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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 혐오에서 시작해서 희망으로 끝나는 영화

공감이 하는 일/공익법 교육·중개

by 비회원 2013.11.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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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 '로빈슨 주교의 두가지 사랑' 영화 포스터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 혐오에서 시작해서 희망으로 끝나는 영화


“주교가 게이라고?!” 

혹시 이 영화의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셨나요? 사실 놀라운 일이긴 합니다. 로빈슨 주교는 최초로 ‘공개된’ 게이 주교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게이 주교’에 놀라워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 될 수는 없을까요? 이러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저도 로빈슨 주교가 커밍아웃한 것이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혐오에서부터 종교적 신념까지 로빈슨 주교가 넘어야 할 벽은 너무나 큰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놀라운 것은 비단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서품을 결정하기 위한 미국 성공회의 투표 과정 역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이를 안건으로 삼는 것에서부터 수많은 토론과 논의가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투표 결과를 듣고 오랫동안 묵묵히 기도를 하는 모습들이 저에겐 정말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쉽사리 ‘논의’조차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무조건적인 반대만이 있는 종교계에도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을 것 같고, 동성애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혐오에서 시작해서 희망으로 끝나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아래에서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물론 알고 보더라도 전혀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도 다른 기회에 한 번 더 볼 생각이에요.^^


누구의 이름을 빌려 다른 사람을 혐오한다는 것... 폭력의 정당화의 무서움...


“주교가 게이라니?!”와 비슷한 표현으로 “며느리가 남자라니?!”가 있죠. 두 표현은 문자 그대로 의미는 놀라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실 혐오가 내재되어 있죠. 남이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지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로빈슨 주교의 연설 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화면을 통해서 보는 것이었지만 그걸 보는 저에게도 그분의 언행이 매우 폭력적으로 다가와 심장의 떨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 혐오의 말들과 경멸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곳에선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얼마 전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결혼식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혐오를 드러내신 분들이 계셨죠.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 전부터 자신들에게 저주의 메시지를 보내고 살인의 협박을 한 사람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원제는 “Love Free or Die"입니다. 같은 선상에 있어선 안 될 단어들로 들리는데 현실에선 ‘die’를 강요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왜 TV 뉴스에서 나오는 흉악범에 대해서는 너무나 두려워하면서 이러한 혐오에 대해서는 두려워하지 않는 것일까요?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이 다르다는 것은 폭력의 기준마저 바꾸어 버릴 만큼 “다른”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꺼풀 벗겨내기.


영화 속 한 주교는 자신의 동성애자 친구들과 너무나 친하고 그들의 인권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로빈슨 주교의 서품에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한 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한 꺼풀을 벗겨내기가 힘들다.” 그 분도 알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성소수자와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의 차이는 ‘한 꺼풀’에 불과하다는 것을…… 


하지만 로빈슨 주교의 서품이 ‘한 꺼풀 벗겨내기’라는 것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서 더 많은 것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혐오, 결혼, 노동, 군대 등…… 많은 이성애자들이 어렵지만 할 수는 있는 것들을 동성애자들은 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얻은 희망으로 잠시나마 이러한 차별들이 한 꺼풀, 한 꺼풀씩 벗겨지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게이 주교” 가 아니라 “주교인 게이” 가 되는 날까지!


여성의 주교 서품이 문제 되었을 때에도, 동성애자의 서품이 문제 되었을 때에도 여성과 동성애자는 교회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동성애자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저도 사실 그렇게 수많은 혐오 속에서 어떻게 버텨나가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나 교회에서 도망친다면 사회에서도 도망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망칠 곳도 없지만, 도망칠 필요도 없는 사람이기에 지금 여기 있는 것입니다.  


“게이 주교”와 “주교인 게이”의 차이점을 아셨나요? 아마 로빈슨 주교에게는 그 사람의 어떤 다른 특성보다는 “게이 주교”라는 낙인이 계속 따라다닐 것입니다. 특별하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일 수 있겠지만, 남들과 다르지 않은 이유로 특별한 취급을 받는 것은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앞으로 주교가 게이인 것이, 사제가 레즈비언인 것이 “특별”하지 않은 날이 온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난 게이이고, 직업은 주교야!” 


제가 현실과 좀 먼 희망만을 계속 얘기한 것 같은데요, 하지만 모두가 꾸는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닐 것입니다. 언젠가 모두가 같은 꿈을 꾸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글_하준영(18기 자원활동가)

[씨네토크 후기]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과 함께한 씨네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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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28 17:31
    글 잘 읽었습니다. 동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치않은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로 드신 '주교가 게이야?' 와 ' 며느리가 남자야?' 완 적절하지않은 비교같습니다. 차라리 ' 특전사 사령관이 여자야?' 라고 하는게 훨씬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교가 게이였다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충격적인 것이지요. 요즘 세상에선 직업에 대한 남, 녀 성별파괴가 일반화되어 그다지 충격거리가 되지않죠. 하지만 며느리가 남자라는 점은 엄청난 충격거리고 논란거리가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사견으로도 며느리가 남자인 것은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네요. 정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카톨릭에서 여성이 주교가 된적이 없었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만큼 카톨릭 자체가 지극히 남성 중심적이고 폐쇄적이란 반증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또 달리 생각해보면 언젠간 종교에서도 성별파괴의 바람이 불겠죠. 그러다보면 또 언젠간 일반화 되겠죠. 사제가 아니라 여성도 주교가 돼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로빈슨 주교의 일화는 뭐 그리 충격적이고 논란거리가 되겠습니까...그리고 ' 난 게이야, 직업은 주교구' 라는 고백은 상당한 반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종교는 신앙심이 바탕이 되는것 아닐까요? 종교인을 직업인모으로 본다는 관점은 온당치않다고 여겨집니다. 만일 종교인이 직업인으로서만 치부한다면 우리가 그들을 존경하고 신의 대리인으로서 따르는 일이 퍽이나 부질없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종교인은 종교인 다워야 하는것 아닐까요? 요즘 일부 종교인들의 사회참여라는 명목하에 이뤄진 정치적 발언, 이건 명백한 정치참여겠죠. 물론 제 시각이 편협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종교가 정치에 참여하는 순간 종교로서의 존재 목적뿐만 아니라 생명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모세와 예수님 그리고 사도 바울과, 베드로 등 여러 선지자들이 왜 정치적으로 초월했던 가를 생각하면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눈에는 부조리한 세상이 보이질않았던가요? 그렇치는 않았을 겁니다. 정치적 요구보다는 말없는 순교가 훨씬 더 큰 설득과 믿음을 이끌어 내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더 큰 파장으로 사람들의 신앙심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생각이었겠죠. 실제로 그러했고 기독교는 가장 성공한 종교가됐죠. 영화가 주는 메세지를 한번쯤 공감하자는 취지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나 일반화 하는 것은 아직 더 많은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추운 날씨입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