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제33회 장애인의 날, 현장을 듣다 -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토론회에 다녀와서

본문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차법, 장애인, 인권, 공감,공익인궙법재단,공익,공익변호사,▲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제33회 장애인의 날, 현장을 듣다

-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토론회에 다녀와서

 

지난 18일, 국회장애인복지포럼의 주최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차별금지법)의 개정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실의 주관 아래 열린 이번 세미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옥순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고 ▲한국장애인개발원 권익증진연구부의 최승철 부장이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았으며 토론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살아 있다”, ▲한국농아인협회 기획부 김현철 과장의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논의에 대한 제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하성준 사무국장의 “장애인 차별금지법 개정의 방향과 목적”,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김명실 소장의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연구에 관한 토론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홍보국 은종군 국장의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연구에 대한 토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의 “장애인 차별금지법 개정 연구에 대한 토론”의 순서로 이어졌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5년, 장애인 평등권 실현은 아직도 갈 길 멀어

 

최승철 부장은 발제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당시 시간에 쫓겨 많은 문제가 있었다”면서 “그동안 장애인계에서 요구했던 사항을 일부 반영하여 개정을 했음에도 여전히 장애인 평등권을 최대한 보장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밝히며 발제를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제1조의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문구가 영미권에서는 직접 차별을 가리키는 용어라는 점을 들어 직접차별을 포함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11조 1항의 정당한 편의가 장애인의 근로조건에 관해서만 규정함으로써 채용 이전이나 채용 단계에서의 편의 제공 의무를 명확히 하지 않은 문제, 제42조 제2항이 규정하는 악의적 차별 여부를 판단함에 열거된 네 가지 조항 모두를 충족시킬 것을 요구하여 악의적 차별을 막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네 가지 기준 중 하나만 충족시켜도 악의적 차별로 규율할 수 있도록 개정하는 방안 등 15개 항목에 걸쳐 현행 차별금지법에서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발표했다.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자체의 문제보다는 현장에서 법을 적용하면서 느낀 안타까움을 바탕으로 좀 더 실효성 있는 법이 될 방안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다”면서 미흡한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법 시행 5년이 된 지금, 그나마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있어서 차별받는 장애인에게는 지팡이가 되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별금지법 시행에서 아쉬웠던 사례로는 2011년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 이행시기에 실시했던 모니터링에서 느꼈던 어려움을 꼽았다. 학교에선 서울시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진행했지만, 일반 사업장에선 관계 당국의 협조에도 접근할 수 없는 문제가 있던 것이다. 차별금지법만으로는 민간단체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식당, 마트 등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지적하면서 “심지어 대구에서는 커피숍 앞에 깔렸던 경사로를 도로교통법에 걸린다고 철거한 일도 있었다.”며 상법, 금융여신업법, 도로교통법 등에서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 요소를 포함하는 부분까지 포함하여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염형국,염형국변호사,공익인궙법재단,공익,공익변호사,장애▲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토론회에 참석한 공감 염형국 변호사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차별 속의 차별, 장애인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감수성 필요해

 

김현철 과장은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수화가 언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가고 있고 관공서에서도 수화 통역사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들며, 무엇보다도 청각장애인 스스로 차별에 대해 인식을 하는 감수성이 높아져 가는 것이 가장 큰 긍정적 변화라고 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농아 인들은 차별 속의 차별을 겪고 있다면서 얼마 전 무궁화호에서 청각장애인이 추락사고 때문에 사망하는 사건을 예로 들었다. 코레일 직원이 청각장애인을 취객으로 잘못 알고 강제 하차를 시켜 발생한 사고였다. 또, 방송사의 자막 방송 문제,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마저 축하 공연이 전부 노래로만 되어 있는 등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부분에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비장애인들, 또 청각에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몰이해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들리는 사람이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처지에서도 함께 고민하면서 법 개정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성준 사무국장은 토론에 앞서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차별금지를 넘어 ‘장애인 평등법’의 개념으로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옥외광고물과 관련하여 논의를 시작하면서 차별금지법의 목적이 처벌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국민 대중에게 차별금지법을 많이 알리려면 지킬 수 있는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낭독자와 수화통역사에 관하여는 점역교정사와 수화통역사 자격제도가 있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자격이 있는 사람을 배치해야 하고 활동보조인도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고 일할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 외에 자격제도가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할 일을 명시해서 내용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명실 소장은 토론 전에 동영상을 통해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했다.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와 관련하여 발달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된 말이나 그림, 자막 등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이전에는 몰랐던 주제를 쉬운 말로 공부해서 대화할 수 있게 되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요구였다. 김명실 소장은 현재 발달장애인의 정당한 알권리에 대한 편의제공은 전혀 없는 실정임을 지적하며 2012년에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해설이 효과가 있었던 만큼 이번 개정안에는 발달장애인이 알 수 있는 화면해설 방송과 자막 방송, 그림과 사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벌보다 예방을! 체계적인 교육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은종군 국장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져서 어쨌든 큰 역할을 했던 건 사실인 것 같다”면서 장애인들이 차별에 대응하는 방법을 점점 알아가는 것 같아 한편으론 뿌듯하지만, 동시에 차별이 심각해지는 지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토론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예방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처벌보다 예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민간에서 주도하고 있는 교육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성을 가지고 나서서 의무교육으로 전환하고 교육 전문가 양성이나 교재 개발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앞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대체로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보충적인 의견을 제안했다. 우선, 차별금지법 전반에 걸쳐서 정당한 편의에 관한 ‘자격 있는 자의’ 편의제공 여부가 필요한 부분을 조사해서 이에 대해서는 유자격자 요건을 규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 차별금지 교육에서도 초중등학교뿐만 아니라 국가나 지자체 공무원, 공기업 종사자, 특히 법원이나 검찰, 경찰관들에 대한 교육이 의무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편의시설 설치의무에 관해서는 관련법 개정 이후에 신축·개축된 건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들은 차별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그리고 적어도 공공기관에 한해서는 차별금지법 시행 전에 지어진 건물에 대해서도 일정한 경과기간을 두어서 이러한 준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별금지법상 법원의 구제조치와 관련하여 이 규정 자체가 기존의 법체계에 익숙하지 않은 조항이고 사인은 사적 자치의 원칙에, 국가기관은 권력 분립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어 소극적인 판단을 하므로 차별구제청구가 받아들여진 사례가 단 1건도 없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제안으로 차별구제소송을 일반소송과 다르게 비송사건(이혼할 때 재산분할 소송처럼 간이한 절차로 처리되는 사건)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밝혔다.

 

 

차별금지를 넘어 평등으로 가는 법을 위하여

 

장애인 차별금지법의 준비과정부터 제정되기까지 7년, 시행 후 5년을 맞았다. 긴 시간 동안 장애인 당사자와 활동가, 관련 단체 등 많은 사람들의 값진 노력 끝에 만들어진 차별금지법이지만 시행 후 5년 동안의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성과에도 법 개정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것은 우리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표현의 하나가 아닐까.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차별을 금지하는 초보적인 발걸음을 뗀 것을 넘어 이제는 차별 없이 평등한 권리 보장을 위해, 나아가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차별 없이 평등한 사회를 살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_ 강동경(17기 자원활동가)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 공 SNS 에서 공감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