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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변호사, 가치를 구현하는 사람들 - 제1차 공익변호사 양성을 위한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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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일, 변호사교육문화회관에서 2013년도 제 1차 공익변호사 양성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그리고 4명의 개성 강한 1, 2년 차 공익변호사들이 자신들의 활동과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공익변호사 라운드테이블'은 2011년 아담한 북카페에서 공익변호사 준비모임으로 시작했다. 3년 차인 지금은 큰 강의실에 100여 명이 빼곡히 들어찰 만큼 큰 규모로 성장했다.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는 사람과 공익변호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가치를 구현하는 사람들

 

공익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그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쉽게 대답하기 힘들다. ‘공공’이라는 개념은 불특정 다수를 일컫는 추상적인 개념일 뿐 아니라, 그 사람들의 이익이 무엇인지 단순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익변호사가 무엇인지는 사회적 합의보다 자기정의에 의지해야 할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공익이라는 개념을 사익의 반대개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공익이란 결국 공동의 이익을 위한 일이며, 그 안에 나 자신의 이익이 들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익변호사가 꼭 비영리 변호사일 필요는 없다.

 

그런 면에서 법률사무소 ‘보다’의 정소연 변호사의 도전이 인상적이었다. 원래는 작가로 활동했던 정소연 변호사는 글을 통해 사회공헌을 하는 것에 거리감을 느끼고, 더 가까이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기 위해 로스쿨로 진학해 공익변호사가 되었다. 후원에 의지하는 기존의 공익변호사 모델은 파이가 꽉 찼다고 느낀 그녀는 고민 끝에 개인 영리 법률사무소로 2013년 1월 개업했다. 정소연 변호사는 본인이 작가였던 시절 겪었던 경험과 형성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출판사와 독립 예술가나 작가와 같은 권력관계에서 완충작용(Buffer Zone)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존 인식의 틀을 깨고 비영리 공익 모델이 아닌 영리 공익 모델을 개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재정적으로 어려워 펀딩을 받고 싶어도 명목상으로는 영리사업이기 때문에 지원자격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소연 변호사가 영리 공익활동 모델을 개척하는 도전을 하고 있다면, ‘동네변호사’로 알려진 이미연 변호사는 변호사 사무실 공간을 혁신적으로 디자인해서 자신을 차별화했다.

 

먼저 그녀는 공익변호사 단체가 모두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만 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처음에는 변호사가 아예 없는 동네를 찾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고향인 의정부에 변호사 사무실을 2012년에 개업했다.

 

그녀는 법원 앞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이나 안이 보이지 않는 창문을 가진 사무실이 싫었다. 자신이 일할 공간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디자인과 음식에 소질이 있는 동생과 함께 손을 잡고 ‘동네변호사 카페’라는 매우 신선한 발상을 했다.

 

이미연 변호사의 사무실을 들어가려면 ‘동네변호사 카페’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래서 고소한 빵 냄새와 커피냄새가 가장 먼저 사람들을 반긴다. 그곳 ‘동네변호사 카페’에 들어서면 이미연 변호사와 의뢰인 모두 마음이 편안해진다. 개업하자마자 처음 한두 달은 사람이 오지 않아 걱정하기도 했지만, ‘시사인’에 긴 기사가 나간 이후부터 정신없이 바빠졌다. 이미연 변호사는 지난 일 년 동안 법률조력인, 여성가족부 구조 사건, 국선 지정사건, 민변 연계 사건, 그리고 일반 선임사건 등을 맡았다.

 

일하는 동력

 

이민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고지운 변호사는 처음부터 공익변호사가 될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을 보호해줄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없다는 것을 느꼈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주민 지원센터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이주민의 출입국 관련 행정 소송 등을 맡고 있다.

 

고지운 변호사는 이 일을 할 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또, 절박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민변의 김종보 변호사는 자신이 하는 일을 유쾌하게 소개하며 자신은 이 일을 평생 할 생각이므로 자신의 자리를 노릴 생각은 일찌감치 접으라고 사람들에게 여러 번 경고했다. 김종보 변호사는 민변이라는 튼튼하고 규모 있는 단체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민변 상근변호사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튼튼한 조직기반을 활용하여 외교통상위, 민생경제위원회, 언론대응, 그리고 교육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종보 변호사 인생의 최대 화두는 인권이라고 한다. 그는 공익변호사라면 끊임없이 사람은 뭘까, 권리는 뭘까, 좋은 변호사는 뭘까에 대해 묻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끝나지 않는 고민

 

발제가 끝나고 이어지는 시간에는 공감, 어필, 동천, 그리고 희방법의 변호사들이 패널을 이루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익변호사로 활동한 지 이제 10년 차인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후발주자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생각을 나누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재정 문제가 공익변호사 모두의 가장 큰 고민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공감은 공익변호사 양성을 위한 별도의 펀드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대형 로펌 태평양의 공익변호사 단체인 동천은 재정적으로는 안정되어있기 때문에 앞으로 돈을 어떻게 잘 쓸 것인지를 고민한다. 동천은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프로보노 활성화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

 

상근 변호사가 두 명인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는 어필이 성장하며 했던 고민을 들려주었다. 어필은 초기에 반쯤은 로펌인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채산성이 좋지 않아 결국 2달 후 비영리 단체로 전환하였다. 하지만 개인후원자가 정체상태이고 재정이 불안하므로 홍보나 운영을 변호사들이 모두 다 맡아야 하는 점이 특히 힘들다고 한다. 간사를 채용하거나 운영을 아웃소싱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일단은 천천히 라도 지금처럼 계속하려고 한다.

 

어필의 주요사업(mandate)은 두 개다. 하나는 국내에 거주 중인 이주자에 대한 사안이고, 또 하나는 국외 한국기업들에 피해를 본 외국인 피해자들에 관한 사안이다. 고민도 많고 어려움도 많지만, 지금은 하는 일에 집중하여 잘 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상근 변호사가 여섯 명인 희망법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희망법의 김재왕 변호사는 희망법의 좌우명은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희망법으로 이름 지은 계기  또한 법을 통해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민변의 소수자위원회에서 만난 여섯 명의 변호사는 공감과 비슷한 일을 하고 싶어 비슷한 모델로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희망법은 아직 재정적으로 매우 힘들다. 전체 지출의 90%가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고, 전체 수입의 약 38%가 일시적인 후원이기 때문이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종료되는 기금들이 끊기면 단체가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므로 개인 후원자 확보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예비 공익변호사 지망생을 위한 조언

 

이날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공익변호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1) 다양한 경험을 해라.

2) 상담 분야에 관심을 둬라. 변호사 일을 하다 보면 상담을 해야 하는 시간이 잦다. 공부 할 수 있으면 잘해둬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는 것이 좋다.

3)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4) 외롭고 힘든 분야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외롭지 않다. 정말 많은 사람이 도와준다.

5)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정소연 변호사는 공익변호사라는 것이 결국 자신의 자리를 정하고 그곳에서 버텨내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버티기 어려울 법도 한데 잘 버텨내고 있는 선배들을 보며 나는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앞으로도 공익변호사의 입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하고 확장해 가는 노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_ 한예솔(17기 자원활동가)

 

※ 프로보노(Pro bono)는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의 라틴어로 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활용해 봉사하는 '재능기부' 활동을 뜻한다. 외국에서는 법조인들의 무보수 변론, 디자인 건축 분야의 재능기부 등 프로보노 활동이 활발하다.
 

* [2차 라운드테이블 참가기] 공익변호사, 즐겁기에 열정이 생기는 일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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