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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권 운동의 쟁점과 전망 (2007. 10)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공감이 2007.10.2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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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표 - <주거권 실현의 전략 마련을 위한 도움닫기>, 미류(인권운동사랑방)

 

권리가 무엇이고, 어디까지인지는 묻고, 밝히고, 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홈리스를 더 넓게 보기를 제안합니다. 비닐하우스나 쪽방에 사는 사람들을 그동안 주거권 침해로 보지 않고 가난함을 안쓰럽게 보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열악하고 부적절한 주거뿐 아니라 불안정한 주거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친척집에 얹혀 사는 사람, 바깥에서조차 자지 못하고 찜질방과 식당 등에 기거하는 여성 노숙인, 여관에 장기 거주한다거나 고시원 등에서 지냄으로써 주거 관련한 법적 보장을 훨씬 덜 받는 비공식 주거자들 등은 기존의 홈리스 개념에서는 파악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자기가 살 곳을 구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좋은 집의 조건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 전기, 난방 등의 설비, 교통 등의 외부 환경, 방범창이나 주변 가로등 설치 등의 보안 등. 그러나 무엇보다 비용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집을 구할 때 우리는 가장 먼저 내 손안의 돈과 빌려서든 구할 수 있는 돈을 더해서 쓸 수 있는 만큼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일터와의 거리, 기호 등을 고려해 동네를 정한 뒤, 그 동네의 부동산 중개 업소를 찾아가 각 집안의 편의시설 등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건강권 등 다른 권리(아주 넓어 측정 어렵지만 그 중 일부 측정 가능한 것(가령 병원 이용 등)만 산출하는)와 비교해서 주거권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들며 자본의 힘이 막강한 영향력을 드러낸 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à 아직 잘 정리가 안 되고 모르겠는 부분;;)

 

주거권을 집값 문제로만 환원하면 실수요자가 겪는 임대료 등 근본적 문제를 설명하지 못하게 됩니다.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설사 일시적으로 집값이 떨어진다 해도 전셋값은 내리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조중동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집값은 집을 상품으로 보고 가격 규제로 제한하는 한 잡지못하며, 그나마 집값이 잡혔던 시기는 토지공개념과 같이 갔을 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세입자들이 자신의 주거권을 인식하고 주장하기보다는 쉽게 포기하거나 애초에 아무런 기대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경우에도,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어차피 이사 가려고 했는데 뭐하면서 2년마다 한번씩 이사 다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합니다. 오히려 자기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강력히 맞서 싸우는 것은 소유주들입니다. 그들은 (사실상 주거권보다는 재산권인)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받을 때면 구청장실을 점거해서라도 권리를 찾으려고 합니다.

주거권은 아직 그 개념이 정리되지 않은 채이고 주거권 운동도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적어도 누군가의 재산권 행사가 다른 사람들이 그곳에서 안전하게 계속 살 권리등 인간답게 살 최소한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인권의 한 측면에서 진지하게 다루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권은 침해받으면서 비로소 그 개념이 정리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거권을 재산권 관점에서 옹호하려는 유혹도 (당장 쉽게 들어먹히지만)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     물음과 이야기 나누기

Q) 사례 연구가 있는지? – A) 도시문제연구소 등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Q) 민주노동당의 정책이 화끈했으면한다면 어떤 식으로?

A) 정부 방식에 맞대응하는 데 그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분양가 등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가령 20대에게 주택 공급 등 파격적인 대안을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의식주의 하나로 빈곤 문제가 아닌지? 토지공개념과 자본주의 사유재산 개념의 충돌에 관한 생각은? 현재는 충돌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사유재산 침해라며 위헌이 될 소지도 있다.

A) 주거권이 빈곤 문제의 하위 영역에만 들어 있다고만 보지 않습니다. 주거권 침해가 오히려 빈곤을 구성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사회적 차별(동성애 커플 등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에 의해 주거권이 침해되는 것이 한 예입니다. 이 경우는 소득을 보전해 주어서 좋은 집을 사게 해 주자는 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개인적으로 자본주의는 왕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본주의 안에서도 일차적으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당장 침해받는 사례들이 있으므로) 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인식이 완전히 자리잡혀야만 정책이 되는 것이 아니라서, 철거민의 온몸으로 싸우는 투쟁이 아니더라도, 현실 사회에서 입법투쟁 등을 벌여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지방의 주거권은 서울과 기준이 많이 다른 것 같은데 어떤지? 조세를 통한 집값 정책은?

