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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포커스] 기부금품법 개정에 대한 우리의 자세 - 염형국 변호사

공감의 목소리

by 공감이 2013.09.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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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전행정부의 기부금품법 개정안 입법예고


모든 국민은 자신이 지지하는 활동을 위하여 기부할 자유도 가지고, 필요한 자금을 기부받을 자유도 가지며, 이러한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된다. 기부금품의 모집에 따른 기부행위는 이처럼 기부자의 임의적인 자유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부금품을 모집하는 목적이 범죄 기타 위법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아니면, 기부금품의 모집행위나 기부행위 그 자체는 사회적으로 해로운 행위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기부금품의 모집 여부나 기부 여부는 원칙적으로 모집자나 기부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도 무방하다고 할 것이다.

 

최근 안행부에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였다. 국가와 지자체에 기부 활성화 책무를 부여하고, 기부금품의 모집등록사업을 확대하며, 모범 기부자에 대한 포상과 기부금품 모집 사후 등록이 가능하게 하는 등의 개선된 부분도 눈에 띈다.

그러나 영리․정치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공공질서 등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등은 기부금품 모집 등록이 불가능한 사업으로 하였고, 신청인의 모집 목적사업 수행능력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개정이 필요한 기부금품 모집 방법이나 모집비용 충당비율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아래에서는 안행부의 기부금품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2. 기부금품의 모집등록


가. 안행부의 개정내용 및 취지


안행부는 기부금품의 모집등록과 관련하여 현재 국제구제사업, 재난구호사업 등 11개 분야의 사업에 대해서만 모집등록이 가능하게 되어 있으나, 앞으로는 목적사업이 영리ㆍ정치․종교 활동을 위한 사업, 법령위반 등 불법행위를 위한 사업, 공공질서ㆍ공중도덕 또는 사회윤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사업 등의 금지목적 사업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등록을 해주도록 원칙허용 방식으로 등록체계를 변경하여 등록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지목적 외에는 등록청의 자의적 권한행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개정취지를 밝히고 있다.

 

나. 금지되는 모집 목적 사업

 

1) 영리ㆍ정치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자본주의가 덜 발달하였던 과거에는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가 명확하였으나,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가 모호해지게 된다. 영리회사가 비영리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고, 비영리단체 또한 영리사업도 부수목적사업으로 수행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사회적 기업 분야 및 크라우드 펀딩 분야이다.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으로 기부금품 모집등록이 금지되게 되면, 사회적 기업이나 크라우드 펀딩은 급속도로 위축되게 되고, 그들이 수행하던 공익적 목적이나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서도 큰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의 경우에 기부자가 공익적․공공적 가치에 동참하고자 그 사업에 기부 하는 것은 장려하여야 할 일이지 금지할 일은 아니다. 전적으로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는 기부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 그러한 사업에 대한 기부행위를 금지할 필요는 없다.

 

한편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는 넓은 의미의 시민사회의 모든 활동이 이 범주에 포함되게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정치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은 기부금품 모집이 금지되는 사업에 해당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 이 법 제16조에 의하여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수범자인 국민에 대하여 어떤 정치활동 목적의 사업이 기부금품 등록이 금지되는 것인지 전혀 알려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2) 공공질서ㆍ공중도덕 또는 사회윤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정부는 지난 2006년 성숙한 기부문화 조성을 위해 기부금품의 모집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였고, 이번 개정방향도 규제중심의 현행 기부금품 모집등록방식을 변경하여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부를 확산시켜 사회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함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공공질서ㆍ공중도덕 또는 사회윤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금지 목적 사업에 포함 하는 것은 이러한 규제완화의 개정방향이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

 

이 조항에서의 “공공질서ㆍ공중도덕 또는 사회윤리”는 형벌조항의 구성요건으로서 구체적인 표지를 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상 기본권 제한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 또는 헌법상 언론ㆍ출판의 자유의 한계를 그대로 법률에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할 정도로 그 의미가 불명확하고 추상적이다. 법 집행자가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하고자 하는 사업이 “공공질서ㆍ공중도덕 또는 사회윤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으로 만연히 판단하여 등록을 거부하는 경우에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고자 하는 자는 원하고자 하는 사업을 위한 기부금품 모집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러한 사업이 시기를 다투는 사업인 경우에 등록을 거부당한 채 위법한 기부금품 모집행위를 하거나 혹은 등록 거부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도 없이 결국 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된다.


