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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실무수습 후기] 잊고 있었던 나를 찾는 시간 - 모든 이들의 더 자유로운 삶을 위하여 - 이희선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감이 하는 일/로스쿨 실무수습

by 비회원 2013.08.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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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전담변호사를 꿈꾸는 많은 사람이 ‘사명감’이나 ‘정의감’에 대해 말합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저 역시 공익전담변호사를 꿈꾸며 로스쿨에 진학했지만, 여기에는 늘 풀리지 않는 고민이 따라 붙었습니다. ‘내가 감히 누군가를 도울만한 자격이 되는가?’가 첫 번째였고, ‘평범한 길을 버리고 쉽지만은 않은 길을 갈 용기가 나에게 있는가?’하는 것이 두 번째였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저는 2주간의 공감 실무수습을 통해 이 두 가지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인권,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 아닌 “공감”하는 것


 제가 처음 관심을 가졌던 인권분야는 ‘여성 인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여성’이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인권에 관해 관심을 가질수록 다양한 인권 분야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럴수록 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저는 장애인도, 이주노동자도, 성소수자도, 난민도 아니기에 그들의 어려움을 100%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진 않을까, 외부에서도 그렇게 보진 않을까 하는 물음표가 항상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이 오래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게 된 것은 <공감 월례포럼 – 장애인의 탈시설 문제와 대안>에서였습니다.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의 임소연 활동가님은 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임 활동가님은 장애인권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당신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하셨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활동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공익전담변호사로서 활동하면서 방점이 찍혀야 할 부분은 소수자를 위한 희생이 아니라 소수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그들을 대변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그것은 바로 소수자들과 ‘공감’하는 일이겠죠. 난민인권센터(NANCEN)에 방문했을 때 김성인 사무국장님도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난민인권을 위해 일하고자 한다면 중요한 것은 법률지식이 아니라 난민에 대한 관심이라고요. 또 임소연 활동가님은 시민단체 활동가에게 필요한 변호사의 역할을 설명하시며 우리에게도 “누군가의 염변(염형국 변호사님)이 되어라.”라고 하셨던 말씀이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공감 월례포럼,장애인권,▲ 7월 11일에 열린 공감 월례포럼 '시설의 문제점과 탈시설 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

 

 ‘인권은 정치적이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항상 이 말에 대한 묘한 반감이 있었고, 공감에서 인권에 대해 듣고 배우면서 이 말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공감의 변호사들이 다른 변호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변호사님들은 의뢰인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생각하고 이를 어떻게 하면 법적으로 빨리 해결하여 의뢰인들이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셨습니다. 사람은 모두 평등한 존재이기에 동등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정치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식입니다. 이곳은 소수자들의 자유를 위해 일하는 상식적인 곳일 뿐입니다. 상식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아파하고 있다는 방증은 아닐까요?



활동 하나. 탈북자 도운 조선족 난민소송 관련 리서치


 공감에서의 첫 과제는 생각지도 못한 ‘난민소송’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공감에 가기 전까지 난민의 개념 조차도 모르던 상황이었습니다. 담당 변호사이셨던 장서연 변호사님도 저의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상하셨는지 서울행정법원에서 나온 <난민소송의 이해>라는 책을 읽고 발제하는 것이 첫 미션이었습니다. 발제 이후에는 난민소송을 위해 중국 내 탈북자 인권상황과 탈북자를 도운 조선족에 대한 인권상황을 리서치를 하였습니다. 리서치를 하면서 특히 인권 관련 소송에서 유엔인권위원회 혹은 미국국무부 인권보고서 같은 외국 자료들의 중요성을 실감하였습니다.