A) 밀집한 서울과 달리 지방은 아파트 부도가 큰 문제인 만큼, 서울과는 환경이 많이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의 경우도 서울의 인구 밀집 때문에 생기는 쪽방 문제와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아직까지 미흡하고 앞으로의 과제로 지방의 좁고 낮은 집을 서울 밀집지역의 경우와 같이 보고 접근하는 것이 맞는가?’, ‘모두 서울 안에서 해결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고민이 남아 있습니다.

세제는 아무리 세율이 높아진다 해도, (집을) 팔아서 이윤을 남길 만큼을 해치는 정도는 되지 않습니다. 가령 보유세가 높다고 해서 집을 못 가지고 팔아야 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고 대개 전세를 높인다든가 해서 보충합니다. 그러므로 세제 개혁 때는 처음에 조세 저항이 크다가 일관성 있게 자리를 잡으면 잠잠해진다고 봅니다.

 

(생각 나눔)

-       주거권의 적극적 개념을 집어넣음으로써 오히려 권리 보장 영역을 인정받지 못하도록 영향을 주지 않을지, 한국에서는 특히, 조금 좁게 잡는 것이 어떨지/ 넓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

-       아파트가 싫어요 - <아파트 공화국> 추천, 아파트의 논리로 개발 이윤 추구하느라 주거권 침해당하는 듯

 

(앞으로의 과제)

공정 임대료, 주거 급여(주거비 보조) 선진 자본주의국가에서도 배울 만한 것이 있으며, 의제 던지는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소감

뒷풀이 때 변호사님의 말처럼 나도 독립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겪으면서 공감이 많이 갔어요. 각 정치 주체(정당)들의 굵직한 문제이면서 너도나도 할 수만 있다면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골칫거리가 건강(의료), 교육과 함께 주택 문제이지요. 주거권 문제는 주택 정책에 대한 고민을 좀더 근본적이고 인권적인 측면에서 교육과 의료 문제가 그러하듯이 접근하는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어떤 포럼의 포스터에서 처음 접한 주거권 개념, 넓은 의미의 홈리스에 내가 들어간다는 사실에 깜짝 공감했었죠. 부모님에게 얹혀 사는 이십대 후반의 싱글 여성으로서, 부모님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주거권이 침해받고(한 마디로 나가!” 입니다. 코믹한 것 같지만 슬픈 현실이기도 하지요.) 독립하기가 왜 이렇게 힘들까 하고 답답해하면서 내가 얹혀 살고 있지만 그나마 얹혀 살 곳이라도 있으니 감사할 줄 만 알았지, 넓은 의미에서 홈리스라고는 생각 못 해 봤던 겁니다. 물론 얹혀 살 곳마저 없어져서 (좁은 의미의) 홈리스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있었지만요.

 

어쨌든 넓은 의미의 홈리스나, 좁은 의미의 예비 홈리스나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한편으로는 자원의 소유와 배분의 문제(결국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 고민)라고도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모든 인권의 문제가 자본주의 안에서는 자원의 소유와 배분의 문제로 환원될 수밖에 없을지 모릅니다. 찜질방과 식당 등에 기거하는 여성 노숙인이나, 당장 강제 퇴거를 요구받는 동성애 커플의 사례도, 그동안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자신에게도 놀라면서, 한층 더 이 문제가 와닿게 느껴지게 합니다. 최근 인턴 일을 하면서 보게 되는 이주 여성들의 체류권 연장 문제(그들은 현재 한국 체류 권한의 대부분이 남편과의 결혼 관계에 의존해 있으므로, 주거권을 볼모로 가정 안팎의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정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이유만으로 강제 퇴거 명령을 받은 한국국적취득희망 외국인이나, 그밖의 수많은 난민이나 외국인 노동자들결국 자본주의와 국가주의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함께, 당장의 심각한 권리 침해에 대한 긴급 보호 장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자꾸만 근본적인 고민에 빠져 우울해하기에는 눈앞의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아서, 바쁘지만 행복하게 지내는 요즘이니까, 하루하루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노력하는 만큼, 주변 소식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애써 낙관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아, 그리고 뒷풀이 소감 때 놓치고 담아둔 얘긴데, 포럼을 준비하신 분들에게 고맙습니다.

글_한계영 (6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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