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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포럼후기] 한국에서 이주민으로 살아가기 - 소모뚜의 꿈

공감이 하는 일/공익법 교육·중개

by 비회원 2013. 3. 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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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전, 버마에서 이주노동자로서 한국에 들어와, 현재는 한국에서 인권활동가로서 활동하며 이주민을 위한 삶을 사는 소모뚜. 소모뚜를 만나기 전, 나는 자신을 인권활동가로 만든 한국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하여 우리에게 구구절절 하소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이러한 예상을 한 나의 “자만심”이 부끄러웠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활동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는 군부독재국가에 비하면 한국은 천국이죠(웃음)” 그렇다면, 소모뚜에게, 자신을 인권활동가로 만든 한국은 과연 어떠한 나라일까? 그리고 그가 바라는 세상은 어떠한 것일까?

 

자비로운 한국인-불쌍한 이주민 관계의 “비인간성”

 

우리는 왜 이주민을 불쌍한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일까? 사실 그들이 이 사회에 원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을 ‘사람’으로 대해달라는 거란다. 사실, 우리는 그들을 ‘사람’이 아닌 그저 ‘동정’의 대상으로만 여겼기 때문에, 그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또한, 우리는 그들을 그저 주인의 관심이 필요한 ‘기계’이자, 언제든 싫증이 나면 버려도 되는 ‘인형’으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 사이에서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조차 차리지 않았던 것이다.

 

소무뚜는 한국생활에 더욱 잘 적응하고, 직장에서의 업무를 더 잘 실행하기 위해 치열하게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는 소모뚜는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이주민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주민들의 아픔과 슬픔을 들어주고,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몽땅 걸어버린 그가 그들을 대신하여 세상에 외치는 요구는 그저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한 이주노동자는 한국에서 근무 중에 사고를 당해 한쪽 손을 잘라낸 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그나마 한 손은 무사해 다행이다”고 말한다. 한 이주노동자는 출입국 단속반을 피하다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그럼에도 그들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그저 “우리도 사람이다. 우리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 달라”는 것이란다. 도대체 우리는 그동안 이주노동자들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이주노동자를 ‘노예’처럼 대우하는 한국은 인권후진국?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의 효과로 지구적 자본주의의 한 구성원으로 진입하게 된 한국은 이주노동자들을 통하여 ‘값싼노동력’이라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우리는 그들을 동정의 대상이자 자비의 대상으로 삼아 왔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동정과 자비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노동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란다. 사실, '월급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일하고 있는 '우리'와 '그들'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와 그들 사이에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그들은 월급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그들이 과연 인간인가 아니면 노예인가? 세계경제순위에서 10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일해도 월급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노예제도'와 다를 바 없는 인권후진국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는가?

 

이주노동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기 위해 다국적 이주민 밴드, '스톱 크랙다운(Stop Crackdown)'을 결성하여, 리더활동을 하는 소모뚜는 이주노동자들의 눈물과 아픔을 듬뿍 담아 Payday(월급날)을 작곡하였다고 한다.

 

 

Payday (작사, 작곡: 스톱 크랙다운)

 

오늘은 나의 월급날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한참 동안 받지 못했던 월급을 돌려주세요.
나의 소중한 가족들 사랑하는 부모님,
이제는 나의 손으로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오~ 사장님, 안녕하세요. 오~ 사모님, 내 월급을 주세요.

 


소무뚜는 슬픔도 아픔도 속 시원하게 풀어놓고 나면 절반은 치유되는 법이라며, 함께 노래하면 힘겨움을 걷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소모뚜는 결심한다. 이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의 몸과 마음에 깊게 파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노래하겠다고.

 

이주민의 꿈과 희망 지킴이, 소모뚜

 

부모님을 잘 모시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는 소무뚜에게 지금은 ”또 다른 꿈“이 하나 더 생겼다고 한다. 소모뚜는 이주민 자녀도 당당하게 한국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이주민 자녀는 지금까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수도 없이 응해주었지만, 단 한 번도 매스컴에 얼굴을 공개할 수 없었다. 또한, 그들은 이주민 자녀라는 이유 때문에 화장실에서 발로 걷어차이는 괴롭힘을 당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를 포기하고 있다. 소모뚜는 한국에서 이주민 자녀가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그들에게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한다.

 

한편, 소모뚜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주민 친구가 ‘희망모금’의 응원으로 힘을 얻어 완쾌할 수 있었던 사연을 우리에게 들려주며, 그 친구를 살리게 한 것은 바로 ‘희망’이었다고 하면서, 이주민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이라는 힘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한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이주여성, 이주노동자 그리고 이주청소년들의 ‘꿈과 희망 지킴이’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또 하나의 꿈“을 위해, 오늘도 소모뚜는 한국을 떠나지 않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소모뚜는 말한다. 나는 한국이 싫지 않다고. 한국은 꿈을 이룰 기회가 있는 발전된 사회이자,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사회라고. 나를 인권활동가로 만든 한국을 나는 원망하지 않는다고. 단지 한국이 ‘사회적 약자’에게도 꿈을 실현할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기를, 그래서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이자 ‘다문화 사회’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소모뚜는 말한다. “나는 한국이 이주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인권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인생을 걸고 인권운동을 할 만큼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소모뚜는 오늘 우리에게 소중한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 인종차별 없는 사회가 될 때야 비로소 한국은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글_ 김지은(16기 자원활동가)

 

  

※ 참고 <소모뚜 프로필>

1. 다문화 다국적 노래단 “몽땅"(홍보팀장/공연자)
2. 이주민 방송국 “MWTV”((前)대표, (現)PD)
3. 다국적 이주민 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리더/보컬/기타/작곡)
4. “Oh my news”(객원기사)
5. 다문화․인권․근로기준법 강사
6. 버마민주화행동단체 “버마행동한국”(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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