활동 둘. 〇〇출입국관리사무소 의뢰인 접견


 담당 변호사님의 의뢰인 접견을 함께 간 것도 매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시간상 특별면회를 신청하게 되었는데, 변호사님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격리된 면회실 하나 없이 파티션으로 분리된 공무원 휴게시설 같은 곳에서 의뢰인 접견을 하게 되어 첫 번째로 놀랐습니다. 때문에 의뢰인이 매우 작게 이야기해서 변호사님이 되묻는 일이 반복되는 등 매우 불편한 상황에서 면담이 진행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놀랐던 건 의뢰인이 불법체류자 단속과정에서 공무원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출입국관리사무소 가는 길에 의뢰인에 관하여 변호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아무리 절차적인 문제라지만 불법체류자를 변호하러 간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을 만나고 나오면서는 ‘불법’이라는 개념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불법’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낙인 찍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존재하는 것이고, 실제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불법체류자가 몇 십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단속도 불가능한데, 누군가는 운 나쁘게 단속되어 강제퇴거 당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대우도 못 받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고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뢰인을 접견하고 나서 저는 우리나라 공무원의 인권의식 수준에 대해서 매우 충격을 받고 불쾌하고 부끄럽기도 한 감정적인 상태였는데, 장서연 변호사님은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의뢰인에게 법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세 가지 제시하시면서 설명해주시는 모습에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져 좋은 법률가란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듣고 실무에서는 이론상 배우지 않는 증거수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활동 셋. 영화 <친구사이?> 등급분류결정처분 취소소송 기록검토


 저는 공감 실무수습을 지원하면서 ‘성소수자’를 관심분야로 적었는데, 솔직히 그에 관한 지식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분야로 썼던 이유는 작년 인권법 캠프에서 장서연 변호사님의 ‘성소수자’ 주제로 한 강연을 매우 인상 깊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로 제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을지도 모를 그에 대한 편견을 깨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방문 및 영화 <친구사이?> 등급분류결정 취소소송 기록검토를 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았죠.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방문

 

 공감에서 배우면서 성소수자에 대해 깨달은 것은 그들도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성소수자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구별 짓는 많은 논리는 허점이 많고 근거도 불분명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동성애 역시 하나의 성적 지향일 뿐이고, 각자의 성정체성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우리 법은 아직 성소수자에 대해 엄격한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 <친구사이?> 등급분류결정처분 취소소송은 제1심 및 원심에서 승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에서는 2년째 결정을 보류하고 있고, 군내 동성애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일부개정된 군형법에서는 ‘계간’을 ‘항문성교’라는 문구로 변경한 것에서 우리 사회에 얼마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뿌리 깊고 만연한지 다시금 느끼게 되어 씁쓸하였습니다.

 



 

활동 넷.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 토론회 참가


 장서연 변호사님께서 참여하고 계시는 가족구성권 연구모임에서 개최한 워크숍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를 주제로 하는 토론회에 참가하였습니다. 평소에 여성학에 관심이 많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의 결혼 개념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저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자리였습니다.


 발제문에서는 ‘가족’ 개념을 고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유동적인 개념으로 설정하고 ‘가족하기, 실천으로서의 가족’ 개념을 제시하였습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같은 모든 제도가 ‘정상가족’의 개념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지고 여기에 속하지 않은 이들은 배제되는 형태이므로 복지제도를 개인단위로 개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패널로 참여하신 민변의 조숙현 변호사님은 유동적인 가족 개념을 법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가족에 대한 보호를 안 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시면서, 법은 ①공시되어야 하고, ②보편적 기준이어야 하며, ③침해적 관계를 배제하는 속성을 가진다는 점을 언급하셔서 추상적으로 접근해왔던 여성학 관련 주제를 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토론회에서 사실 많은 이들이 관심이 있었던 건 ‘동성결혼’에 관한 것인데, 가족개념의 해체와 동성결혼이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가족형태에 포섭될 수 없는 동성결혼만의 특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또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9월 결혼으로 동성결혼의 이슈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혐오세력의 동성결혼반대 가시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동성결혼이 법제화가 된다고 해도 전통적인 가족 이데올로기는 강화될 수 있다는 것 등 LGBT 단체들의 다양한 고민을 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활동 다섯. 난민소송 법정방청


