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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다 - 소통과 인식, 그리고 인권 (여름 인권법 캠프 후기)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공감이 2013.08.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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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다

- 소통과 인식, 그리고 인권(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님과 함께한 전체강좌)

 

만약 어딘가에서 “도와주세요. 여기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요.” 라고 말한다면 누구나 그곳으로 달려가 도와줄 것이다. 우리 안의 측은지심과 이타심, 도덕심 등이 발현되는 이유도 있겠지만, 안전에 대한 희망과 바람이 섞여 있는 이유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러한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마음이 ‘공공’의 이름 아래에 모였을 때 생명을 가늠하고 인권에 가치를 매기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겐 ‘공공’의 이름을 쥐여주고 인권을 탄압하기도 한다.

 

사회적 약자들은 ‘공공’에 포함되지 않는가

 

노동자, 여성, 어린이·청소년, 장애인, 성소수자, 노숙인, 철거민, 이주노동자, 난민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은 왜 안전망에서 벗어나게 될까.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폭력을 방치한다면 이는 결국 소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돌아올 것이다. 사실은 소수자가 아닌 사람은 없을지 모른다.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일 수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가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가 빠진 ‘공공’은 누구도 그 보호범위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여름 인권법 캠프▲ 2013 공감 여름 인권법 캠프 전체강좌 '소통과 인식, 그리고 인권'

 

국가만이 공권력일까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서도 알려졌지만, 용산 참사, 쌍용자동차 파업 등에서의 국가공권력의 무자비한 횡포는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다. 그런데 국가만이 공권력일까. 웬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겠지만, 우리가 직접 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는 당당할 수 있을까, 죄책감이 없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무관심한 것이 직접 공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는 것 만큼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래군 소장님의 강연을 통해 생생한 현장을 들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거나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었던 나 자신을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왜 과격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걸까

 

박래군 소장님께서는 ‘별을 달았다’고 재밌게 표현해주셨는데 전과 10범(계산 안 된 것까지 15범?)이나 될 정도로 불법(?)을 많이 저지르셨다고 하셨다. 그것이 정말 불법인가에 대한 의문에 앞서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많은 시민은 시민운동의 과격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신다. 또는 통행에 방해된다고 매우 싫어하기도 한다. 장애인분들이 이동권 투쟁을 하기 위해 목줄을 감고 도로를 점령한다든지 크레인, 철탑에 올라가는 모습들은 그러한 시선을 넘어서 목숨을 건 위험한 일들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이라는 답변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잘 드러내주는 안타깝고 슬픈 답변이었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어디까지 갈 거냐, 얼마나 더 위험한 일을 할거냐’라고 묻는다면 ‘어디까지 가게 할 거냐, 얼마나 더 위험에 방치할거냐’라고 되물을 수밖에 없다.

 

▲ 박래군 소장님과 함께한 뒷풀이

 

“합법·비합법을 넘나들며 합법을 넓혀간다!”

 

강연 중에 여러 번 하신 말씀이기도 하지만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가슴에 담아두어야 할 말인 것 같다. ‘과격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를 넘어서 과연 그것이 불법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직은 여러 의미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집시법 등 법적으로도 그렇고,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도 그렇다. 소장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며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그들을 제압하는 것이 합법이 아닌 비합법으로, 듣지 않는 자에게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합법으로 되는 사회를 위해 나아가야 할 것 같다.

 

글_하준영(캠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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