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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인권법캠프 후기] 꿈 충전소, 공감 - 양성순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3. 3. 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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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신 변호사 7급 공무원 채용’, ‘로스쿨 졸업자의 낮은 취업률’, 변호사 공급을 늘려 법률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인다는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이는 당연하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리고 노동인권변호사라는 꿈이 주는 희망과 안도감은 로스쿨에 대한기대만을 품게 했다. 그런데 앞의 소식들에 의한 과장 섞인 걱정들이 겨울방학 내내 들려왔다. 자연스레 예측할 수 있는 심화할 경쟁은 기대를 점차 불안으로 바꾸어 놓았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약간은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자는 생각으로 공감 인권법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 결과, 강의와 대화들을 통해 불안과 고민의 상당 부분을 덜어낼 수 있었다.

 

둘째 날 하종강 선생님의 강의는 척박한 노동인권의 현실을 환기 시켜주었고 동시에 문제의식을 던져줬다. 사실 3년 전에 학교에서 들은 하종강 선생님의 강의와 이번 강의는 거의 다른 부분이 없었다. 그럼에도 강의가 주는 분노 섞인 감정의 흔들림은 여전했다. 그리고 3년 전의 그 부조리가 여전하거나 오히려 심화하였음을 실감했다. 3년 동안 노동자들이 겪어왔을 고통은 비극적 사건의 축적과 이에 따른 분노만이 과연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는지 의심을 품게 했다. 사건들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갖추게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락해졌고 동시에 심화한 경쟁이 지배하는 일상은 미결된 과제를 잊게 한다. 이것은 명백한 부정이 눈앞에 있던 과거 보다는 현재의 예비법조인에게 더욱 뚜렷한 상황인 것 같다. 변화된 현재에 과연 인권변호사의 롤모델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앞선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는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해주었다. 선생님은 남들이 사는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일반의 궤도에서 벗어나서 살 것을 말씀하셨다. 한순간 나는 사명감 혹은 부채감만으로 인권변호사를 꿈꿔왔는가, 그래서 매번 쉽게 흔들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무의미한 경쟁의식 이외에 사회가 변호사에게 부여하는 특권의식, 이를 받아들인 사명감 가득 찬 인권변호사 또한 벗어나야 할 궤도에 속했다. 의식만으로 꿈을 유지하기에 내 주위의 환경은 너무도 단단해 보였고 나 자신은 약해 보였다. 막연하게 인식된 부조리가 구체적인 삶을 만날 때 너무도 쉽게 정당화되어버리는 미래는 내 꿈과 멀었다.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사명감 가득 차 불합리한 현실을 걷어차 버리고 자신을 희생할 것인가, 흔히들 말하는 대로 경쟁 구도에서 승리하여 힘을 가진 다음 세상을 바꿀 것인가? 갈대 같은 청춘은 어느 것도 자신할 수 없었다. 다만 몇 가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첫째, 추상적인 분노의 감정을 구체적 삶에 맞게 다듬기. 이를 위해 무수히 많은 직접, 간접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 머리 만으로가 아니라 몸으로도 생각하면 현실의 공고한 장벽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이 경험들을 함께하고 공익법무를 일상으로서 가능하게 하는 인연들이 필요할 것 같다. 이를 위한 것이 공감 인권법 캠프에서 만난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과 꿈을 공유하는 것이다. 공감에서 만난 따뜻하고 희망찬 사람들과의 대화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나를 볼 수 있게 했다. 인권이라는 범주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일상은 항상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현실의 유혹을 희석할 것이다.

 

인권변호사는 하나의 고정된 목표가 아니라 나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사람들과 공감하며, 현실에 대한 거부와 굴복 사이에서 생산적 긴장을 키워나가는, 그리하여 마지막까지 인권변호사이어야 하는 긴 과정이다. 특권의식은 내려두고 긴장과 의심이 주는 부담을 안고 한 걸음씩 천천히 세상과 나를 바꿔 보고 싶다. 그 길에서 공감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만들어갈 시간이 기대된다.

 

글_양성순(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예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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