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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1, 국회의원회관 제 8간담회실에서 ‘장애인학대 현황 보고 및 노동력 착취 정책 대안 마련’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님이 좌장을 맡으셨기에 이를 계기로 본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토론회의 목적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각종 학대사건을 분석하고, 이를 예방하거나 해결할 제도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전까진 확인할 수 없던 장애인학대에 관한 공식적인 통계를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고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해결법의 방향성을 그려볼 좋은 기회였다.

 

장애인 학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확대된 것은 지난 2014, 신안군에서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착취 사건이 드러나면서부터였다. 현대판 노예제도로 불려지는 이 사건은 사회적 구조망에 방치된 하나의 사각지대를 확인시켜줌으로써 전국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허나 토론회에서 확인한 장애인학대의 수많은 사례는 이슈화된 하나의 사건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 이상의 거시적인 안목을 요구했다.

 

2018 1월에서 6월까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신고된 학대의심사례는 총 984건으로, 이 중 532건이 학대사례로 확인되었다. 그 종류를 분류해보았을 때 대상자는 지체장애인이 347건으로 최대비율을 기록했고 학대 유형은 경제적 착취가 218건으로 최다빈도였다. 또한 학대발생장소가 거주지, 장애인 거주시설, 직장 및 일터 등에 분포되어 있었다. 이는 피해 장애인이 사건 발생 이후에도 학대행위자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토론회에서 확인한 신고의무자의 의무 이행여부 및 이를 감독하는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났고, 때문에 체계적인 제도의 정비가 필요함을 느꼈다.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착취는 다분히 구시대의 인권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띤다.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혹은 인권에 대한 개념을 교육받을 기회가 부재했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슬픈 잔재이다. 계급제도를 타파하고 노동자와 여성인권이 신장하는 등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세계인은 스스로에게 인권이라 부를,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있음을 차츰 자각해나가기 시작했다. 인권이란, 단어 뜻 자체에서 의미하듯 모든 인간을 포함하여 인류 전반을 향해 열려있다. 가해자들은 어떤 자의적인 해석을 합리화하며 장애인을 향한 폭력이란 행위로 인권의 보호망을 무너뜨린 것일까? 토론회에서 확인한 장애인 학대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대다수가 50~60대의 연령층에 분포해 있었다. 이는 인권개념의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기성세대의 인식 개편이 충분히 빠르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고, 따라서 나는 본 현상에서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추가적으로 학대의 현장이 된 장애인들의 생활터전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 당사자들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결여되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설령 그들의 의지가 관여되었더라도, 계약서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했다. 인권을 실현하는 데에 있어 권리주장의 첫 걸음은 인간 개개인이 품고 있는 자유의지에서부터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타인의 의지에서 시작된 실질적 노예생활엔 그 어느 곳에도 자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 문제시 되는 것은 장애인학대 사건이 빈번하다는 것과, 이를 문제라 인정하는 절대다수가 존재하고 개선의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제도적인 문제점은 명백했다. 학대사건이 은닉의 가능성을 품고 있고 이를 밝힐 수단이 많지 않으며 또한 피해자로 확정된 대상에게 2차피해를 예방할 실질적인 보호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나는 이에 대한 추가적인 해결책으로 이웃의 관심과 애정의 중요성을 언급하고자 한다. 인권신장 활동이란 언제나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부당함에 대한 분노를 토대로 진행되었다. 객관성을 전제한 제도적 해결방안과는 다르게 개인의 분노가 정당화될 수 있는 영역에 걸쳐있는 인권문제의 스펙트럼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나는 여러 장애인학대 사건에 극심한 부당함을 느끼고, 이웃으로부터의 ‘공감’에서 본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한다. 실례로 장애인 학대 신고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달은 장애인의 날이 포함된 4월 그리고 그 전후이다. 이는 장애인에 대한 일상의 소소한 침투가 이웃의 관심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영향력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_이소정 (공감 28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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