 통해 난민 건강권 보장의 실제적 필요를 이야기했고, 아프리카 출신의 난민으로서 ‘아프리카에는 말라리아, AIDS가 많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의사들이 충분한 검진을 하지 않아 수술이 불가피할 정도로 유방암이 진행된 다음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점 등의 차별적 언행을 지적했습니다.

 

건강권은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유할 모든 사람의 권리”(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2조 제1항)로서, 그 나라의 국민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본국을 떠나와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_김지연(18기 자원활동가)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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