다. 신청인의 모집 목적사업 수행능력 평가


기부금품 모집 등록청은 금지되는 모집 목적사업이 아닌 경우에도 신청인의 경력, 신용상태 등을 고려하여 신청인에게 모집 목적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모집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원래 등록제는 신청인의 등록요건 구비 여부를 확인하여 수리하는 것이고, 신청인의 수행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등록’이 아닌 ‘허가’에 해당한다.

 

또한, 신청인의 목적사업 수행능력이 어떠한지 등록청에서 임의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어서 자의적인 재량행사가 가능하게 되고, 신청인 입장에서는 어떠한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기부금품 모집 등록이 가능한지 그 기준을 전혀 알 수가 없어, 신청인의 기부금품 모집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게 된다.

 

 3. 기부금품 모집 방법 개정 필요


현행 기부금품법 제2조 2호에서는 기부금품의 모집을 서신, 광고, 그 밖의 방법으로 기부금품의 출연을 타인에게 의뢰, 권유 또는 요구하는 행위 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부금품의 모집’은 자선기관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단체활동을 포괄한다. 특히 ‘서신, 광고, 그 밖의 방법 등’ 모집행위에 대한 해석을 행정관청의 재량에 맡길 수 있도록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해 놓음으로써 모집행위에 대해 실질적인 규제조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집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경우는 모집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피해나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대한 침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경우에 국한하여야 한다.

 

자선기관 담당자가 회사 관계자와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기부를 받게 되었을 때 모금요청이라는 모집행위에 의한 것인가 아닌가의 여부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서 이를 사전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어떤 단체이든 '불법모금'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모집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요나 사기․갈취 등 모집행위에 의한 폐해나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취지에 걸맞게 악용될 소지가 있는 모집행위만을 제한하거나 모집절차에 대한 세부규정을 통하여 얼마든지 모집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4. 모집비용 충당비율 폐지 필요


모금단체가 현실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한 사례로, 1억 원을 모금하려고 계획을 세워 1천5백만 원을 모집비용으로 사용했으나, 모금이 예상보다 부진하여 5천만원밖에 모으지 못했다면 모집비용의 비율은 30%가 되어 개정 법률에 위배되어 처벌 대상이 되게 된다. 모집비용은 모집 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것이고, 모집금액 대비 모집비용의 비율은 모집이 끝났을 때 사후적으로 산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모집비용의 상한을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모금단체의 순수성과 자발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

 

모집비용을 제한하고 있는 규정은, 모집비용의 비율에 대해 규제하는 외국의 입법례도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규제를 존속시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모집비용은 기본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만 하면 되는 것이니 비율을 규제할 문제가 아니다. 모집비용을 얼마나 썼는지는 정부가 규제할 것이 아니라 기부자가 기부를 할 때 판단자료로 사용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5. 모집등록에서 모집자 등록으로 전환 필요


현행 기부금품법은 공익활동 수행을 위해 1천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고자 하는 자는 사업 건별로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부금품 모집은 일련의 연속적인 모금 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기부금품 모집자의 등록을 요구하는 국가들(ex. 미국, 영국 등)에서는 사업 건별 등록방식이 아니라 모금 첫 해에 등록을 하고 매년 갱신등록을 하게 하는 모집자 등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사업 건별 등록방식은 모집자(개인․단체)가 모금사업을 시작하는 첫 해에 등록을 하고 매년 갱신등록을 하는 모집자 등록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_ 염형국 변호사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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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9.13 22:14
    예전부터 느꼈지만 기부금품법은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고, 기본권 제한 범위가 너무 넓은거 같아요. 명쾌한 글을 보니 생각이 더욱 확고해지네요.
    공직선거법도 그렇고 우리 나라는 규제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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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9.16 14:07
    홍율씨~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요. 기부행위를 규제해야한다는 발상은 국민의 기본적 자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거 같애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자유가 재산권 이외에도 보다 폭넓게 보장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