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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법, 절반의 성공? 절반의 아쉬움! - 한국이민학회 학술대회 '이민과 난민: 현실, 정책, 법제의 상호작용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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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한국이민학회 상반기학술대회에서,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난민법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난민법의 제정이유


“대한민국은 1992년 12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및 동 협약 의정서에 가입한 이래 「출입국관리법」에서 난민에 관한 인정절차를 규율하고 있으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난민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지 아니하여……(중략)……난민신청자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봉쇄되어 있고, 난민인정을 받은 자의 경우에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 보장하는 권리조차도 누리지 못하는 등 난민 등의 처우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는바, 난민인정절차 및 난민 등의 처우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등 국제법과 국내법의 조화를 꾀하고,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초석을 다지려는 것임.” (난민법 제정이유) 

 

위의 글은 법률 제11298호로 만들어진 난민법의 제정이유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제정이유이다. 난민신청자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봉쇄되어 있기에,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 보장하는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기에, 난민 등의 처우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였다는 제정이유를 보고 있노라니 완벽한 법임이 틀림없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난민법을 살펴보았다. 법에서는 주로 중요한 절차나 처우내용에 대해 시행령이나 법무부령에 위임하였다. 그렇다면 난민법 시행령을 살펴보았다. 시행령에서는 또다시 중요 내용에 대해 법무부령에 위임하였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6월 28일 늦은 한시, 연세대학교 광복관에서는 2013년 한국이민학회 상반기 학술대회가 있었다. 첫째 세션은 서울대학교 한경구 교수를 사회자로 한 「대한민국 난민법 제정의 의의와 난민법에 대한 평가」였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의 발표와 법무부의 이기흠 사무관, 난민인권센터의 김성인 대표, 휴먼아시아의 서창록 대표, 수원지방법원 김성수 판사와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둘째 세션은 「난민법의 세계적 동향과 한국적 전개」라는 주제로 판례연구 및 논문의 발표였다. 정부 관계자가 함께하는 학술대회나 토론회는 늘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정부는 언제나 온 힘을 다한단다. 시간이 촉박했다고 하고, 계속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들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난민법 제정의 의의와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반다문화주의,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에 대한 정부 태도의 변화를 촉구하였고, 나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가 이러한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 경향을 통제하고 극복되어야 할 부정적인 사회현상으로 파악하기 보다는 정책에 적극 반영하여야 할 객관적인 ‘국민의 인식’으로 판단하여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황필규 변호사 발표문 참고) 황필규 변호사가 준비한 난민법, 난민법 시행령, 시행규칙을 비교, 정리한 내용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난민협약을 체결한 지 20년이나 지났는데도 원칙만 있고, 절차는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문제의 시작이다.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것은 난민위원회의 구성이다. 법률이나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결국 법무부 훈령에서나 확인할 수 있는 난민위원회 구성에서는 심지어 국가정보원 방첩단장이 위원으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방첩의 사전적 의미는 적의 첩보활동을 막고, 자국의 정보가 적에게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는 일을 의미한다. 법적인 근거 없이 법무부의 입맛에 맞게 만든 규정으로 난민위원회가 정부 내부 기관인 것도 문제이지만 기본적인 난민에 대한 인식을 엄격한 관리 및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황필규 변호사는 생계권 관련하여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체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생존권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난민법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난민법 제40조 (생계비 등 지원)을 보면 “법무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난민신청자에게 생계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장규정조차 단순히 재량사항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예산이 거의 측정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당연한 귀결일 듯하다. 이에 반해 난민신청자에 대해 취업의 자유는 보장될 수 없지만, 기본적인 삶의 영위를 위한 생계권은 당연히 보장하여야 한다는 논지의 영국, 독일, 남아공의 판례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아쉬움!

 

법무부는 ‘6·20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난민 인정과 처우에 관한 법률을 별도로 제정해 시행하는 것은 난민협약에 가입한 아시아 국가 중 대한민국이 최초”라고 밝히며 “이번 난민법 시행을 통해 인권국가로서의 우리나라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한다. 법무부가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눈에 선하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법이라면 내용에서도 조금 더 고민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법이 아예 없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원 예산 확보 등 구체적 계획 및 후속조치가 없다면 난민법 시행은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모든 법에서 그렇듯 "보호"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보호를 위한 "절차"이다.

 

따라서 시행규칙, 훈령에서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회 인식의 변화 역시 필요하다.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 대부분은 사회 전반에 걸쳐 난민에 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술대회가 있었던 전날에도 영종도 주민은 난민지원센터를 혐오시설이라 하여 중단을 촉구했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엄연한 현실의 문제가 되어버린 반다문화주의, 외국인 혐오주의, 인종주의를 근절하고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의 수립과 시행이 필요한 때이다.



맺으며


사회 인식의 변화와 관련하여 수원지방법원 김성수 판사의 언급이 인상적이다. "지하철에 설치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는 단지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약자나 임산부, 짐을 가진 일반인도 널리 이용될 수 있는 시설이다. 난민 보호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난민에 대한 일정 정도의 보호 확립은 오로지 그들만의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국인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이 확보됨을 의미한다."

 

비록 오랫동안 이루어져 온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난민법이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 법령, 제도 등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난민법 제정이유에서도 천명한 내용이다.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초석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 바로 난민법 제정이유이었던 것이다. 좋은 본보기이며 시작으로서의 난민법이 다음 단계로 한 단계 발전되어 대한민국이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글_ 임석민 (17기 자원활동가)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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