 실무수습 기간중에 운 좋게도 직접 공감 변호사님들의 변론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난민신청을 했는데, 그 기간중에 허가 없이 일하였다는 이유로 강제퇴거명령이 내려져 이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한 사건이었습니다. 난민법 제정 전 출입국관리법은 난민신청자에 대한 아무런 생계지원이 없이 난민신청 후 1년이 지나야 취업허가를 신청할 수 있었고, 난민불인정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 중에는 취업이 불허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 변호인은 우리나라에 비해 저소득국가에서 온 사람의 경우 우리나라에서의 난민 신청을 악용하여 몇 개월만 일하면 그 나라에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다행히 담당판사님께서 이 소송의 본질을 꿰뚫어 보시고, 원고가 입국 후 한 달 있다가 난민 신청한 점에 비추어 제도 악용 여지가 적고, 난민불인정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라는 불복절차를 만들어 놓고 난민신청자에 대한 아무런 생계지원 없이 취업을 못 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위반자가 되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또 재판부에서 이번 소송이 중요하고 의미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씀하셔서 다들 굉장히 기분 좋게 법정에서 나왔습니다. 꼭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활동 여섯. 다양한 인권분야를 맛보기 할 수 있었던 공감 세미나


 2주 동안 오전마다 변호사님들께서 직접 담당분야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주셨습니다. 장서연 변호사님이 ‘트렌스젠더 성별정정에 관한 법원 판례’를 통해 포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성별정정 요건이 엄격하지만 최근 법원은 이를 완화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저는 사실 성소수자 인권에서도 동성애자에 관해서만 생각했지, 트렌스젠더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보지 않아서 변호사님이 질문하셨을 때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미나를 듣고 얼마 후 간호사로 일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병원에 트렌스젠더 분이 환자로 오셨는데 어떤 입원실에서도 받아주는 데가 없어서 그분이 엄청 불쾌해하시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트렌스젠더 성별정정에 관한 법원의 판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분도 성별정정이 되어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두 번째 세미나는 소라미 변호사님의 결혼이주여성과 성매매 이주여성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남편에게 살해당한 19세 이주여성이 살해 전날 남편에게 헤어짐을 고하며 썼던 편지를 인용한 판결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판결문을 읽고 눈물을 훔치던 실무수습 동기들도 있었습니다. 소설이 아닌 판결문을 읽고 눈물이 나오다니... 평소에 수많은 판결문을 접하면서도 감정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던 저에게도 너무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소 변호사님이 “결혼이주여성들은 나라면 도저히 살 수 없는 환경에서도 어떻게 잘 살아간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결혼이주여성이라는 마음으로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들의 인권 상황에 더 잘 이입되는 듯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 번째 세미나는 염형국 변호사님의 장애인권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전날의 포럼을 통해 장애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관련법 및 관련판례를 보았기 때문에 더 쉽게 와 닿았습니다. 장애인권에 대해 생각하면서 느끼는 것은 인권이란 결국 모든 이들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장애인의 입장을 거부한 목욕탕의 사례를 보면서 ‘장애인이면 그냥 집에서 목욕하지 왜 굳이 목욕탕까지 가려하나?’하는 의문을 갖는 것은 ‘우리는 왜 목욕탕에 가나?’하는 것과 같은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날 포럼에서 장애인 시설 밖에 나와 힘든 점도 있지만, 함께 살 수 있어 행복하다는 김탄진, 장애경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네 번째 세미나는 윤지영 변호사님이 취약노동을 주제로 강의해주셨습니다. 실제 근로계약서를 보며 문제점을 찾는 방법으로 강의를 진행하셔서 훨씬 쉽게 와 닿았습니다. 마지막에 윤변호사님께서 추천해주신 동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최규석 작가의 <지금은 없는 이야기>라는 우화입니다. 늑대에게 대항해 똘똘 뭉쳐있던 염소 떼가 있었습니다. 이를 전해 들은 늙은 늑대는 수가 적은 검은 염소만 잡아먹으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어느새 흰 염소들은 검은 염소들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늑대는 훨씬 쉽게 검은 염소를 잡아먹을 수 있었습니다. 검은 염소를 다 잡아먹고 나서도 늑대들은 아무 염소나 쉽게 잡아먹을 수 있었습니다. 남은 염소들은 ‘잡혀 먹힌 염소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잡혀 먹힌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혹시 우리가 소수자들을 보며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다시금 저 자신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다섯 번째 세미나는 차혜령 변호사님의 홈리스 인권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강의를 통해 홈리스의 개념이 단순히 집이 없는 사람뿐 아니라 주거 환경이 열악한 사람도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다운 삶에 가장 기초적인 의식주 중의 ‘주’를 뜻하는 ‘주거권’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매우 놀랐고, 많은 홈리스들과 쪽방촌민들이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당일 오후 집에 가는 길에 지하철역 앞에서 잡지 <빅이슈>를 파는 홈리스 분과 마주쳤습니다. 열악한 재정 상황 때문에 그냥 지나칠까 했지만, 당일 홈리스 인권 강의까지 들은 제가 <빅이슈>를 사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이 잡지의 의미를 알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되돌아가 잡지를 구매한 기억이 납니다. 집에 가는 내내 잡지를 읽으며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잠겨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5,000원 보다 훨씬 큰 <빅이슈>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말이죠.


