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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권하는 책]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 - 탈시설! 문제 시설이 아닌 시설 문제를 말하다

공감의 목소리/공감이권하는책,영화

by 비회원 2013.06.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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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 딛는 기쁨을 아세요? 걷는 자유라는 거 무시 못해요. 길거리 다니면서 맛있는 거 사 먹고, 여행 가고, 그런 게 바로 땅 딛는 기쁨이란 걸, 시설에서 나오면서 그걸 느꼈어요. 어디든 다녀볼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고, 사람도 만나고 그런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요. 10년 동안 있었던 시설에는 인권이 없었어요. 10년 세월이 내 인생에서 없어져 버렸어요.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 인터뷰 글 중에서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장애인들, 일반인으로 지칭되는 대다수의 비장애인은 장애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장애인 문제가 어떻게 되든 자기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관심이 없고, 오히려 장애인들이 함께 사회에 섞여 생활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보이기도 한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지체장애인들을 위해 도입된 저상버스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타면 시간이 지체된다고 타박을 해대고, 지하철 엘리베이터도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이용하셔야 해서 장애인들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1층의 식당은 아직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법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적극적 차별시정조치에 별 관심이 없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만 5년이 넘었지만, 법원에서 장애인차별구제소송 중에 승소한 사례는 아직까지 단 1건도 없다.

 

장애인복지예산은 과거에 비해 많이 늘기는 하였으나, 이중 절대적인 비율은 장애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복지시설 예산에 사용되고 있다.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생활하기를 원한다고 했던가? 아니 장애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물은 적이 있던가? 이처럼 장애인을 위한다고 하면서 장애인 당사자의 욕구를 묻지 않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온 정부와 사회에 반기를 들고 나온 이들이 있다. 자신들은 시설에서 살기를 원치 않으므로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겠다고 외치고 있다. 이들은 복지시설이 ‘도가니’와 같은 끔찍한 문제시설이어서가 아니라 시설 자체가 문제라고 선언한다. 이지홍 외 9인에 함께 쓴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는 이처럼 자유를 꿈꾸며 ‘탈시설’했던 7인의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시설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가난하고 장애가 있으니 마땅히 있어야 할 시설에서 사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시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진지하고 겸손하게 그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제안”한다. 구정이나 추석, 집안 잔치에는 데려갈 줄 알았지만, 동생들 결혼식에도 한번 못 가본 별 씨, 딱 한 번만이라도 사람을 붙잡고 펑펑 한번 울어봤으면 좋겠다는 꽃님 씨, 본인이 생활하던 재활원에서 탈출하다 붙잡혀 들어가 죽지 않을 만큼 맞았던 광훈 씨, 세상이 원망스러워 25년 동안 20번 넘게 자살 시도를 했던 승배 씨, 그리고 복지시설서비스가 아닌 지역사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며 사회복지서비스변경소송을 제기했던 국진씨와 현씨.

 

이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에게서 버림받고 사회에서 외면받으며 시설에서의 삶을 강요받았다. 이들은 용기를 내어 시설 밖으로 나왔고, 힘들지만 그럴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시설에는 그곳에서 살기를 원치 않음에도 사회로부터 가족으로부터 배제되고 거부되어 희망도 없이 꿈도 없이 지내는 이들이 아직 많다. 유일한 외출이 종교행사에 참여하는 일이고, 종일 하는 일이 삼시세끼 먹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장애인은 비동시대적”이고, “비장애인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장애인들에겐 매우 특별한 사건”이다.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위한다고 하면서 시설에서 평생을 보내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들도 친구를 만나고 싶고, 사랑하는 이와 결혼도 하고 싶고,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어 스스로 자기 생활을 영위하고 싶은 우리의 이웃들이다. 더 이상 장애인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제발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글 _ 염형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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