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6명. 그 중 정규직은 2명, 나머지 4명은 기간제교사. 소송을 하면서 알게 된 어느 공립학교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특수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필요한 교사는 6명이라는 것, 둘째, 그러나 교육부는 2명만 발령을 냈다는 것, 셋째, 턱없이 부족한 교육부의 교원 발령으로 인하여 해당 교육청은 4명을 기간제교사로 채웠다는 것. 덧붙이면 4명의 기간제교사는 정규..
인권을 ‘함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고통 받고 위험에 처한 인권옹호자들이 그 국내적 위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주장과 활동을 널리 알리고, 재충전하고, 다시 새로운 활동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공간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인권을 ‘함께’하는 매우 소중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과거, 그리고 현재에도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억압받고 위협받고 있는, 그..
1. 동양시멘트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2014년 5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동양시멘트 및 하청업체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위장도급/불법파견 진정을 넣었다. 고용노동부는 2015. 2. 13. 동양시멘트가 이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사용자라고 판정했다. 그러자 그 즈음 동양시멘트는 하청업체와 맺은 도급계약을 해지했고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모두 해고했다(강원도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동..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마지막 문장이다. 법률가로서 상당히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우리나라 헌법에서 안전을 자유와 행복과 나란히 새기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얼마 전 어느 방송인의 연설문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목숨의 값어치가 끝없이 추락하는 식민통치, 전쟁, 군사독재를 거친 우..
노동자들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은 헌법적 권리다. 헌법 제33조는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만들어 단체로 교섭에 나서고, 교섭이 잘 안 풀리면 파업과 쟁의행위를 통해 풀어가라고 명하고 있다. 자신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와 교섭을 해야 하는 불평등한 위치에서, 그나마 단체행동이라도 할 수 있어야 교섭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논리다.여기 동양시멘트라는 회사가 있다. 석회석 광산을 추가 개발하기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는..
한 연예인의 군 영창 발언이 논란이 됐다. 단기사병 복무 시절 4성 장군 부인에게 아주머니라고 했다가 13일 영창을 살았다는 발언이었다. 군의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이 정부여당으로부터 쏟아졌다. 사실 여부, 정치적 배경과 무관하게 이 논란은 군 영창이 과연 무엇인가를 고민해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불손한 행위’가 영창처분사유인 현재 과연 위 발언과 같은 일이 불가능한가. 구금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군 영창제도의 요건과 절차, 처우는 과연 어떠하고 누..
10살 지훈(가명)은 축구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지훈이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엄마, 그리고 아빠와 셋이서 넉넉하진 않지만 평범한 가정을 이루며 살았다. 그러나 2015년 1월 말, 아침에 출근한 아버지가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이후 지훈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엄마와 함께 아버지를 만나러 찾아간 곳은 시내로부터 멀리 떨어진 교도소처럼 생긴 시설이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엄마까지 집을 나가선 돌아오지 않았..
2007년 4월 16일. 거의 10년도 지난 일이다. 그러나 그리 오래된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날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당시로써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의 총격으로 교수와 학생을 포함하여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당했다. 처음에는 범인이 “아시아인처럼 생겼다”는 목격자 진술만 있었다. 다음날 경찰이 범인의 신원을 공개했을 때 충격에 휩싸인 것은 미국보다 한국이었다. 범인은 ..
13년째 공감에서 일하는 동안 맞은 적이 한 번 있다. 한참 입양특례법 개정 작업이 진행되던 2011년경, 국회 입양 토론회 자리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앞에서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더니 손으로 머리 정수리 부분을 후려쳤다. 이후에 알고 보니 입양부모회 회원 중 한 분이라고 했다. 2008년경 귀환한 해외 입양인들이 공감을 찾아왔던 것을 계기로 국내 입양 관련 법제도가 얼마나 아동 인권과는 거리가 먼 지 깨닫게 ..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국민의 기초생활보장을 위해 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조문이 51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을 위해 발간하는 지침은 부록과 서식을 제외하고도 374페이지에 달한다. 기초생활수급권이라는 법적 권리를 구체화하는 지침이지만, 방대하고도 복잡한 내용을 조문형식으로 정리하기 어려워서인지 매년 「****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안내」라는 책자 형식으로 ..
그는 밝게 자란 막내아들이었습니다. 사고 한번 친 적 없이 착실하게 성장하였고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마쳤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유달리 강했던 부모는 아들을 목사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강권에 신학대학원에 등록까지는 했지만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실 음악이 하고 싶었던 그였습니다. 오디션에 참가하기도 하고 종교가 없는 연인과 교제도 했습니다. 그렇게 뜻을 거스르는 아들과 부모 사이에 갈등이 생겨났고 험한 말이 오가..
# 이십 대 초반의 미혼 여성이 자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를 셋이나 키우다 적발되었다. 이 여성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아기를 낳았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는 미혼모들의 글을 보고 메일이나 쪽지로 연락해서 아이들을 데려왔다고 한다. 아이 엄마들에게는 20만 원에서 150만 원을 병원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렇게 아이 6명을 데려와 그중 셋은 자신이 직접 키웠다. 그중 둘은 자신의 친자녀로 출생신고까지 마쳤다..
"피고인은 무죄” 민간잠수사 공우영은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작년 여름 동료 민간잠수사 이광욱의 사망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다. 1년 6개월 가까이 1심 재판이 진행되었고 최근 판결 선고가 났다. ‘피고인은 무죄’, 이 뻔한 결과를 얻기 위해 공우영 씨는 목포지원까지 십 수차례 다녀야 했다. 여기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 무엇보다 정신적 고통은 무죄 판결로도 보상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같은 ..
지난달 터키 해안에 떠밀려온 아일란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장이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 아이가 왜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밤중 위험한 항해를 감행해야만 했을까? 사진을 본 모든 이들이 품고 있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난민들을 태운 배들의 목적지인 유럽에서의 반향은 더욱 컸다. 동부유럽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의 입국을 허용키로 한 독일에는 매일 10,000명의 난민들이 몰려오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메르스의 공포 속 격리자는 누구입니까, 무엇입니까 ‘감기’와 같은 감염병 관련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의 대상은 감염병이라기보다는 국가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의 잔인성입니다. 그러나 영화처럼 극적이지는 않지만 메르스에 대한 공포 속에 국가폭력과 사람들의 무관심, 잔인성은 자연스럽게 우리 곁에 있는 현실이 되어버립니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는 격리자를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을 거부합니다..
최근 한 이주민 인권단체에서 이주여성 미혼모를 위한 모자지원시설을 설립해 화제가 되었다. 외국 국적의 이주여성들이 국내 미혼모센터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아기 역시 한국 국적이 아니어서 맡아 길러줄 기관이나 시설이 전혀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이다. 2014년 한부모가족지원법의 개정으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하여 대한민국 국적의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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