 마지막 세미나는 황필규 변호사님의 국제인권에 관한 강의였습니다. 공감에서 수습하면서 여기서 다루는 많은 인권 문제들이 국제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 세미나를 통해 사고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또 초반에 탈북자를 도운 조선족 난민소송 요건을 검토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하여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웠는데, 북한 정부를 공격하는 방법으로만 가서는 안 되고 보수 측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북한인권 문제들이 많이 있으며(예를 들어, 제3국으로 이민 가고 싶어하는 탈북자 문제) 그런 빈틈을 채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황 변호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로스쿨, 실무수습, 공감,▲ 7월 8일부터 2주간 공감에서 실무수습을 마친 로스쿨생 13명과 공감 구성원

 

 

결국은 사람이 먼저다


 공감 사무실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회의실에서 ‘까르르~ 하하하~’하고 들리던 공감 구성원들의 웃음소리가 생각납니다. 회의실 밖의 우리들은 무슨 일 있나 싶어 자꾸만 회의실 쪽을 쳐다보게 됩니다. 회의는 종일 계속되는데도 종종 웃음소리는 그치지 않습니다. 염형국 변호사님께서 공감에서 10년이나 일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인권과 정의 같은 대의보다 당신과 함께한 사람들이라고 하셨던 글을 읽었었는데, 짧은 2주였지만 무슨 의미인지 알 것도 같습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공감의 변호사님들은 행복해 보입니다. 공감의 변호사님들처럼 살고 싶습니다. 문득 공익전담변호사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로스쿨에 입학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초심도 잃고, 자신감도 많이 잃고, 공부의 목적도 잃어가는 총체적 난국의 상태에 빠져있었습니다. 심지어 다 그만두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공감에서는 저조차도 잊고 있었던 제가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학교에서의 저는 소극적이고, 그다지 자신감도 없고, 공부하는 것도 지치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데' 급급했는데, 공감에서의 저는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넘치고, 배우는 것이 너무 즐겁고,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잊고 있던 저를 다시 찾은 느낌에 저조차도 놀랐습니다. 공감에서 남은 로스쿨 생활을 버틸 큰 에너지를 얻어갑니다. 고맙습니다^^*


글_ 이희선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모집] 2014 공감 인권법 캠프 참가자 모집 (예비법전원생 및 예비사법연수생)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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