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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인권법캠프 후기]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면... 주제마당 '노동인권' 후기 - 박성태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3.02.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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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듣기 전에 전 하종강 교수님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노동전문가 정도로 알고 있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노동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서 좋은 일들을 해오셨던 것 정도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노동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정도의 노동 문제 인식은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법학을 전공하고 노동법을 공부하면서 제가 적어도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문제의식을 갖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강연을 들으면서 그동안 저의 인식이 얼마나 부족했고, 공허했는지 저의 무지와 무식에 부끄러워졌습니다. 생존의 문제 앞에 어떻게 기다림이 있을 수 있으며, 그러한 기다림이 노동자에게 폭력과 다름없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강연은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를 대하는 하종강 교수님의 경험담과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노동이라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 사람 사이의 학력에 따른 차별은 존재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학 내 청소하시는 분과 장차 노동문제를 다룰 예비법조인 사이에 있어서 노동의 문제에 대한 시각은 같은 것 같습니다.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인권은 노동의 영역이라 하여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노동사건을 다룰 법조인이 노동문제에 관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현실에 서의 부조리가 다양한 법조영역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한국사회에서는 그동안 사용자를 제외한 모든 국민이 잠재적, 현실적 노동자임에도 ‘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고, 마치 숨겨야 하는 진실로 비화되어 오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노동문제에 대한 결핍된 시각은 교수님의 강연에서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듯이 ‘노동 교육의 부재’인 것 같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인 잣대를 떠나서 노동자는 근로관계에 있어 한쪽 당사자이고, 노동자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사회와 법)를 개선하는 것이 노동교육 필요성의 당위라고 생각합니다. 근대 시민법은 사적자치가 중요 원리 중 하나였지만 사회법의 영역에서는 그러한 계약 당사자 간의 사적 자치는 노동계약에서 약자의 지위에 있는 노동자 보호라는 정의를 구현코자 하여, 사적자치를 수정하여 근로자의 생존권을 확보하는 것이 노동법의 목적일 것입니다. 결국, 노동법제는 노동인격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유지하면서 노동인격보호를 하고자 하는 것이 법의 정신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노동법을 연구하거나 노동인권을 주장하면 사용자 측에 부당한 주장을 하는 것으로 비화되거나 마치 ‘악한 존재’로 취급해 왔던 시각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인식이 법학의 영역에서도 노동문제를 단순 시민법의 시각으로 접근하게 하여 ‘파업 후 근로자의 배상책임’과 같이 법의 최대 목적인 ‘정의’를 왜곡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교수님 말씀처럼 이러한 시각이 노동자는 숨어야 하는 존재로 전락시켜 근로자는 계단 밑 창고에 쉬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고, 화장실에서 학생들이 용변을 보는 소리를 들으며 옆 칸에서 소리 없이 밥을 먹어야 했습니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자리를 지켜야 함을 강요당했던 근로자의 모습을 바로 보지 못하게 막았던 것은 다름 아닌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임금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의 역사라는 노동에 관해서 과연 초중고의 학교교육과정에서 얼마나 노동에 대한 고민을 제공하고 있는가 의문입니다. 노동의 역사를 모르고 어떻게 미래의 역사를 구성할 수 있겠습니까?

 

이념적인 잣대로 상식의 문제를 왜곡하는 우리의 교육이 지금 정당한 것인가 의문입니다. 가장 빠른 변화는 가장 바른 변화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수님 말씀처럼 학교 내에서 노동인권교육이 자리 잡고, 미래에 사용자나 근로자가 될 학생이 사회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 과정을 해결하는 습관이 어렸을 적부터 교육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학교에서 모의 단체교섭을 6차례 연습한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는 실제 교섭이 한 번에 끝나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교육인 것입니다. 이러한 실천적 경험이 사회의 역량으로 이어지게 되어있는 것이 선진국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정규과정은 물론이거니와 법조영역에서조차 제대로 된 교육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은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이러한 부조리는 오늘날 한국사회에 ‘아무런 부끄럼 없이 무노조 경영이 최선’임을 경영철학인 양 외치는 부지를 초래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노동조합 활동이나 임금 인상 파업, 부당해고무효 소송 등이 마치 사회적 범죄행위처럼 취급되는 정서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상 보장된 사회에서 가장 약한 힘을 가진 근로자가 외칠 수 있는 근로 3권 등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다면, 우리 사회의 심장과 같은 장기가 부서지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노동자에 대한 용역 깡패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인권후진국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자 부끄러운 모습임에도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쌍용차 파업 문제를 교수님께서 다루시면서 해주신 말씀.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 도망가는 노동자를 방패로 쳐 쓰러뜨리고, 무력해진 노동자에게 방패와 몽둥이로 무참히 폭행을 가하는 이러한 장면을 본 쌍용차 노동자는 우리가 당했던 10분의 1도 표현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수님의 목소리는 떨림의 연속이었고, 노동자들이 독재시대도 아닌 오늘날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제 눈앞에 펼쳐졌을 때 저 장면이 비단 타인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기본권을 보장하고 평화적 집회를 보장해야 할 국가권력이 헌법과 법률을 대놓고 유린하고 묵살하는 모습과 그러한 현장의 모습과 시각을 교수님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제 가슴이 떨림을 느꼈고 참을 수 없는 분노 또한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분노는 3년여 동안 고통 속에 이슬로 삶을 마감한 23명의 목숨과 그 중 13명의 자살자에 대해 그리고 노동문제와 해결을 위해 앞장섰던 김주익, 정은임 아나운서 등에 대해 과연 국가는 ‘기본권수범자로 무엇을 했는가’ 라는 분노와 저 또한 법학을 공부하면서 그런 고통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지 못했다는 저 자신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말로만, 책에 새겨진 활자로만 ‘정의를 구현한다’는 외침이 과연 우리 사회에서 유효한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하 교수님께서 한 아파트 청소 할머니께 아파트 어느 부분을 청소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청소할머니께서 나 혼자 아파트 두 동을 청소합니다라는 답변을 듣고 교수님께서 놀라셨던 경험을 들었을 때, 저 또한 무심코 지나친 근로자에 대한 처우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열악한 근로환경은 정말 오늘날 개선되어야 함에도 자본권력과 언론권력에 의해 철저히 묵살되어 사회의 장기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차가운 그늘로서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그늘은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어머니였고, 형이었고, 동생이었고, 누나였고, 언니였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유럽의 선진국에 이미 존재하는 경찰노조, 변호사노조, 군인노조, 국회의원 노조, 판사 노조 등의 노동조합을 보면서 우리 사회도 언젠가 부정적이고 집단이기주의의 산물로 치부되는 노동조합이 이제는 집단지성이자 근로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교두보로서 당연하고 우리 사회에서 용인되어야 하는 기관이 되는 날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인식의 변화가 하루아침에 변하리라 기대하기보다는, 역사를 바꾸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애쓰시는 하종강 교수님처럼 문제의식을 갖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부터 노동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시면서 노동자와 함께 하는 인생을 살아오신 교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 사회가 아직은 저런 분이 계시기에 살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 자신은 주변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가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고 다 같이 함께 사는 사회이기에. 어제 보다 오늘 더욱 따뜻해지길 바랍니다.

 

 

글_박성태(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예정자)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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