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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자유권 vs 보호의무 - 누구를 위한 보호인가?

공감이 하는 일/공익법 교육·중개

by 비회원 2013.10.0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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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장애인▲ 9월 27일, 공감 염형국 변호사와 18기 자원활동가들이 함께한 '장애인권' 세미나


 공감 염형국 변호사와 18기 자원활동가들이 함께한 장애인권 세미나는 실제 사건, 사례와 소송들을 중심으로 핵심쟁점과 인권인식․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가며 진행되었습니다. ‘장애인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OO이 부족하다?


 세미나는 대전에서 일어난 고등학교 학생들의 지적장애 여중생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사건 자체만으로도 섬찟했던 그 일은 사건처리 과정에서 보인 사법기관과 가해자들의 모습들로 인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법원과 검찰의 지적장애 여성들의 성폭력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부족, 그로 인한 불구속수사와 영장심사. 가해학생들의 우수한 성적을 이유로 한 학업중단 반대 목소리 등은 우리 사회가 지금 ‘법이 추구하는 정의실현으로의 길’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혹시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피해 장애인 입장에 대한 이해와 사실 확인이 아닌 형식적 기준과 전도된 가치로 두 번 상처를 입힐 수 있을까요. 한평생 성범죄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살아갈 피해자와 성범죄자의 지역 인재 발전 가능성이 법적으로 아니 그 무엇으로라도 대비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이러한 것이 생각해볼 일이긴 한가? 과연 피해자가 비장애인이었어도 이런 변명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에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장애인 시설, 보호가 아닌 자유권을 박탈하는 곳일 수도


 두 번째는 십 수년간 장애인 시설에서 매일같이 미역국을 먹어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미역국이라는 한 탈시설 장애인의 이야기였습니다. ‘장애인 시설’이라는 곳 자체가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미신고 시설들의 문제와 시설이 과연 ‘보호’의 역할만을 하고 있는가, 장애인은 자기 삶의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 것인가? 라는 점들을 돌아보게 된 자리였습니다.


 장애인들 또한 자기 삶의 주체이며 독립적으로 살 권리가 있고 결국 모든 이들이 함께하는 사회라면 이러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장애를 갖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동등한 사회구성원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전체인구의 5%(5천만 명 중 약 250만 명)가 넘는 장애인들은 교육을 받고, 일하고,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는 평범한 삶조차 ‘보호’라는 이름 아래 제한되는 것일까요. 


 염형국 변호사는 장애인에 대한 보호와 자유권에 대한 인식을 간단히 아동에 비유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법적인 규정이 존재함에도 여전히 장애인은 ‘보호’가 필요한 대상이라며 많은 권리가 제한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장애인을 위한 ‘보호’일까요? 장애인은 몸이 불편해서, 정신연령이 낮아서 그래서 사고발생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시설에서만 생활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면 어떻게 뛰어노는 호기심 왕성한 우리의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노닐 수 있습니까?"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정말 장애인을 이웃으로, 사회 같은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있던 것일까?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갖고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그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같이 영화를 보고 음식을 먹고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사랑을 축하해주는 평범한 일상에서 그들을 배제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이런 것이 필요하다, 저런 것을 보완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장애인과 나 자신이 손잡고 걸어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사회가 장애인을 더는 보호만 받아야 하는 어린아이 같은 존재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도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니까. 위험하더라도, 실패하더라도 자유로운 가운데 자기 스스로 그 위험과 실패도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니까” 라는 염 변호사의 글을 읽으며 내 안의 물음과 복잡한 감정이 더욱더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는 단편적일 수 없다


 이야기의 후반은 장애인차별 구제소송 사례로 이어갔습니다. 한 사례는 지하철 역사 내 남녀 구분 없는 장애인화장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였고 나머지 사례는 시각장애인 웹 접근성 차별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이었습니다.

 

 같은 사람인데 왜 장애인 화장실의 남녀 구분은 없을 수가 있을까? 같은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데 왜 시각장애인은 항공사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을까?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는 절대 단편적일 수 없으며 그러므로 더 많이 소통하고 서로 마주하고 이해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무엇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소송의 결과로 장애인화장실을 남, 여 각 1개씩 설치하라는 권고를 받았고 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위한 지침도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조금씩 이렇게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느끼고 앞으로 더욱 보완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밖에도 정신병원, 사회복귀시설에 대한 변경된 지원금정책, 보험에 있어 장애인 차별-상법 제732조 개정의 필요성 등(장애인 보험과 관련된 판례를 찾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관련된 많은 내용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후기에 모든 내용을 기록할 수는 없지만 제가 세미나에서 느낀 ‘장애인권’에 대한 인식의 문제‘인권감성’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첫걸음으로 앞으로 작지만, 행동으로 인권에 대한 ‘실천’을 이루어 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글_조미연(18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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